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명디자인』은 지금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지구적 차원의 문제들을 제기하고 진단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계, 국가, 도시, 가정의 차원에서 일어나는 격변을 바르게 이끌어갈 새로운 접근 방법과 실천 강령을 담고 있다.” ---「지은이의 말」중에서
“디자인은 문명사적 대전환을 열어가는 결정적인 수단이자 방법이다. 이제 우리는 현재의 낡은 문명을 대체할 새 문명의 길을 찾고, 문명의 형식을 결정하는 디자인의 새로운 원칙을 정립해야 할 지점에 서 있다. 필자는 이 책에서 그 원칙과 행동지침을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미래사회 4대 과제와 함께 제시하였다. 첫째, 동양과 서양 문명의 편벽(偏僻)된 가치와 성질을 극복 한 온전하고 조화로운 문명을, 둘째, 지속불가능성을 넘어 지속 가능한 순천(順天)의 삶을, 셋째, 제2의 디지털 기술혁명의 성과를 선용하여 건강한 신세계를 여는 글로벌 생활문화 혁명을, 넷째, 중국의 격변과 동아시아 문명권의 부상이 인류 전체의 발전을 선도할 수 있도록, 4대 과제 기반의 새로운 디자인 이념을 정립하였다. 탐욕과 수성(獸性)으로 가득 찬 야수의 문명에서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신문명으로의 전환은 디자이너들의 대오(大悟)와 각성에서 비롯된다. 근대디자인의 과오와 모순을 성찰하고 미래 디자인의 4대 과제를 풀어갈 때 인류는 신문명을 열어갈 수 있다.” ---「지은이의 말」중에서
“물질 중심 사회가 몰고 온 파국은 예고된 귀결이었다. 보다 더 근원적인 문제는 미국의 자본주의 이전에 근대화를 발흥시킨 서구의 관점 자체가 현실 세계의 총체성과 복잡성을 인식할 수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는 점이다.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세계를 단편적으로 바라보는 시각, 도구로서의 자연을 강조하는 인식 등에 의해, 지속불가능성은 서구 문명의 구조 내에 근원적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머리말」중에서
“20세기 디자인은 사람과 사람, 인간과 자연의 연결을, 사람과 물질의 고리로 대체시킨 원죄가 있다. 이제 디자인은 생산 제일주의의 목적에 봉사했던 지난 세기의 그릇된 역할을 반성하고, ‘자연의 도를 따르고 인간을 섬기는 것’을 궁극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머리말」중에서
“인간은 누구나 문화인류학적으로 모국어를 가지고 있다. 언어뿐 아니라, 인간이 지어낸 어떤 구축물이나 인공물에도 집단 고유성, 즉 ‘모국성’이 있다. 즉 인류학적 계통이 다르고, 기질과 성향이 다르며, 인간 가치와 미적 가치의 ‘다름’에 의해 다른 조형 문법이 탄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동과 서를 넘어서는 디자인’이란 개별 문화의 특수 형식과 내용이, 상호 소통이 가능한 보편 문법과 규칙으로 진화된 형태를 이르는 것이다.” ---「제1과제: 동서양의 가치를 융합한 새로운 문명의 창조」중에서
“이제 우리는 지난 세기 동안 추구해온 엑스터시의 디자인을 중단하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가치의 디자인’으로 전환해야 한다. 답을 외부에서 구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역사와 문화, 풍토와 환경에서 ‘맥락의 디자인’을, 인간적 유대를 회복시키고 공동체를 재생하는 ‘관계의 디자인(design of relationship)’을 모색해야 한다.” ---「제2과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디자인 사고의 전환」중에서
“우리는 이제 디지털 기술의 방향성을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디지털 기술의 함의에 대해 우리가 주목했던 기술적 특성 과 경제적 가치가, 이제는 종래와 전혀 다른 세계관이나 이데올로기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무생물인 디지털은 본질적으로 중립적이지만, 그것을 수단으로 운용하는 인간에 의해 악마성을 드러낼 수도, 천사성을 가질 수도 있다.” ---「제3과제: 디지털 기술의 선용과 생활 속의 디자인 혁명」중에서
“인간과 사물 간에 아무런 연결고리도 갖지 못한 채 폐기되어버리는 20세기 즉물디자인은, 이제 디지털 기술에 힘입어 사용자의 감성과 정에 연결되어, 사용할수록 교감이 깊어지는 생물형 도구디자인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제4과제: 중국의 격변과 동아시아 디자인 양식의 창조」중에서
“‘신문명디자인’은 더 이상 선택의 과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시대의 도덕적 명제이자 당위적 명제이다. 그것은 세상의 사물과 공간을 궁리하고, 존재하게 하는 모든 디자이너들의 시대적 책무이다.”
---「맺음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