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종류의 상실을 경험합니다. 특히 ‘대신할 수 없는’ 누군가를 잃어버린다는 것은 영혼을 비추던 빛이 꺼지고 캄캄한 밤이 찾아오는 것과도 같습니다. 또한 준비하지 못한 이별 앞에 애도의 감정은 한 겹이 아닌 두 겹입니다. 그만 놓아 버리고 싶은 마음과 그래도 계속 붙잡고 싶은 마음 말입니다.
이주현 작가와 마주 앉아 기도로서의 대화를 이어 갔던 때를 기억합니다. 예상도 기대도 하지 못했습니다. 주님이 우리의 대화 가운데 다가와 손을 잡아 주시던 것. 그 사랑의 경험은 직설적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기도 가운데, 하나님이 그의 고통의 한복판으로 찾아오셨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저에겐 그가 다 쏟아 버리지 못한 슬픔에 대한 해답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사랑의 주도성은 우리를 놀라게 했고, 주님은 이제 그에게 아침을 맞을 준비를 하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이 그림책은 영성 지도 시간 가운데 주신 은총의 산물입니다. 이후로도 이 책이 진전되는 데는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자라고 진실을 직면할 용기가 자랄 때까지 기다리신다는 이야기 속 정원사의 말처럼, 이 그림책은 장면 장면마다 작가의 내적 변화가 그의 고유한 결대로 담겨 있습니다. 저는 이 그림책을 보는 독자들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처럼,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우리의 어두운 기억들이 따뜻한 하나님의 현존으로 비춰질 때 실은 전혀 새로운 풍경이었음을 발견하게 되리라 믿습니다. 또한 “하나님은 그때 어디에?” 혹은 “왜 나에게?” 하는 질문을 던지는 이들에게, 집으로 다시 되돌아온 것 같은 자유와 기쁨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 김효경 (산돌교회 목사, 레 미제라블 대표)
엄마를 잃고서 엄마에게 사랑받은 기억마저 잃어버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엄마가 되었으니 얼마나 막막했을까요. 다행입니다. 이제 사랑받은 엄마의 딸로 누군가의 엄마가 될 수 있게 되었으니, 참 다행입니다. 우리는 누구든 둘도 없이 소중한 누군가의 아이였습니다. 꼭 그래야 합니다. 그 힘으로 생명을 살 수 있고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박대영 (광주소명교회 책임목사, 『묵상과 설교』 편집장)
살아가며 누구나 슬픔의 시간을 만납니다. 무엇보다 준비되지 못한 이별, 소중한 사람의 부재는 일상을 흔듭니다. 지켜 주지 못했다는 자책과 원망의 경계에서 서성이는 우리에게, 그 시간 끝에 마주할 아름다운 순간이 존재함을 작가는 보여 줍니다. 경험한 사람만이 줄 수 있는 담담한 위로를 그려 낸 이 책을 상실의 시간 앞에서 흔들리는 이에게 권합니다.
- 최정은 (그림책 활동가, 『마흔에게 그림책이 들려준 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