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4. 정하 집 앞 (밤) (6부 씬10)
정하, 좋아해 편의점 앞에서 혜준 배웅한다. 혜준, 간다는 제스처하고 정하, 리액션하고. 혜준, 가는. 정하, 가는 혜준을 보고 있다. 혜준, 간다. 정하, 안으로 들어간다.
정하 (N) 그가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고 싶었다. 그는 뒤돌아 나를 다시봤을까. 뒤돌아봤을 때 내가 없어서 실망했을까. 이런 디테일에 흔들리는 감정! 이게 사랑의 일부분이란 걸 안다. 그때까지도 난 이런 감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랑에 대해선 아홉 살 아이였다.
--- p.12, 「9부」 중에서
씬40. 해효 동네 골목
혜준, 올라가고 있다.
혜준 (N) 이 길을 수없이 올라 다니면서 절망과 희망을 반복했다.
씬41. 한남동 공터
혜준, 자신의 집을 바라보고 있다. 여기서 보면 혜준의 집은 노란불빛에 잘 보이지 않는다. 해효, 온다. 혜준, 보는.
해효 집에 가서 쉬지 왜 왔어?
혜준 여기서 우리 집은 잘 보이지 않는다.
해효 (근데 뭐... 하면서 보는) .......
씬42. 혜준 미래 심정 정리 몽타주 (인서트) (2부 씬40)
혜준, 집을 나와 동네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와서 선다. 건너편 부촌과 자신이 서 있는 도시빈민지역 나름의 운치. 저 건너편에 속하고 싶지만 나의 자리는 이곳. 이곳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해서 저곳으로 가겠단 꿈을 꿨다. 이젠 방향을 수정할 때다.
혜준 (E) 근데 우리 집에서 너희 집 보잖아. 엄청 잘 보여!
씬43. 한남동 공터
혜준과 해효, 있다.
혜준 같은 동넨데 니네 집 쪽은 우리집 쪽이 안보이니까 신경 안 쓰구 살 수 있지만 우린 안 그래.
해효 .....
혜준 신경 안 쓰려구 해두 니네 집 쪽에서 보내는 엄청나게 환한 불빛을 보면서 꿈을 키워. 나두 부자가 되구 싶다.
해효 .......
혜준 나 중학교 3학년 때 너한테 엄청 챙피했었어.
해효 (보는)
혜준 근데 우린 그때 찐친구가 됐잖아. 너 나한테 챙피할 거 없어.
해효 배경은 배경이구 도움 없이 너랑 경쟁해서 이기구 싶었어. 너란 놈이 잘나서.
(…)
씬44. 혜준 집 혜준 방
밖에서 기척 들리고 혜준 들어온다. 불 켠다.
혜준 (N) 내 방이다. 그렇게 원하던 내 방을 가졌다. (거실을 지나 침실로 간다.) 혼자 맘 편히 울 수 있는 방이 필요했다. 이 방에서 한 번두 운 적이 없다. (침대 위에 엎드리는. flash back 13부 정하, 니가 원하는 걸 얻었잖아. 니가 생각한 거 보다 훨씬 더 큰사람이 돼 있잖아.) (혜준, 자는 거 같은데 어깨가 들썩인다.)
(N) 행복하다. 소리 내어 울어도 아무도 방해할 수 없는 방을 가졌으니까.
혜준, 엉엉 운다. (F.O)
--- pp.329~331, 「14부」 중에서
정하 기대는 삶에 대해 엄청 부정적이야. 엄마가 떠오르거든. 좀 더 시간이 필요해.
혜준 .......
정하 예측 불가능한 사람 싫어하는데 내가 예측 불가능한 사람이 될 수두 있다는 거 알았어. 불안하게 하는 사람 싫어하는데 내가 불안하게 할 수두 있다는 거 알게 됐어. 약속 지키는 거 좋아하는데 약속 지킬 수 없는 사람 될 수 있다는 거 알게 됐어. 안정 좋아하는데 불안정한 것두 좋아졌어. 널 사랑하면서 난 계속 변하구 복잡해졌어. 그리구 이런 내가 좋아.
혜준 나두 너 만나면서 많은 것들이 성장했구 변했어.
정하 샵 낸 지 얼마 안 됐어. 내 이름으루 된 브랜드 갖구 싶단 꿈 있어. 넌 니 꿈을 이뤘지만 난 지금 시작이잖아.
혜준 (맞다.) ........
정하 우린 타이밍이 안 맞아. 어긋난 타이밍을 맞추려구 노력하다 결국 멀어질 거야.
혜준 노력할게.
정하 니가 이래서 내가 널 지켜주구 싶은 거야. 기억 나? 널 만나기 전까지 어떤 남자두 사랑하지 않았단 거! 그런 내가 널 사랑하게 됐어.
혜준 ........
정하 미안해하지 마.
혜준 ....사랑해.
정하 알아. 이제 우리한텐 잘 헤어지는 일이 남아 있어.
혜준 내 꿈을 이룰 때 넌 나와 함께 해줬는데 난 왜 못하게 해?
정하 사랑해서 얻은 수많은 감정과 인생에 대한 성찰.. 그거 니가 나한테 준 거야. 그거면 돼.
혜준 니가 이러니까 내가 너한테 더 미안하구 뭐든 다해주구 싶다구.
정하 내가 왜 이러는 지 알아?
혜준 왜 이러는데?
정하 너한테 아름답게 기억되구 싶어. 기억해 줘. 우리가 함께한 모든 시간.
--- p.419, 「16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