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일기 쓰는 거야?”
옆에서 이츠카짱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묻는다.
“써 두지 않으면 사라져 버릴 것 같아서.”
그렇게 대답하자 이츠카짱은 더더욱 이해하기 어렵다는 듯한 얼굴이 되었다.
“안 사라져. 사실은 사라지지 않아.”
라고 말한다. 사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레이나로서는 그 말이 진짜인지 알 수 없었다. 만약 사라지지 않는 게 맞다면, 그것들은 일기 말고 대체 어디에 계속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걸까. 하지만 그 감정을 말로 하기엔 너무 복잡했다. 그래서 레이나는,
“그래도, 사라져 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라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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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살이 얼어붙을 것처럼 춥고, 내쉬는 입김이 하얗고, 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을 만큼 수많은 별이 떠 있었다.
“예쁘다.”
레이나는 위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넓네, 하늘.”
그러자 갑자기 기쁨이 복받쳐 올랐다. 머나먼 장소에 있다는 것이, 불안함이 아니라 즐거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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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봐, 그 애들이 어디에 있었는지 알고 싶어서, 엽서가 도착할 때마다 말야. 처음엔 아무튼 돌아와 주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는데, 언젠가부터 있지, 좀 더 멀리까지 가렴, 하는 마음이 들어 버려서, 나 스스로도 깜짝 놀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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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츠카에게 몸을 기대고 브이 사인을 하고 있는 레이나는 웃는 얼굴이지만, 이츠카는 눈이 부신지 미간을 찌푸린 채 곤혹스러운 듯 무뚝뚝한 얼굴로 그저 서 있다. 그, 몹시도 그 아이다운 표정과 모습에 신타로는 뜻하지 않게 애틋함 같은 것을 느꼈다. 시간을 멈출 수는 없고, 딸의 현재를 묶어 놓을 수도 없다.
“좋은 사진이네.”
초점도 안 맞고 구도도 엉망이지만, 기쁜 듯 아내는 말했다.
“냉장고에 붙여 둬야겠다.”
라며, 노래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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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그 거리를 떠나온 날이 무척 멀게 느껴졌다. 여행을 하노라면, 모든 일이 눈 깜짝할 사이에 과거가 된다고 이츠카는 생각한다. 물론 여행을 하지 않더라도 온갖 일들은 어차피 과거가 되는 것이니, 이상한 감회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예를 들어 여기 이렇게 있는 건 현재인데 조금씩 파르께하게 밝아져 가는 겨울 공기도, 하얀 싸구려 플라스틱 테이블과 의자도, 이미 반쯤 과거가 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츠카 자신이 이 풍경째 미래의 자신의 기억 속에 갇혀 있는 듯한 기분이.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