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스모비시온은 사회적 생산물이다. 왜냐하면 꼬스모비시온을 구성하는 그물망은 어느 사회적 실체의 역사적 사건에서 파생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나아가 꼬스모비시온은 사회적 사실이고, 모든 사실처럼(사회적이든 아니든) 역사와 엮여 있다. 꼬스모비시온은 영원히 변화하는 역사적이고 역동적인 사실이다. 이것은 또한, 꼬스모비시온이 사회적 실체의 모든 역사에서 동일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 효력은 바뀌어간다.
---「제1장꼬스모비시온에 관해」중에서
따라서 이 연구의 대상인 메소아메리카의 전통적인 꼬스모비시온에 관해 다루기 위해서는 그 꼬스모비시온이 앞서 언급한 사회들의 공통적인 역사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이 꼬스모비시온의 주요 특징은 ‘단일성/다양성’의 한 쌍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인데, 여기서 이 두 구성 요소는 대단한 효력을 지닌다. 단일성은 변화에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변화에 강렬하게 저항하는 어떤 ‘핵심’의 존재 때문에 효력을 지닌다. 다양성은 메소아메리카 사회를 구성하는 요소의 기원과 언어의 이질성, 주민들이 살았던 지리적 환경의 다양성, 각 사회의 문화적 영역에서 전개된 독특한 역사와 전통, 메소아메리카라는 거시적 영역에서 각각이 차지하는 상대적·역사적 위치에서 비롯되었다. 물론 주요 요소 중 상당 부분은 메소아메리카의 핵심이 거대한 충격을 받음으로써, 에스파냐 침략 시기에서부터 식민시대 전 기간에 걸쳐 바뀌어버렸다는 사실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제3장연구 대상」중에서
물질의 성질은 두 가지인데, 각 존재의 특성은 그 두 가지 성질의 비율에 따라 결정된다. 한편으로 그 성질은 차가운 것, 습한 것, 어두운 것, 약한 것, 열등한 것, 물기가 많은 것, 야성적인 것, 여성적인 것, 최초의 것에 내재해 있고, 또 그 성질을 드러내는 훨씬 더 많은 존재에 내재해 있다. 이 성질은 상반되는 것을 만들어내는데, 그것은 뜨겁고, 건조하고, 빛나고, 강하고, 우등하고, 불같고, 주성적이고, 남성적이고, 파생적이다. 또한 두 번째 성질은 첫 번째 성질을 만들어내며, 그 이유는 우주에 상반되는 거대한 주기가 하나 있기 때문이다. 그 어떤 성질도 다른 성질 없이 존재할 수 없다. 이 두 성질은 자신과 반대되는 다른 성질에 근거한다. 그 상반되는 성질들을 통해 변화가 이루어진다.
---「제5장 우주의 작용과 신성한 것의 존재」중에서
안에꾸메노와 에꾸메노는 서로 소통한다. 신성한 차원에서 나온 다양한 힘과 신들이 세상을 대폭 변화시키려고 매일 스며든다. 같은 식으로, 인간은 신들에게 노래, 춤, 제물, 간원, 기도를 바칠 능력이 있다. 자신을 헌신하는 모든 것의 내부에 있는 연한 부분은 신전, 광장, 사원의 안마당, 제단에서 나와 다른 시공간에 있는 목적지에 도달해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문 또는 문지방이라 부르는 통과 지점은 어떤 것이 거저 통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모든 통과는 신들에게 가는 것일지라도, 통제된다.
---「제5장 우주의 작용과 신성한 것의 존재」중에서
신화를 보면 답을 알 수 있다. 수많은 조합의 과정을 통해 결국에는 인간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이 장에서 상세히 서술하겠지만, 신화라는 것은 사람과 상황과 결론으로 구성된 하나의 구조물이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신화는 우리 인류와 너무나도 흡사한 등장인물들이 벌이는 온갖 사회적 행위와 거의 대동소이한 모험담의 형상을 띠는 것이다. ‘사슴’은 에꾸메노적 존재의 최종 형상에 해당하는데, 이 ‘사슴’이 변모하는 존재인 ‘사슴의 신화적 조상’으로 거슬러 올라가, 자신의 조상이 토끼의 조상에게서 뿔을 훔쳐내는 모험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 그 예다.
---「제7장신성한 시간과 공간」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