종합병원의 간호사를 만났다.
"어제 사직서를 내셨더군요. 무슨 어려운 일이 있으셨나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구요. 고객들한테 당할 때마다 '내가 왜 이 일을 할까'허무해져서요."
"언제 가장 힘드세요?"
"손님이 삿대질을 해가며 소리지를 때, 심한 경우 욕설까지 하거든요. 물론 제가 서비스를 잘못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이건 너무 심해요. 인격 모독이죠."
"맞아요. 고객들 중 막무가내로 화를 내는 사람이 많죠? 그런데 간호사님, 제가 불만이 많은 고객들과 인터뷰하면서 느낀 점은 화를 내는 고객들이 단신히 오늘 발생한 문제만을 가지고 그러는 건 아니라는 거예요. 대부분 그동안 병원을 드나들면서 쌓였던 불만을 일시에 폭발시키는 거죠. 그러니까 참고 참았다가 터뜨려서 그래요."
"그러면 바로 이야기를 해서 풀지 왜 쌓아두었다가 애꿎은 간호사만 힘들게 하나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서상 자기 표현을 잘 못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그러다 어느 순간 폭발하죠.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그만큼 쌓인 게 많다는 건 그 병원을 많이 다녔다는 얘기가 돼요. 바꿔 말하면 단골 고객인 셈이죠. 그러니 대접이 소홀했다면 병원에서 뭘 잘못했는지 생각해봐야 해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서 고객이 저한테 소리를 지르면 너무 창피해요."
"간호사님. 그런 고객의 경우 표현 방법이 서툴러서 대뜸 소리부터 지르면서 화를 내지만 문제가 잘 해결되면 오히려 단골 고객이 됩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경솔함을 깨닫는 동시에 상대에 대한 고마움을 알기 때문이죠. 처음엔 대하기 어렵지만 좀더 포용력을 가진다면 오히려 두고두고 좋은 관계가 유지될 수 있어요."
-- pp.172~173
내 서비스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내 서비스를 수시로 점검하자. 중국집에서 탕수육을 시키면 꼭 따라나오는 만두 서비스처럼 생각 없이 매뉴얼대로 혹은 시키는 대로 늘 하던 대로 제공하는 서비스는 벗어 던져라.
우리가 고객을 얼마나 배려해야 하는지 알려주셨어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사소한 부분에서 저희가 실수를 많이 했더군요. 그동안 계산대에서 계산을 할 때는 직원이 카트의 물건을 순서대로 꺼내 바코드를 찍은 후 고객 쪽으로 꺼내 놓으면 고객이 봉투에 담았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무작위로 건네 주니까 고객이 난감해하더라구요. 두부를 맨 아래넣고 그 위에 고구마를 얹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복숭아 위에 주스병을 놓아야 하는 경우도 있었죠. 그러니 식품이 망가지는 일도 허다하고 그래서인지 어떤 고객은 다 받은 다음에야 물건을 봉투에 담더라구요.'
'그러면 뒷줄이 밀리잖아요.'
'예. 매니저님은 그것부터 개선하셨어요. 아예 쇼핑 카트에서 물건을 집을 때 무거운 것부터 집도록 말이에요. 총체적으로 신경를 쓰신거죠. 그래서인지 길건너 식품점 보다 고객이 많아요.'
--- p.202
고객 위에 군림할 수 있는 직업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왜냐하면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주인공은 고객이기 때문이다.
고객은 대가를 지불하기 때문에 선택의 권한도 함께 갖는다.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요구 사항은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당신은 '서비스 맨'이라는 것이다.
고객을 만나기 전부터 준비하라.
고객의 보이지 않는 마음까지 읽어라.
현재의 고객뿐 아니라 미래의 고객에게도 최선을 다하라.
그러면 서비스는 한계를 뛰어넘는다.
--- p.21-29
"성격을 좀 바꾸실 필요가 있겠네요. 그럴 경우에 간호사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겠죠? 고객의 감성에 부응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서비스란 절묘하고 신비스러운 인간관계의 결과죠. 자로 재거나 수치로 나타낼 수 있는게 아닙니다. 아무리 많이 배우고 교양 있는 사람이라도 고객이 되면 가끔 이성을 잃곤 하죠. 자신의 신체 사이즈보다 작은 옷을 달라고 하거나 옆 사람의 스테이크가 더 크다고 서운해하기도 하잖아요. 고객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없다면 서비스는 어렵습니다.
서비스는 누가 옳고 그른가를 따지기 전에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제가 근무했던 놀이공원의 장미축제는 연인은 말할 것도 없고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축제였어요. 어스름 저녁에 찾아오는 연인들이야 장미 향 속에서 남에게 들킬세라 조심스레 입맞춤을 나누는 게 짜릿하겠죠. 하지만 화창한 대낮에는 나이 드신 아주머니들이 자기 세상이라 생각하고 소녀처럼 아름다운 꽃밭에 넋을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백 종류의 장미가 어우러져 온통 주위가 꽃천지일 땐 자신도 모르게 낭만적으로 변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이 아름다운 꽃 때문에 직원은 하루종일 뛰어다녀야 해요. 왜냐하면 주로 아주머니들이 꽃밭에 들어가 사진을 찍기 때문이죠. 꽃이 망가진다는 생각보단 좀더 사진을 운치 있게 찍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꽃밭에 들어가 몸을 꽃 속에 감춘 후 얼굴만 살포시 내민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은 어른이나 아니나 똑같으니까요.
이 아주머니 고객들은 집에서는 어른스럽고 인자한 어머니겠지만 고객의 입장에 섰을 때는 감성적 존재가 됩니다. 고객의 질서의식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기 전에 한 사람의 고객으로서 즐기고 싶어하는 감성을 존중하고 이해하면 손님이 밉지가 않아요. 더불어 그 감성을 존중하는 자세로 응대하면 고객도 당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될 겁니다."
-- pp.62~63
"성격을 좀 바꾸실 필요가 있겠네요. 그럴 경우에 간호사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겠죠? 고객의 감성에 부응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서비스란 절묘하고 신비스러운 인간관계의 결과죠. 자로 재거나 수치로 나타낼 수 있는게 아닙니다. 아무리 많이 배우고 교양 있는 사람이라도 고객이 되면 가끔 이성을 잃곤 하죠. 자신의 신체 사이즈보다 작은 옷을 달라고 하거나 옆 사람의 스테이크가 더 크다고 서운해하기도 하잖아요. 고객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없다면 서비스는 어렵습니다.
서비스는 누가 옳고 그른가를 따지기 전에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제가 근무했던 놀이공원의 장미축제는 연인은 말할 것도 없고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축제였어요. 어스름 저녁에 찾아오는 연인들이야 장미 향 속에서 남에게 들킬세라 조심스레 입맞춤을 나누는 게 짜릿하겠죠. 하지만 화창한 대낮에는 나이 드신 아주머니들이 자기 세상이라 생각하고 소녀처럼 아름다운 꽃밭에 넋을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백 종류의 장미가 어우러져 온통 주위가 꽃천지일 땐 자신도 모르게 낭만적으로 변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이 아름다운 꽃 때문에 직원은 하루종일 뛰어다녀야 해요. 왜냐하면 주로 아주머니들이 꽃밭에 들어가 사진을 찍기 때문이죠. 꽃이 망가진다는 생각보단 좀더 사진을 운치 있게 찍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꽃밭에 들어가 몸을 꽃 속에 감춘 후 얼굴만 살포시 내민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은 어른이나 아니나 똑같으니까요.
이 아주머니 고객들은 집에서는 어른스럽고 인자한 어머니겠지만 고객의 입장에 섰을 때는 감성적 존재가 됩니다. 고객의 질서의식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기 전에 한 사람의 고객으로서 즐기고 싶어하는 감성을 존중하고 이해하면 손님이 밉지가 않아요. 더불어 그 감성을 존중하는 자세로 응대하면 고객도 당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될 겁니다."
-- pp.6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