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라 하는 것이 제일(第一)은 인물(人物)치레
둘째는 사설(辭說)치레 그 직차 득음(得音)이요 그 직차 너름새라
너름새라 하는 것이 귀성 끼고 맵시 있고
경각(頃刻)의 천태만상(千態萬象) 위선위귀(爲仙爲鬼) 천변만화(千變萬化)
좌상(座上)의 풍류호걸(風流豪傑) 구경하는 노소남녀(老少男女)
울게 하고 웃게 하는 이 귀성 이 맵시가 어찌 아니 어려우며
득음(得音)이라 하는 것은 오음(五音)을 분별하고
육률(六律)을 변화(變化)하여 오장(五臟)에서 나는 소리
농락(籠絡)하여 자아낼 제 그도 또한 어렵구나
--- 「광대가(廣大歌)」 중에서
어화 가소롭다 저 집 치산 가소롭다
인사(人事) 다 버리고 욕심으로 전주하니
내 몸의 이할 성정 남의 말 저러할 제
연고 없이 궐제(闕祭)하고 인정 없이 축객(逐客)하네
한 되 것 아끼다가 열 섬 것 해재(害財)하네
당당한 일 안 하다가 남의 입을 뉘 막을꼬
자식 노릇 못하면서 제 자식만 예뻐하고
손자 노릇 못하면서 제 손자만 중히 아네
--- 「치산가(治産歌)」 중에서
아홉 걸음 걸어 서서 구구(九九)를 하여 보세
구구(九九)는 팔십일 구차 막심(苟且莫甚) 이 세상에
구천 통곡(九天痛哭) 하여 볼까 구곡 원장(九曲寃腸) 꺾어 볼까
구구(區區)한 이 사정을 귀신인들 알아줄까
구성없는 저 사람들 구할 것이 무엇인가
--- 「갈 처사 십보가(葛處士十步歌)」 중에서
∞ 못할네라, 못할네라, 오입(誤入)장이, 계집 노릇, 세상(世上)에는, 못할네라,
밤낮으로, 나다녀도, 한 푼 반(半) 푼, 못 벌면서,
무슨 비위, 계집다려, 잘 먹이고, 잘 입히랴,
꾸어다, 하여 논 밥, 얼른 하면, 상 부시고,
여러 날, 굶은 계집, 깐닥하면 뚜드리기,
속것 뜯어, 해 준 보선, 술주정의, 슈랑 밥고,
밤사이로, 또 하라고, 애등애등, 졸라 낸다,
∞ 중매장이, 다니던 놈, 날과 백 년(百年), 원수(怨讐)로다
--- 「방아타령(打令)」 중에서
동방화촉(洞房火燭) 깊은 밤에 금금요석(錦錦褥席) 펼쳐 놓고
저희 둘이 훨씬 벗고 말롱질도 하여 보며
택견질도 하여 보며 다리씨름하여 보며
이 도령(李道令)이 춘향(春香) 안고 왼 방 안을 그대면서
손채질 톡톡 치며 이랴이랴 이 말 새끼
춘향이는 외발 내쳐 외용외용 하는 작란(作亂)
두 손목 서로 잡고 받고 차고 택견질
다리씨름 어우러져 춘향을 감아 뉘고
주장군을 투기 씌워 옥문관을 돌입하여
좌충우돌 덤벙이며 춘향 목을 담쑥 안고
주홍 같은 혀를 물고 바드득 떨어 보며
백옥(白玉) 같은 젖퉁이를 만질만질 문지르며 사랑가로 농창인다
--- 「오섬가(烏蟾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