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의 편지를 받으니 마음이 놓인다. 둘째의 글씨체가 조금 좋아졌고 글을 이해하는 수준도 향상되었는데, 나이가 들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열심히 공부하고 있기 때문인지 모르겠구나, 부디 포기하지 말고 부지런히 책읽기에 힘쓰거라. 그리고 책에서 중요한 내용을 뽑아서 써 놓는 일이나 책을 쓰는 일도 게을리 하지 말도록 해라.

망한 집안의 자식으로서 글도 못 하고 예절도 갖추지 못하였다면 어찌 되겠느냐? 보통 집안 사람들보다 백 배 열심히 노력해야만 겨우 사람 축에 낄 수 있지 않겠느냐? 이 곳에서 지내는 것이 몹시 고생스럽지만 너희들이 독서를 열심히 하고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있다는 소식만 들린다면 걱정이 없겠다.

큰 애가 4월 10일쯤 말을 사서 타고 온다고 하니 기쁘지만, 만나기 전부터 벌써 이별할 생각에 마음이 아프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