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라는 욕구와 잘 만나기 위해 두 가지를 권합니다. ‘배고픔의 원인 성찰하기’와 ‘음식을 경건하게 대하기’입니다. 오늘 하루는 내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것을 사진 찍거나 기록해보세요. 무언가를 먹을 때마다 마음과 연결해봅니다. 음식이 내 입을 통해서 몸을 타고 들어오는 과정도 음미해보고, 음식의 빛깔과 촉감도 느껴보세요. 후다닥 먹어치우고 마는 끼니가 아니라 내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이 ‘나를 위한 돌봄’이 되도록 정성껏 준비하고 즐거이 먹어보세요.
--- p.32, 「음식」 중에서
깨어나면서부터 잠들기 전까지 먹은 것을 기록해본다. 입으로 들어가 는 모든 음식을 적어보면 필요 이상으로 먹는 것을 깨닫는다. “물 한 모금만 마셔도 살이 쪄.” 이 말이 쏙 들어간다. 하루라도 내가 먹는 모든 음식을 사진으로 모아보면 자신이 음식을 대하는 태도를 알아차릴 수 있다.
음식 욕구를 떠올리면 먹는 순간마다 음식 명상을 할 수 있다. 먹는 것 하나하나를 감사히 맞이하고 식감과 맛을 음미하며 천천히 씹어본다. 좋아하지 않던 오이 향이 즐거워지고 안 넘어가던 복숭아가 넘어간다. 때로는 바나나를 먹다가 슬퍼서 울 때도 있다. 그다음은 먹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마음과 연결한다.
--- p.33, 「음식 욕구 명상」 중에서
비폭력대화를 만든 마셜 로젠버그(Marshall B. Rosenburg)는 ‘기꺼이 주는 기쁨’은 인간의 본성이라 말합니다. 살아오면서 가슴에서 우러나와서 주었거나 누군가에게 그렇게 받았던 경험을 떠올려보세요. 오늘은 누군가에게 기꺼이 주는 기쁨을 느껴보기 바랍니다. 내가 주면 세상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나에겐 무엇이 주어지는지 만나보기로 해요.
--- p.90, 「기꺼이 주기」 중에서
살아오면서 나는 얼마나 기꺼이 주었나. 기꺼이 주지 못해서 부끄럽거나 억울했던 경험이 먼저 떠오른다. 아무런 판단 없이 그 기억에 머물러본다. ‘바라는 것이 있어서 주었구나.’ ‘해야만 한다는 책임감으로 억지로 준 것이 아직도 많이 억울하구나!’ 마음에서 우러나와 주고 싶었던 것을 알아차리며 나 자신을 공감한다. 아무런 바람 없이 기꺼이 주었던 기억도 떠올려본다. 다시 생각해도 흐뭇하고 잘했다 싶다. ‘그래, 줄 때는 그렇게 주는 거다. 마음을 다해서.’ 주는 것의 고귀함을 다시 생각한다.
--- p.91, 「기꺼이 주기 욕구 명상」 중에서
사물이나 자연과 연결되는 순간, 어떤 경험을 하나요? 비폭력대화의 첫 번째 목적은 상호 간의 깊은 연결입니다. 비난이나 평가로 대화를 시작하고 내가 옳은 것을 증명하거나 상대를 설득하려고 한다면 연결은 끊어집니다. 서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원하는 것을 알고 그 욕구를 동등하게 존중하면서 충족할 방법을 찾을 때 연결은 이루어집니다. 중요한 것은 진정으로 그 순간에 연결하고 싶은가입니다. 그 마음을 보기 위해서는 상대와 연결 전에 자기 자신과 먼저 연결해야 합니다.
--- p.146, 「연결」 중에서
사람을 만나기 전에 ‘연결에 대한 욕구 명상’을 하면 만남에서 어떤 자극이 일어나도 잘 흘려보낼 수 있다. 사람을 만나러 가면서 그 사람을 떠올리며 진정성 있게 만나는 장면, 만족스러운 깊은 연결이 이루어지는 상황을 그려본다. 내 호흡의 속도를 느껴본다. 그 사람을 만날 때 지을 수 있는 가장 편안한 미소를 떠올리고 그 사람 역시 충분히 연결되는 것을 상상한다.
불쑥 만나거나 불편한 마음으로 소통하면 연결되지 않는다. ‘사람이 온다는 것은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일’이라는 정현종 님의 시를 떠올린다면 만남을 준비하는 연결 명상이 왜 필요한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p.147 「연결 욕구 명상」 중에서
‘애도’는 상실을 흘려보낸다는 뜻입니다. ‘애도’라는 단어가 익숙하지는 않지만, 삶에서 애도할 일은 수없이 많습니다. 흔히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 ‘애도’라는 표현을 합니다. 하지만 사별뿐만 아니라 어떤 이유로 이별하게 될 때, 꿈이나 계획을 접어야 할 때, 궁지에 몰려 삶에서 예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 때도 애도는 필요합니다. 사고나 질병으로 신체의 일부를 잃거나 노화로 신체적인 능력을 잃을 때, 정든 내 집을 떠나야 하거나 좋아하던 자연경관이 훼손되는 장면을 볼 때, 어떤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 순간에도 내가 원하는 만큼 슬퍼하며 잘 흘려보내야 합니다.
--- p.232, 「애도」 중에서
애도를 처음 이해하게 된 순간은 언제였을까? 원하던 무언가를 잃었을 때 우리는 슬픔에 빠진다. 호흡과 함께 ‘애도’라는 말을 되뇌어본다. 내 삶에서 애도가 필요했던 순간을 떠올려본다. 충분히 애도하고 지낸 순간도 있고, 여전히 목구멍이 막히면서 남은 통증이 올라오기도 한다. 통증이 느껴지면 멈추어 ‘그때 아팠구나, 지금도 그것을 떠올리면 서글프고 기운이 빠지는구나, 시간이 더 필요해?’라고 마음을 알아준다. 오늘은 애도의 욕구와 함께 있는 날, 불편한 마음 없이 올라오는 대로 품어본다.
--- p.233, 「애도 욕구 명상」 중에서
비폭력대화에서 성실성이란 꾸준함이나 부지런함의 척도가 아닙니다. 성실성이 중요해질 때, 우리는 계획하고, 참여하고, 지루함도 견디며 결과에 도달하고 싶어집니다. 몰입의 에너지가 생기지요. “우리 애는 성실하지 않아서 큰일이에요”라는 말을 들으면 저는 “그게 사실인가요?”라고 물어봅니다. 사람마다 성실한 부분이 다를 뿐입니다. 내가 원하는 방법으로 상대가 성실하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욕구와 연결된 것이 아니고 수단과 방법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 p.298, 「성실성」 중에서
성실성은 어린 시절 기분 좋은 단어였다. 긍정적인 평가를 뜻했다. 창조적이고 자유로운 큰아이를 키울 때는 늘 아쉬운 단어였다. 성실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면서 아이를 바라봤기 때문이다. 비폭력대화의 욕구로 만나는 성실성은 그런 의미가 아니다. 성실하다, 성실하지 못하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이 ‘성실하고 싶은가?’가 본질이다. 성실성을 가슴에 품고 호흡에 집중해본다. 성실하게 숨을 들이쉬고, 성실하게 숨을 내쉰다. 숨 쉬는 것같이 간단한 행동으로도 우리는 성실성을 실천할 수 있다. 우리는 성실하다. 숨을 쉴 때, 밥을 먹을 때, 취미 생활을 할 때, 누군가를 사랑할 때….
--- p.299, 「성실성 욕구 명상」 중에서
비폭력대화의 두 측면은 솔직하게 자기를 표현하고 상대를 공감으로 들어주는 것입니다. 누군가를 공감하는 것만큼이나 자기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건 어렵습니다. 간혹 ‘자기표현’의 욕구를 ‘하고 싶은 비난’을 하거나 ‘아무 말’이나 쏟아내도 되는 것으로 잘못 이해하는 분을 만나면 당혹스럽습니다. 자기표현은 표현만이 목적이 아닙니다. 상대와 연결하는 데 의도가 있습니다. 자기표현을 위해서는 먼저 마음을 정돈해야 합니다. 상대의 잘못을 증명하거나 내 고통을 알리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을 잘 전달하면서 상대와 소통하려는 것임을 기억하세요.
--- p.396, 「자기표현」 중에서
자기표현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렵다. 묵혀둔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데 가만히 있는 게 좋을지 표현해야 할지 며칠을 고민한다.
· 그 일을 떠올리면 기분이 어떻지? 불편하다. 겉으로 드러난 갈등은 없지만, 그 일을 생각하면 껄끄러워서 그를 보는 것도 찜찜하다. 서로 오해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된다.
· 나는 이 말이 왜 하고 싶을까? 앞으로 계속 마주칠 사람이라서 잘 소통하면서 편하게 지내고 싶다.
· 그 사람에게 할 부탁이 있을까? 금요일에 점심을 먹자고 하자.
· 이 대화가 잘 통하면 어떨까? 그 사람과 친해지고, 앞으로 무언가를 함께할 때 재미있을 거 같다.
마음을 다졌으니 이제 행동으로 실천할 용기가 필요하네. 내일 이야기할 시간이 있냐고 문자를 보냈다. 내일이 기대된다.
--- p.397, 「자기표현 욕구 명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