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곡진 반평생의 삶을 살아오면서 이제야 확실히 깨닫고 배운 한 가지는 바로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은 여러 길의 연속이고, 그 길과 길 사이에는 우리의 선택이 있을 뿐, 끝은 없다. 여태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예상치 못한 문제와 어려움은 계속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그러나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과 답 또한 반드시 함께 온다.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되 잘못된 것은 수정하면서 책임지고 가면 된다. 우리의 인생길은 계속 이어져야 하고 결코 끝날 때까지는 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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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한 건 나뿐이고 전남편은 가해자라고만 여겼는데 충분한 이해와 대화가 없는 상황에서 그를 억지로 원하는 남편상에 끼워 맞추려고 했던 나 역시 가해자였다. 별 모양을 동그라미 모양에 억지로 끼워 넣으려고 하면 뾰족한 부분은 잘려 나가는 아픔을 겪어야 한다. 전남편이 겪었던 고통이 그런 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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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망하고 미워하는 그 마음 자체가 지옥이다. 그 지옥에서 빠져나오는 데에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내가 배운 한 가지 효과적인 길은 ‘감사’이다. 어떤 저주스러운 상황도 감사로 받으면 버릴 게 없다. 일상의 작은 일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넘길 때 그 하루하루가 쌓여 일 년이 되고 십 년이 되고 나의 삶이 되는 것이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볼 때 감사로 가득 찬 삶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걸로 만족스럽고 기쁘지 않을까.
--- p.82

아름답고 긍정적인 것이 아닐지라도 그 모든 게 나의 일부이고 내 삶의 일부다. 그래서 나의 삶은 읽을 만하다. 굴곡진 나의 인생은 아래위로 스펙트럼이 넓어서 공감할 만한 부분도 다양하다. 누군가는 맞아, 맞아 하면서 읽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진심 어린 조언을 얻게 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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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굴곡진 경험들은 내 연기에 깊이를 더해주었다. 경험이 많지 않던 20대 때에는 표현할 수 없던 것들이 이제는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지나가 버린 세월이 마냥 아쉽지만은 않다. 내 연기를 뒷받침하는 풍부한 자산이 되었기 때문이다. 좋을 일도, 나쁠 일도 없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일까.
--- p.102

엄마도 사람인데 어떻게 뭐든 다 할 수 있겠는가. 그 사실을 깨닫고부터는 내가 아무리 잘해도 50%라는 걸 인정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현실을 인정하고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것이 좋은 엄마가 되는 첫걸음이었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고갈된 엄마가 어떻게 좋은 양육을 할 수 있겠는가.
--- p.120

표현은 곧 치유다. 나 역시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괜찮은 척, 혼자서 끙끙 앓느라 속 버렸던 때가 있다. 그 세월을 건너와 보니 나만 손해였다. 이제 더는 나 자신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 한다. 슬플 땐 펑펑 울고, 힘들 땐 누구에게든 하소연도 하고, 기쁘면 얼싸안고 춤도 추면서 내가 느끼는 모든 감정과 기분들을 건강하게 표현하며 살고 싶다. 그것이 가장 자연스럽고도 효과적으로 자신을 돌보는 방법이다.

불안했던 13년간의 결혼 생활, 그리고 이후 3년간의 공백기. 내던져지듯 시작됐던 싱글맘의 삶을 통과하며 겪었던 모든 희로애락의 이야기를 저자는 덤덤하고 진솔하게 풀어 놓는다. 세월은 저절로 흘러가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때론 웃는 날보다 우는 날이 더 많았고 숱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아픔을 주는 모래알을 싸매고 싸맬 때 아름다운 진주를 탄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고통의 경험이 그저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 진주만큼 값진 교훈을 얻었다면 그렇게 나쁠 일도, 좋을 일도 없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상처를 모른 척 덮어두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햇빛 아래 드러내는 것이다. <br/><br/>동굴 안에 자신을 가두고만 있었다면 햇살의 따사로움과 치료하는 능력을 결코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밝은 빛 아래 펼쳐진 무수히 많은 새로운 길도. 중요한 것은 끝이 아닌데 끝내려 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 인생에 끝은 없다. 셀 수 없이 많은 새로운 시작이 있을 뿐이다. <br/><br/>‘좋을 일도, 나쁠 일도 없다’는 말은 자칫하면 회의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인생의 질곡을 거친 사람이라면 이 단순한 문장에 깊은 위로와 공감을 얻을 것이다. 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인생은 추억과 경험으로 가득 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