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한차례 시원하게 내리는 소나기는 푹푹 찌는 무더위를 식혀 주는 고마운 존재다. 또한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 덕분에 순수한 이미지도 갖고 있다. 이미지와 어울리지는 않지만 소나기의 어원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에 함경도에 사는 두 농부가 소를 팔러 가다가 소를 걸고 비가 올지 안 올지 내기를 했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결국 날씨가 좋을 거라고 주장한 농부가 그만 소를 빼앗기게 되었다. 그 이후로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소내기’라 부르게 되었고 점차 ‘소나기’로 정착되었다. 다른 어원도 있다. 중국 당나라 두보의 시집 《두시언해》에 따르면 그릇을 거꾸로 기울여서 속에 든 물건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모양을 ‘소다솔아’라고 표현했다. 또 고려 시대 노래인 〈동동〉에서는 흘러내리는 냇물을 ‘나리’라고 불렀다. 갑자기 비가 쏟아져 내리는 소나기는 이 두 말이 합쳐진 ‘소나기’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소를 걸고 내기를 해서 소나기
압권은 여럿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을 칭하는 말이다. 글자 하나하나의 뜻으로만 보면 누를 압壓과 책 권卷 자를 써서 책을 누른다는 의미인데, 책을 누르는 것이 왜 가장 뛰어난 것일까? 이 말은 옛날 과거 시험과 관련이 있다. 과거 시험은 3차에 걸친 시험 끝에 최종 급제자를 가렸다. 채점자들은 응시한 선비 중 가장 뛰어난 장원 급제자 한 명을 뽑는데, 이때 임금의 재가를 받아야 했다. 그래서 시험 답안지를 임금께 올릴 때 가장 우수한 내용을 적은 답안지를 맨 위에 놓았다. 이 답안지가 모든 답안 중에서 가장 우수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의미로, 압권은 여기서 생겨난 말이다. 요즘은 책이나 영화에서 본 가장 감명 깊은 대목이나 빼어난 장면을 일컬을 때도 쓰인다.---압권은 가장 우수한 답안지
퀴즈 프로그램을 보는 재미는 그 어떤 오락 프로그램 못지않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과 답을 맞혔을 때의 통쾌함이란! 그런데 퀴즈라는 말이 생겨난 뒷이야기 또한 흥미롭다. 1870년경 아일랜드 더블린에 제임스 델리라는 극장주가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친구와 24시간 안에 새로운 영어 단어를 만드는 내기를 했다. 친구는 제임스가 절대 해내지 못할 거라며 장담했다. 밤새도록 머리를 쥐어짜며 고민한 그는 새벽에 집을 나와 동네 건물 벽마다 ‘Quiz’라는 단어를 써 놓았다. 아침에 거리로 나온 사람들은 당연히 이 이상한 글자에 관심을 보이며 그 단어를 자꾸 입에 올렸다. 그러나 그 뜻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이를 계기로 Quiz는 수수께끼를 의미하게 되었다. 그나저나 그는 무슨 뜻으로 Quiz라는 단어를 적었을까?---퀴즈의 고향은 낙서
아카데미 영화제는 영화를 좋아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시상식이다. 또한 오랜 세월 전 세계로 시상식이 방송되었기에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트로피마저 친근하다. 그런데 이 트로피를 ‘아카데미’가 아니라 ‘오스카’라 부르는 이유는 뭘까. 아카데미는 1927년부터 수상자에게 이 황금조각상을 수여하고 있다. 금도금한 25.4센티미터의 청동상으로 처음 몇 년 동안은 단순히 ‘작은 상’으로 불렀다. 그런데 당시 아카데미협회 영화 자료실 사서였던 마거릿 헤릭 부인이 이 트로피가 텍사스에 사는 자신의 아저씨 ‘오스카 피어스’를 닮았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한 기자가 조각상을 오스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그 명칭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텍사스 아저씨를 닮은 오스카
기상 예보 용어에서 ‘한때’는 그저 막역한 시간이 아니라 어느 정도 기준이 있는 시간이다. 즉, 예보 대상이 되는 시간의 4분의 1미만의 시간이다. 예를 들어 ‘오늘은 흐리고 한때 비가 온다.’면 아침의 일출 시간부터 일몰 시간까지를 열두 시간으로 보아 세 시간 미만이 비 오는 시간에 해당된다. 그리고 ‘때때로 비’라고 하면 예보 시간대의 2분의 1미만을 말한다.---한때는 얼마큼의 시간?
시대마다 나라마다 ‘잠깐’의 개념은 다르다. 중세 이전만 해도 잠깐Moment은 한 시간 반에 해당했으며, 중세 시대의 잠깐은 1분 12초나 1분 30초에 해당됐다. 한편 랍비식 계산법에 따르면 잠깐은 55분 30초이다.---‘Just a moment’ 하면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당나라의 위대한 시인 이백은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이끌려 산에 들어가서 공부를 하게 되었다. 학문에 싫증을 느낀 어느 날 이백은 여기저기 쏘다니다가 냇가에 이르렀는데, 한 노인이 큰 도끼를 바위에 열심히 갈고 있었다. “할머니, 지금 뭐하고 계세요?” “바늘을 만들기 위해 도끼를 갈고 있단다.” 이 말에 도전을 받은 이백은 다시 산으로 올라가 학문에 정진했다고 한다. 이 일화에서 유래한 마부작침이란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들 듯 아무리 이루기 힘든 일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인내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도끼가 바늘이 될 때까지! 마캺작침磨斧作針
키스는 우리말로 ‘심알을 잇는다.’이다. 그 뜻을 풀이하면 ‘마음속의 핵을 서로 잇는 것’으로 진실한 정이 통하는 행동을 가리킨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주고받는 입맞춤에 우리 선조들은 이와 같이 거룩한 의미를 두었고, 이러한 행위를 자신의 내면에 있는 중요한 것을 상대의 마음속으로 전하는 방법이라 여겼다.---키스, 심알을 잇는다?
실바람 ― 가장 약한 바람으로 풍향계가 움직이지 않는 초속 0.3~1.5미터의 바람. 남산바람 ― 초속 3.3미터 정도로 얼굴에 느낄 수 있고 나뭇잎도 살랑거리는 바람. 산들바람 ― 깃발이 휘날리는 초속 3.4~5.4미터의 바람. 건들바람 ― 먼지를 날리고 종잇조각을 날아가게 하는 초속 7.9미터의 바람. 된바람 ― 우산을 받기 힘든 정도의 초속 13.8미터까지의 바람. 센바람 ― 초속 15미터 정도의 강풍. 큰바람 ― 초속 17.2~20.7미터의 바람으로 작은 나뭇가지가 꺾이고 5미터 이상의 파도가 인다. 노대바람 ― 초속 28.4미터까지의 강풍으로 나무가 뿌리째 뽑힌다. 싹쓸바람 ― 가장 센 바람으로 태풍의 최대 풍속이 이에 해당된다.---이름만으로 세기를 알 수 있는 순우리말 바람
대개 엉덩이와 궁둥이를 혼용해 사용한다. 하지만 둘은 엄연히 다른 말이므로 구분해서 써야 한다. 엉덩이는 볼기의 윗부분이고, 궁둥이는 앉으면 바닥에 닿는 아랫부분을 뜻한다. 또 ‘방둥이 부러진 소는 사돈 아니면 못 팔아먹는다(흠이 있는 물건은 잘 아는 사람에게 팔아야 겨우 팔린다는 말).’는 속담에서 볼 수 있듯이 짐승의 엉덩이는 ‘방둥이’라고 부른다.---엉덩이일까? 궁둥이일까?
달팽이처럼 느리지만, 확실하게 전달된다는 뜻에서 유래된 말이 ‘스네일 메일Snail mail’이다. 그러나 간혹 달팽이보다 늦게 도착하기도 한다. 한 폴란드인은 속달 우편이 14일 만에 도착하자 화가 나 우편물의 총 이동거리와 배달 시간을 계산했다. 11.1킬로미터를 가는 데 292시간이 걸렸으니 시속 37.75미터인 셈. 달팽이의 평균 이동거리는 시속 48미터이니, 스네일 메일이 달팽이보다 더 느렸다.---속 터지는 우편? 스네일 메일
미국 심리학자 쟈니스의 실험에 따르면, 땅콩을 먹거나 콜라를 마시면서 평론을 읽은 그룹이 그냥 읽은 그룹보다 평론 내용에 우호적이었다. 먹는 행위가경직된 자세로 있을 때보다 긴장을 완화시켜 남의 이야기를 쉽게 받아들이게 한 것이다. 그래서 이때 누군가 설득하면 쉽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필링 굿 효과Feeling good effect’라고 한다.---밥 먹으며 하는 설득이 최고! 필링 굿 효과
유명한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는 유머 감각이 풍부하면서도 급소를 찌르는 말과 행동을 잘해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 하지만 그는 젊은 시절 성격이 소심해서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꺼려 했다. 그가 수많은 청중들 앞에서 유창하고 설득력 있는 연설을 하기까지는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 그는 비결을 묻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것은 우리가 스케이트를 배우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몇 번을 넘어지더라도 부끄러움을 이겨 내고 할 수 있을 때까지 연습을 계속하는 것이지요.”---인생은 스케이트 배우기와 같다
새해 달력이 나오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빨간 날. 그런데 빨간 날마다 명칭이 제각각이다. 어떤 날은 ‘~날’, 어떤 날은 ‘~일’, 또 어떤 날은 ‘~절’. 일정한 법칙이라도 있는 걸까? 국가에서 법률로 정한 경사스러운 날인 국경일에는 ‘~절’을 붙인다. 삼일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이 그 예다. 국경일 이외의 공휴일 가운데 한자어 뒤에는 ‘~일’을 붙이고, 우리말 뒤에는 ‘~날’을 붙인다. 현충일, 식목일, 설날, 어린이날, 한글날처럼.---빨간 날마다 다른 명칭
한국 ―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사랑하겠습니다. 일본 ― 당신이 만들어 주는 음식을 먹고 싶소. 프랑스 - 그대는 작고 사랑스런 양배추. 미국 ― 나는 당신의 사랑에 중독되었답니다. 이탈리아 ― 그대는 태양처럼 아름다워요. 스웨덴 ― 나는 당신의 프라이팬에서 녹는 한 조각 버터입니다. 짐바브웨 ― 당신은 옥수수를 자라게 하는 햇빛과 같습니다.
---나라별 단골 프러포즈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