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역과 고속터미널 사이에 문화의 거리와 노동노서 고분군이 있다. 문화의 거리가 근대에서 현대까지의 삶의 풍경을 담고 있다면, 금관총과 봉황대로 대변되는 노동노서 고분군은 고대국가로 성장하던 당대의 신라를 상징한다.
노동노서 고분군은 맞은편 대능원에 비해 관광객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이다. 언뜻 보기에는 여유로운 산책로로 보이지만,시대를 알려주는 수많은 유물과 값진 기록,그리고 시간의 편린이 출토되고, 또 잠들어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고분 사이를 거니는 여정은 황금 문화와 화랑의 기상을 만들어가던 신라인을 만나는 시간여행이 된다.
---본문 중에서
경주역과 고속터미널 사이에 문화의 거리와 노동노서 고분군이 있다. 문화의 거리가 근대에서 현대까지의 삶의 풍경을 담고 있다면, 금관총과 봉황대로 대변되는 노동노서 고분군은 고대국가로 성장하던 당대의 신라를 상징한다. 노동노서 고분군은 맞은편 대능원에 비해 관광객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이다. 언뜻 보기에는 여유로운 산책로로 보이지만,시대를 알려주는 수많은 유물과 값진 기록,그리고 시간의 편린이 출토되고, 또 잠들어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고분 사이를 거니는 여정은 황금 문화와 화랑의 기상을 만들어가던 신라인을 만나는 시간여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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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시대의 ‘금관’은 금관총(1921년), 서봉총(1924년), 천마총(1973년), 황남대총(1974년) 등과 같은 대형고분에서 발견되었다. 대형고분과 금관은 당대 신라의 국력과 지배층의 위신 그리고 욕망을 알려준다. 우리가 말하는 마립간 시대(AD 417~514)가 바로 이때이다. 눌지왕(눌지 마립간)부터 지증왕(지증 마립간)을 거치는 이 시기는 신라의 황 금기라 불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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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금관총의 유물들을 복원처리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환두대도의 ‘이시지왕 斯智王’이라는 새김 글씨 가 갑작스럽게 나타났다. 고대사회에서 남성 지도자급 무인이 사용하던 ‘환두대도’가 이름까 지 새긴 채로 세상에 나타났으니 무덤에 대한 이보다 더 좋은 나침반 이나 안내서가 없을 듯하다. 그런데,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와 같은 자료를 뒤져봐도 동일한 이름의 왕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그때부터 금관총은 탐구와 상상의 보고가 되었다. 다양한 가설이 세워지고, 그 에 따른 검증의 과정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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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문에 들어서면 정면으로 아름다운 연못이 보이고, 양쪽으로 천마총과 황남대총이 자리잡고 있다. 황남대총은 황 남리 고분군이라 불릴 정도로 거대한 쌍분의 대총과 그 주변의 작은 고분들로 이루어져 있다. 천마총은 최초이자 현재까지는 유일하게 내부를 볼 수 있는 신라고분전시관이라 할 수 있다. 길은 양쪽으로 나눠지다가 (전)미추왕릉 주변에서 하나로 연결된다. 천마총에서 시작된 길은 독특한 풍경의 고분들과 검총으로 이어지고, 두 길이 만나는 지점 근처에는 미추왕의 전설을 상징하듯 대나무들이 심어져 있다. 거기서부터는 담장을 따라 고즈넉한 산책길이 고분과 함께 정문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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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밤 큰 별이 월성에 떨어졌다. 이를 본 비담의 무리 들이 여왕이 패망할 징조라고 천지를 진동시킬 듯 외쳤다. 선덕여왕 은 이 소리를 듣고 어찌할 바를 몰랐으나, 김유신이 "길흉은 오직 사 람의 마음 가운데 있으며, 지(知)와 덕(德)이 요망한 것을 이길 수 있사 오니, 성진(星辰)의 이변에 두려워하지 마옵소서."라며 여왕을 안심시 켰다. 그리고 김유신은 허수아비를 만들어 연에 매단 뒤 불을 붙여 띄 워 올리니, 마치 불덩이가 하늘로 올라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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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서 청명이가 외치는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어나 보니 문밖 이 대낮처럼 밝았다. 침소에 든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각이었다. 최 국선 영감은 아내를 진정시키고 절대 방에서 나오지 말라 이른 뒤 검 을 차고 밖으로 나왔다. 횃불을 밝히고 두건을 두른 명화적들이 마당 에 가득했다. 족히 100여 명은 되어 보였다. 칼과 활을 든 도적떼들에 게 머슴들이 목숨을 걸고 저항하고 있었다.
"여봐라! 모두 그만두거라!"
최국선 영감이 큰 소리로 호령했다. 맏머슴인 청명이 이 소리를 듣 고 다시 한 번 우렁차게 외쳤다.
"나리께서 그만두라 하신다. 모두 멈춰라!"
곧 저항하던 머슴들의 동작이 멈췄다. 그와 함께 명화적 떼도 칼을 휘두르는 것을 중단했다. 이제 마당에는 횃불이 타는 소리와 놀란 개 들이 짖어대는 소리만이 가득했다. 곧 청명이 개들을 달래자 이글거 리는 횃불 소리만이 남았다. 최국선 영감은 툇마루에 선 채로 검을 가 만히 옆에 내려놓고서 말했다.
"두령이 누구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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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고 있는 이야기와 유적이 많은 만큼 경주 남산의 길은 다채롭다. 그중 접근하기 편하고, 남산의 대표적인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산행 길은 배동 삼릉에서 출발하는 서남산 코스와 남산동 통일전에서 올 라가는 동남산 코스가 있다. 서남산 코스는 가파른 산길을 오르며 마 애불과 절터를 만나는 즐거움이 있고 동남산은 산 둘레에 펼쳐진 왕 릉과 석탑, 절터가 인상적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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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토란 곧 평화의 땅이다. 그 평화의 기원은 토함산 자락에 아름다운 사찰을, 산의 머릿맡에 놀라운 석불을, 그리고 바다가 바라보이는 곳에 전설의 무덤을 일구 어 놓았다. 토함산을 넘어 동해로 나가면 그 거리가 무척 가까워서 놀라게 된 다. 특히 최근 도로가 새로 놓이면서 그 거리는 더욱 가까워진 것 같 기도 한데, 옛날 왜구가 쳐들어오던 이 길이 신라인에게는 두려움과 불안의 원인이기도 했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