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콜번, 레오나르도 다 빈치, 다윈, 아인슈타인, 프로이트, 갈릴레이, 간디, 가우스, 괴테, 고흐, 헬름홀츠, 모차르트, 뉴턴, 파스퇴르, 펠레, 플랑크, 셰익스피어 같은 사람들은 타고난 천재인가, 아니면 양육으로 이루어졌는가? 학계에서는 유전자를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규정하고, 생물학적 유전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규정지으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과연 똑똑한 천재들이 나머지 보통 사람들보다 뛰어난 특별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대답은 사람과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자아상, 내면의 세계와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교육에 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결론이 내려진다면 그 답이 어떻게 나오는가에 따라 파급 효과는 엄청나게 클 것이다. 사람은 재능을 타고났는지, 아니면 재능은 단지 전달되는 도구인지.
만약 어떤 사람이 태어날 때 거의 재능을 받지 못했거나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해서 교육이나 지원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개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이 재능을 새로 태어나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주사위가 그렇게 일찍 던져지지 않았거나 혹은 전혀 던져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양육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능력에 따른 교육과 지원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p.43 [재능의 주사위는 아직 던져지지 않았다]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미네소타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토머스 부처드는 유전적 소질이냐 환경이냐를 따지는 고전적 문제를 놓고 “뛰어난 재능은 반드시 강한 유전적 요소를 지닌다는 것에 내 집이라도 걸 용의가 있다.”라고 호언장담했다.(중략)
국제적으로 인지도 있는 30명의 학자들이 속속 의견을 내놓았다. 일부는 하우 교수 3인방의 입장을 지지하기도 했지만, 나머지는 맹렬하게 비난을 퍼부었다. 그들의 주장은 이러했다.
“물론 학습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천재한테는 강한 유전적 소질과 그 소질을 계발하게 도와주는 환경 둘 다 필요하다. 유전적으로 소질을 타고나지 않았는데도 노력만으로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직감적으로 그런 입장에 동조하리라고 믿는다.”
런던의 심리학 교수 로버트 플로민(Robert Plomin)은 격앙된 어조로 이렇게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그 3인방은 지능의 유전성에 관한 조사 결과들을 부당하게 제쳐 놓았다. 뛰어난 사고 능력은 모든 종류의 재능에서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이며, 약 50퍼센트는 유전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가 하면 제3자의 입장을 취하는 이는 이렇게 비난을 가하기도 했다.
“유전적 소질 대 환경 논쟁은 명이 다한 지 오래다. 그러므로 이미 죽어 나자빠진 말에게 계속 채찍을 휘둘러 마차를 진창에서 끌어내려고 하는 것은 무의미한 짓이다.”
또 어떤 연구가는 말했다.
“학습 속도가 빠른 사람과 느린 사람이 있다. 빨리 배우는 사람이 가르치는 사람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일이 적어서 더 많이 감탄을 자아낼지는 몰라도 더 빠른 사람이 인생에서 꼭 최후의 승자가 되란 법은 없다.”---pp.74~76[유전이냐 학습이냐 무의미한 갑론을박]
스탠퍼드 대학교 심리학과의 캐럴 드웩 교수는 지능과 실패를 놓고 연구를 했다. 최고 지능을 가진 학생들 가운데 다수는 사람들에게서 끊임없이 칭찬을 받는 것이 그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며, 따라서 그들은 그런 반응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드웩 교수는 말한다. 그들이 영리하다는 사실을 계속 주지시키려고 하는 사람이 어디에서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종류의 칭찬에 길들여져서 정작 자신의 목표를 이루려는 야망이 퇴색되는 경우가 많다고 보았다. 드웩 교수는 오히려 영리한 사람들 가운데 대학을 졸업하지 못하고 변변한 직업도 가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결론을 내렸다.
“지능지수가 높다고 자랑하는 사람은 바보다.”라고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말한 적이 있다. “지능지수가 높으면 성공한다.”라는 말은 이전 시대에는 통했을지 몰라도 현재는 별로 설득력이 없다. 개인이 가진 능력보다는 동기부여나 학습에 대한 의지가 성공을 위해 더 중요한 요소다. 이미 이야기한 대로 지능지수가 높다고 자동적으로 다른 사람보다 빠른 추월선을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미 유전적으로 결정된 지능지수가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고 하지만 그 나머지를 결정하는 요소 역시 많은 자리를 차지한다.
---p.113 [지능지수 ‘A+’가 인생에 차지하는 비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