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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는 패배를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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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는 패배를 모른다

: 한국 프로야구 4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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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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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년 05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590g | 152*225*16mm
ISBN13 9791189706685
ISBN10 1189706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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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강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가 신생 구단 창단 작업을 시작했다. 당시 유영구 총재의 부름을 받아 KBO 야구발전실행위원장을 맡고 있을 때였다. 첫 출근 날, 나는 유영구 총재에게 제9구단 창단을 제안했다. 이때 히어로즈 문제 및 지방자치단체가 야구장 광고권·운영권을 모두 가져가는 오랜 불합리한 관행을 깨기 위해선 새로운 구단을 창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고교와 대학 신인 선수들이 드래프트에서 약 10%만 지명 받는 현실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유 총재로부터 “한번 해보세요”라는 답이 나왔다. 그날 이후 유 총재와 나는 열정적으로 기업 물색에 나섰다.
나와 유영구 총재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당시 현대 선수단을 인수한 히어로즈가 돈을 받고 선수를 파는 등 불안한 운영을 했기 때문에 제9구단 창단은 불가피했다
--- 「운명의 만남이 있다」 중에서

해태의 왕조 구축은 뛰어난 스타들이 많았던 데다 개성 강한 그들을 이끌고 간 김 감독의 리더십이 한데 뭉친 결과였다. 해태 전성기에 입던 유니폼은 강렬함의 상징이었는데, 탄생 배경이 재미있다. 보통 야구 유니폼은 검정색 하의를 선호하지 않는다. 더운 날씨에 열을 많이 흡수하기도 하고, 선수들의 움직임이 무거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해태 원정 유니폼은 하의가 검정색이었다. 창단 시 박건배 구단주와의 술자리에서 유니폼 이야기가 나오자 김 동엽 감독이 “고민할 거 있습니까? 저 술병에 있는 디자인대로 하면 되지요”라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 술병은 당시 해태가 판매하던 ‘드라이진’이었고, 영국 근위병이 술병의 모델이었다. 디자이너가 따로 없던 해태의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준 한 단면이 아닐까. 그래도 그 유니폼을 보면 상대팀 선수들은 오금이 저리곤 했다 한다.
--- 「화려한 야구는 없다, 불멸의 야구만 있을 뿐」 중에서

1990년 내가 토론토 블루제이스 마이너리그 로빙코치를 할 때였다. 스프링캠프 코칭스태프 미팅 때, 선수 로스터 제일 아래에 최동원의 이름이 있어 깜짝 놀랐다. “아니, 최동원이 왜 여기 있죠?” 구단 관계자는 “우리 구단 소속이니까요. 그가 MLB에 올 땐 우리 구단으로 와야 합니다”라고 답했다.
그를 스카우트한 웨인 모건 씨는 지금도 나와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다. 언젠가 캘리포니아 주 페블비치에 있는 자택에서 그는 오래된 서류를 보여주었다. 최동원과 토론토 블루제이스 양측의 사인이 있는 계약서였다. 모건 씨는 “아직도 그가 왜 오지 않았는지 안타깝습니다. 최동원은 지금껏 봐온 숱한 아마추어 투수들 가운데서도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었거든요”라며 “MLB에 왔으면 바로 10승 투수가 되었을 텐데 말이죠”라고 아쉬워했다. 최동원은 아마추어 시절은 물론이고, 프로에 입단해서도 많은 기록을 남긴 불세출의 투수였다.
--- 「동료애 넘치는 따뜻한 무쇠팔」 중에서

몇 년 전 허경민, 박건우가 “위원님은 왜 수빈이만 좋아하세요? 저희 모두 90년생 동기란 말예요”라며 항의(?)를 해와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순간 ‘아차’ 싶었다.
우리나라는 고교ㆍ대학 야구가 야구팬들의 이목을 끌지 못하기 때문에 프로 입단 후 관심을 끄는 선수가 탄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KBO 선수 모두가 자식 같지만, 똑같은 관심을 주고 칭찬해주는 것으로는 스타를 만들기 힘든 야구계 현실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일본의 경우는 고시엔 대회(전일본 고교야구 선수권대회)의 스타가 전국구 스타가 된다. 그리고 대학?프로 입단 시 큰 주목을 받으면서 프로야구 인기 유지에 큰 몫을 차지한다. 메이저리그는 신인 드래프트 자체가 큰 관심을 끈다. ‘허구연의 아이들’이라는 지목 속에는 이러한 한국 아마야구의 현실이 내포돼 있는 셈이다.
--- 「허구연의 아들과 아마 야구의 현실」 중에서

김인식 감독은 “야구는 말이야…”, “현진이는 말이야…”로 시작되는 독특한 말투가 있다. 하지만 그의 말에서는 야구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리더십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허 위원, 야구가 어디 그리 쉬운가? 다 상황이 있는 건데, 그걸 모르면서 자기 멋대로 이야기하면 안 되지”라고 말하곤 했다. 일찍이 선수들이 좋아하는 지도 스타일로 따르는 제자들이 상당히 많다.
그런 ‘국민감독’에게도 한이 있다. KBO 리그 ‘1000승 달성’ 고지를 22승 남겨 두고 아직 현장으로 복귀를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2004년 12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병력 때문인지 구단들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동안 그가 “내 몸은 정상인데 말이야…”라고 할 때마다 후배로서 몹시 안타까웠다.
--- 「국대 감독은 나라가 먼저」 중에서

야구 해설의 기본은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용어부터 본래 의미에 맞게 바로 써야 한다. 이를 위해, 일본식 야구 용어를 그대로 들여와 쓰는 풍토부터 바꿔보고 싶었다.
최영언 PD 등 선배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로잡을 확실한 근거가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들고 간 미국 원서를 꺼내 “이 책에 나와 있는 게 정식 용어”라고 설명했다. “야구는 미국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야구 용어도 영어를 써야 합니다. 영어를 그대로 쓰는 게 어색하다면 우리말로 제대로 번역하면 됩니다.”
미국식 용어를 쓰기 시작하자 야구계는 물론 언론에서도 반발이 거셌다. 어떤 기자는 “젊은 해설자가 나와 팬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도대체 ‘히트 앤드 런’과 ‘런 앤 히트’의 차이가 무엇이냐”는 등 지적을 했다. 그러자 방송 중계팀에서 난리가 났다. “허 위원, 이거 어떻게 된 거죠?”
--- 「포볼 대신 베이스 온 볼스」 중에서

현존하는 국내 최고의 구장으로 평가받는 창원 NC파크는 시장을 세 분이나 거치며 완공된 구장이다. 이런 사정을 줄곧 지켜봐 온 내 입장에서는 ‘인프라 구축에서 리더, 즉 시장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야구장 공사기간 중 시장이나 책임자가 바뀌거나 하면 초심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옆길로 새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더군다나 시 공무원은 국비, 지방비 등도 확보해야 하는 만큼 노고가 많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구단들은 시?당국에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입장이 못 된다. 창원 야구장은 세 명의 시장을 지나는 동안, 시의 ‘갑질’을 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해당 공무원들이 열정적인 자세로 임하며 이뤄낸 성과다. 시장 보고 때 나와 배석했던 창원 시 건립단장이 “시장님, 우리는 갑이 아니라 을입니다”라며 선수를 칠 정도였다.
--- 「명품 야구장이 생긴 이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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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연 씨를 처음 만난 것은 KBO 총재 취임 직전인 작년 말이었다. 그 후 몇 차례 만남을 가졌지만, 만날 때마다 허구연 씨에게 빠져드는 나 자신을 어찌 할 수 없었다. 국내외 야구를 중계, 해설하면서 보여주는 철저하고 성실한 준비와 해박한 지식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야구 인프라 확충 등 야구 발전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려는 허구연 씨의 야구 사랑도 나에게는 감동 그 자체였다.
이러한 허구연 씨의 야구에 대한 전문성과 절대적 사랑은 어떠한 형태로든 기록으로 남길 필요가 있다. 더욱이 프로야구가 불혹의 나이를 맞아 지난 40년을 회고하고 기록을 남기면서 앞으로의 발전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야구인들의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뼛속까지 야구인’인 허구연 씨가 야구에 대한 열정과 소명의식으로 발간한 이 책이 우리 프로야구의 귀중한 사료가 됨과 동시에 앞으로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되리라 확신하며, 야구를 사랑하는 야구인과 야구팬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 정지택 (KBO 총재)
허구연 위원과 알고 지낸 지 벌써 50년이 넘었다. 그런데 그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언제나 야구만을 생각하면서 연구하고 노력하는 모습은 선배인 내가 배우고 싶은 모습이다. 허구연 위원은 야구 해설가로서 외길을 굳건하게 지켜왔다. 프로야구 출범부터 수준 높은 해설과 야구용어 정립, 야구장 시설 개선 등은 그가 앞장서 변화를 이끌어 낸 큰 성과다. 항상 좋은 해설과 야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그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 김인식 (프로야구 감독)
내가 허구연 위원님과 함께 중계석에 앉은 지 20년. KBO 리그 원년부터 마이크를 잡은 허 위원님은 한국 프로야구 역사의 산증인이다. 가까이서 뵌 허 위원님은 오랜 경력과 연륜에도 끊임없이 공부하는, 방송인으로서도 귀감이 되는 분이다. 멋진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호탕하게 “대쓰요”를 외치는 위원님의 야구에 대한 열정과 통찰력이 이 책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된다.
- 한명재 (아나운서)
1982년 시작된 프로야구는 정확히 내 나이와 같다. 내가 제일 존경하는 야구인 허구연 위원님이 프로야구가 태어나고 성장해온 이야기를 쓰셨다고 해 기쁘고 반가웠다. 그라운드에서 뵐 때마다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는 위원님 덕에 내가 이만큼 야구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나를 비롯한 많은 선수들과 야구계를 위해 오래오래 해설해주시고 언제나 곁에 계셔주셨으면 한다. 팬 여러분께도 위원님의 진심을 알 수 있는 이 책을 한번 읽어보시라 권해드린다.
- 이대호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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