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비난하지 말아줘. 난 티벳의 기도문처럼 이걸 외고 또 외웠다. 그리고 그동안 내내 아내는 내가 벌떡 일어나서 트렁크 박스의 거친 쇠를 한쪽 귀퉁이에서 다른 귀퉁이로 돌려대고 그리고 트렁크가 씩씩거리며 지나가듯 다시 또 돌려대어 손가락 가장자리가 찢겨 피가나는 것을다 보고 있었다. 나의 우스꽝스러운 찡그림을 무시한 채 그 상자 주위에 덜컹거리며 날아든 자갈돌을 응시하면서.

난 볼트를 똑바로 세우면서 캡 창문을 통해 헤리엇 콘웨이를 볼 수 있었다. 그녀의 목은 막대기처럼 꼿꼿했고 그녀의 둥근 퍼머 머리는 라벤더 풍선처럼 앞자리로 흘러내렸다. 난 그녀에게 비난의 소리를 쳤다. 악문 이빨 사이로 그녀를 저주하면서, 험한 욕과 협박을 쏟아댔다. 이번 호숫가, 일명 새의 지성소로의 여행은 그녀의 아이디어였다. 그리고 그 이유는 그녀의 망할 놈의 별모양 미니 장식 깃발을 주인없는 이 지구상 다른 곳에 묻어두려는 게 전부였다.

행운아 밥은 중국에 교환교수로 재직중에 티벳으로 여행을 가게 된다. 그와 함께 갔던 일행들은 호숫가 사원에 있는 死者들의 언덕에서 티벳인들이 죽은이들의 환생을 기원하는 마디돌을 기념품으로 들고온다. 우연히 가지고 온 그 마니돌은 본국으로 귀환한 밥의 가족에게 불행을 불러오기 시작한다.<br/><br/>아들 다렌이 오토바이 사고로 죽게되고 아내 이본느의 손목에는 작은 생체기가 점점 썩어서 좀처럼 낫지 않게 된다. 그뿐 아니라 딸 제니퍼는 머리에 이(蟲)가 생겨 유치원에서 쫓겨나고 밥은 대학 교수직에서 밀려난다. 좋은 직장과 아름다운 아내, 안정된 가정생활로 주위의 부러움을 사며 지금까지 순탄대로를 걷던 행운아 밥에게 닥쳐온 이 모든 불행은 이본느와 밥에게 그들이 티벳에서 가져온 마니돌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br/><br/>결국 밥은 주유소의 정비사 베른 커그닛과 함께 그 마니돌을 제자리에 돌려놓기 위해 다시 티벳으로 떠난다. 그러나 당시 중국과 티벳은 첨예한 대립상태였고 정치적 혼란의 시기여서 밥과 베른은 기다림과 예약취소, 이용불가의 벽에 부딪히게 되지만 티벳의 소녀 종징의 도움으로 갖가지 위험한 순간을 넘긴다. 그리고 밥은 티벳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를 만나, 자신에게 일어나는 불행은 단순히 마니돌을 되돌려 놓으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손상된 카르마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밥은 피상적인 지식 정도로 알고 있던 팔정도를 스스로 행하며 소유욕을 버리고 자신의 환상속에서 손상되었던 카르마를 회복하는 법을 배우고 사자의 언덕에 도착하여 隱者와의 선문답으로 자신이 여기서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닫게 된다. <br/><br/>마침내 악마를 물리치고 마니돌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데 성공한 밥은 어느 누구의 간섭도 없이, 어느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사자들의 언덕에 깨달은 자신의 길을 가게 된다. <br/><br/>우연하게 티벳에서 가져온 死者의 돌. <br/><br/>한순간의 실수로 지금껏 순탄대로를 걷던 행운아 밥에게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우게 되고... 그 돌을 되돌려 놓기 위해 중국 네팔 인도를 거쳐 호숫가 사원까지의 고된 여정이 시작된다. 국경지방에서의 분쟁, 성스러운 은자, 피에 굶주린 악마, 달라이 라마 등과의 만남. 자신이 걸어가야 할 여덟 가지 正道를 깨달아 가는 과정이 중국과 티벳 고유의 향토색 짙은 풍물들과 어우러져 제 2의 동방견문록이라 불린다.

티벳인의 삶의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서양인의 무능을 꼬집고 있다. 불교의 선을 문학의 선상에 올려놓은 획기적인 작품.
--- 뉴욕 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