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살 할머니
어느 날 갑자기 할머니로 변한다는 상상을 해 본 적 있니? 열한 살 예서는 할머니가 도저히 이해가 안 돼. 사사건건 잔소리가 무척 많고 막장 드라마만 보고 또 보니까 이해가 안 되는 게 당연하잖아? 할머니도 그랬어. 어린이답지 않게 짧은 치마를 입고 가스 콘서트에나 쫓아 다니는 손녀가 영 마음에 안 들었지. 할머니는 예서처럼 어린 시절이 있었지만, 그 시절은 지금과 많이 달랐고, 또 예서는 할머니가 되어 보지 않아서 잘 알 수 없었던 거야. 이런 걸 우리는 '세대 차이'라고 해.
그런데 말이야, 어느 날 두 사람의 영혼이 바뀐 거야! 말도 안 된다고? 절대 싫다고? 맞아, 정말 싫어! 이건 악몽이 분명해. 예서는 자기 얼굴의 지렁이 주름이 너무 싫어, 튀어나온 뱃살은 더 싫어! 그런데 말이야, 몸이 바뀌고 나니 할머니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열한 살 몸이 된 할머니도, 나랑 같은 생각일까?
나한테 왜 이래?
미소는 생글생글 잘 웃어 인기가 많지만 때로는 불끈 솟아오르는 화를 참지 못해요. 미소가 감정 조절을 못하는 건 순전 아빠 때문이에요. 아빠는 평소에는 괜찮다가도 사소한 일에 크게 화를 내고 말거든요. 미소는 아빠에게 '벌컥' 유전자를 물려받은 게 분명해요.
어느 날, 고모는 미소를 보고 미소가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꼭 닮았다고 해요. 아빠가 아니고, 할아버지라고요? 말도 안 돼요! 할아버지는 진짜 감정 조절이 안 돼 온 식구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원조 벌컥남'이란 말이에요 그런데 그날 밤,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미소 앞에 나타나요. '꺄악!' 미소는 비명을 지르지만 할아버지는 아무렇지 않게 미소에게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을 보여 주지요. 어? 이거 어디서 본 적이 있다고요. 맞아요,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 속 스크루지 영감! 과연 미소는 스크루지 영감처럼 지난날을 반성하고 달라질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민호와 아빠는 절제 없이 소비를 해 왔습니다. 민호는 가지고 싶은 장난감을 꼭 사야만 했고, 아빠는 끝없는 식탐과 홈쇼핑에 빠져들었지요. 엄마는 그런 둘을 보며 속을 끓였습니다. 그러나 민호네 가족은 옆집에 이사 온 래연이를 만나면서 변하게 됩니다.
래연이는 웃을 때면 치아 교정기가 반짝이는 소녀입니다. 동네 공동 텃밭에 직접 농사를 짓기도 하고, 벼룩시장을 열어 나눔과 순환 운동에 동참하지요. 물론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을 실천하고 말입니다.
잘못된 것은 고쳐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어긋난 치아에 교정기를 끼워 고치듯, 우리의 잘못된 소비 생활에도 교정기를 끼워 줄 필요가 있지요. 인간의 욕망을 부추기는 소비가 팽배해지면 여러 문제들이 터질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숨 고르기가 필요합니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들이 민호의 이야기를 통해, 소비와 절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고릴라 올림픽! 우리 윗집이라니
'쿵쾅쿵쾅!', '더는 못 참아!' 화가 난 아빠가 인터폰 수화기를 들고 경비 아저씨께 따졌어요. 밤에는 좀 쉴 수 있게 이웃끼리 배려해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요. 아빠가 수화기를 내려놓고 조금 지나자 일정하게 쿵쿵대던 소리가 멈추었어요. 정말 다행이에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잠기운이 온몸에 나른하게 퍼질 즈음, '딩동 딩동.' 초인종이 울렸어요. 이 시간에 누구지? 우리 식구들은 긴장한 채 서로 얼굴만 쳐다봤어요.
'윗집입니다.' 낮고 굵은 목소리. 늘어져 있던 공기가 순식간에 팽팽해졌어요. 엄마가 조심스럽게 현관문을 열자, 정체를 드러낸 윗집 남자는....?
고래동 천 원 공부방
머리말(마을)과 꼬리말(마을)이라는 두 마을이 공존하고 있는 고래동. 아이들은 머리말에 살든 꼬리말에 살든 고래동에 단 하나뿐인 고래초등학교에 다닌다. 그런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고래동 아이들은 머리말과 꼬리말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느낀다. 특히 꼬리말에 '천 원 공부방'이 생기고 꼬리말 아이들의 성적이 부쩍 오르자 머리말 어른들은 꼬리말 아이들만을 위한 천 원 공부방이 불공평하다며 항의한다. 그뿐이 아니다. 꼬리말 아이들의 성적이 머리말 아이들의 성적보다 높게 나왔다는 이유로 천 원 공부방을 불법 공부방이라고 신고하고, 머리말에 사는 건물 주인은 천 원 공부방을 없애 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머리말과 꼬리말 사이에 장애 아동들을 위한 특수학교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들려오는데.....
13일의 단톡방
루킹은 어떤 단톡방이든 자유롭게 들어가 남의 약점을 캐고 폭로한다. 별명은 '악질 해커' '지옥에서 온 악마', 정체는 아무도 모른다. 유쾌하고 자신감 넘치는 루킹은 학교 최고의 SNS 스타이다. 이유도 모른 채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민서는 루킹이 따돌림을 주도했다고 생각한다. 화풀이로 루킹을 욕하자 홀로 남은 단톡방에 루킹이 찾아온다. '나 진짜 아니거든! 내가 억울해서라도 밝혀낸다! 널 왕따로 만든 놈!' 루킹과 손잡은 민서는 따돌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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