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널찍한 종이 한 장이 있다고 상상해보자. 그 종이 위에서 직선, 삼각형, 사각형, 오각형, 육각형 등 여러 도형들이 각자의 위치에 고정되어 있는 대신 그 표면 위 또는 그 안에서 자유롭게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도형들은 그림자와 비슷해서 종이 위로 솟아오르거나 아래로 내려갈 힘이 없다. 단지 단단하고 빛을 내는 테두리가 있을 뿐이다.
이렇게 상상해본다면 여러분은 내가 살고 있는 나라와 그곳 사람들에 대해 비교적 정확하게 알게 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몇 년 전이라면 이것을 ‘나의 우주’라고 표현했겠지만, 지금의 나는 세상에 대해 보다 높은 수준의 견해를 갖게 되었다. --- p.18

플랫랜드에 있는 모든 존재들은, 생명체이거나 무생물이거나, 그것이 어떤 형태를 갖고 있거나 상관없이, ‘우리들의 시각’에는 직선의 모습으로 똑같거나 거의 똑같이 보인다. 그렇다면 모두 다 똑같아 보이는 이곳에서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구별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엔 세 가지 답이 있다. --- p.45

이제 플랫랜드의 그 어디에도 색깔은 존재하지 않는다. 색깔을 만드는 방법은 현재로선 우두머리 동그라미 단 한 사람만이 알고 있다. 그리고 그가 죽음을 맞이할 때 오직 그의 계승자에게만 직접 전수한다. 공장 한 곳에서만 색깔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그 비법이 누설되지 않도록 그곳의 노동자들은 해마다 제거되고 새로운 노동자들로 다시 채워진다. --- p.92

불규칙도형의 출생을 억제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그러므로 자신의 자손이 규칙도형 계급으로 상승하기를 원한다면, 조상들 중에 조금이라도 불규칙성이 있는 여성이라면 적절한 배우자가 될 수 없다. --- p.102

그 4차원의 축복받은 지역에 머물면서 5차원의 문턱에서 우물쭈물하며 그곳으로 들어서지 말아야 할까요? 아, 그래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우리의 육체적인 상승과 더불어 우리의 포부도 날아오르겠다고 결심해야 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들의 지적인 공격에 굴복하여 6차원의 문이 활짝 열릴 것입니다. 그 후로는 7차원이 또 그 다음으론 8차원이…… --- p.187

그래서 나는 몇 달 동안 숨어서 3차원의 불가사의에 대한 논문을 집필하는데 몰두했다. 다만 법을 빠져나가기 위해 가능하다면 물리적인 차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생각의 나라(Thoughtland)’에 대해서만 언급했다.

<b>상상력을 자극하는 놀라운 상상력</b><br/><br/>플랫랜드는 모든 생명체들이 오직 선과 도형으로만 존재하는 2차원 세상이 배경이다. 이곳의 주민인 사각형이 3차원을 이해하고, 4차원과 그 이상의 차원을 꿈꾸게 되면서 겪는 사회적 갈등과 학문적 열망을 회고록의 형식으로 들려준다. 수학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전개되는 사각형의 이야기는 2차원, 3차원, 4차원의 세계를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br/>이 작품이 출간된 1884년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이 발표되기 전이어서 차원의 세계를 쉽게 이해하도록 이끄는 저자의 상상력은 놀라운 것이었다. 그래서 ‘수학 소설’이라 불리기도 하면서, 1930년대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과학소설의 선구자적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br/>유명한 과학소설 작가인 아이작 아시모프는 미국판 서문에서 ‘오늘날, 차원들을 이해하는 방법을 발견할 수 있는 최고의 입문서일 것이다. 포인트랜드(0차원), 라인랜드(1차원), 플랫랜드(2차원)의 주민들이 자신들의 우주에 만족하게 되는 방식을 쉽게 이해하게 된다.’라고 소개한다. <br/>이 멋진 소설은 지금도 여전히 수학자와 물리학자는 물론 컴퓨터공학을 공부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영화와 문학 분야에도 꾸준히 영향을 끼치고 있다. <br/>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영화 〈인터스텔라〉를 구상하면서 플랫랜드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실제로 주인공인 쿠퍼가 4차원 입방체 속의 책장을 통해 딸과 교신하는 장면에서 이 책을 소품으로 등장시키기도 했다. <br/><br/><br/><b>주요 등장인물<br/><br/>사각형 A Square </b><br/>감옥에서 쓴 이 이야기의 화자이며 주인공이다. 3차원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치려 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었다. 사각형은 저자 자신이기도 하다(그의 이름은 Edwin Abbot Abbot으로 초판의 필명으로 사용한 사각형(A Square)은 ‘제곱한 A(bbot)’라는 의미이다.) 자신을 수학자로 소개하는 사각형은 이성적이며, 호기심이 많으며 열정적이다. 비록 자신의 감정에 자주 매몰되는 경향을 드러내지만, 겸손하게 가르침을 받아들여 3차원의 복음을 널리 알리려 애쓴다.<br/><br/><b>구 / 이방인 </b><br/>스페이스랜드의 주민인 그는 3차원을 알릴 새로운 사도를 찾기 위해 새로운 천년이 시작될 때마다 플랫랜드를 방문한다. 사각형은 3차원의 구에 대한 개념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구를 이방인이라고 언급한다. 사각형은 결국 더 높은 진실을 향한 지식을 위해 자신을 방문한 입체를 찬양하고 스승으로 숭배하게 된다. 하지만 구 역시 자신이 전하려는 진실에 결함들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게 된다. <br/><br/><b>라인랜드의 군주 </b><br/>1차원 세상인 라인랜드의 왕이다. 무례하고 무식한 이 군주는 자신의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것들은 보거나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2차원을 설명하려는 사각형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왕은 그의 생각을 들어줄 마음도 없고 폭력에 기대어 사각형을 공격한다. <br/><br/><b>포인트랜드의 군주 </b><br/>차원이 없는 혼돈의 포인트랜드를 다스리는 왕. 그 자신이 세상과 우주의 전부라고 믿는다. 사각형은 포인트의 자기만족에서 벗어나도록 도우려 하지만, 포인트는 사각형의 말이 자신의 생각과 다를 것이 없다고 해석한다. 자신이 아닌 어떤 것도 인식할 수 없기 때문이다. <br/><br/><b>사각형의 손자 </b><br/>사각형의 육각형 손자들 중에서 가장 어린 손자다. 범상치 않은 통찰력을 보여주며 완벽한 모서리를 갖고 있다. 사각형이 이 손자에게 제곱의 개념을 가르쳐주자, 손자는 3제곱의 중요성에 대해 묻는다. 이 질문은 3차원 공간의 이해로 이끌어줄 수 있는 것이었지만 사각형은 손자에게 짜증을 내고 만다. <br/><br/><br/><b>추천사</b><br/><br/>“《플랫랜드》는 100년 전에 익명으로 출간되었다. 근엄하고 진지한 셰익스피어 연구자인 애벗이 재미삼아 집필한 책이었다. 풍부한 상상력과 빠르게 전개되는 낯선 사회에 대한 풍자적 묘사로 인기를 얻게 되었으며, 그 인기는 전혀 식지 않고 있다. 오늘날, 차원들을 이해하는 방법을 발견할 수 있는 최고의 입문서일 것이다. 포인트랜드(0차원) 라인랜드(1차원), 플랫랜드(2차원)의 주민들이 자신들의 우주에 만족하게 되는 방식을 쉽게 이해하게 된다. (…… ) 한마디로《플랫랜드》는 기하학을 재치 있고 재미있게 다룰 뿐만 아니라 우주와 우리 자신들에 대해 더욱 깊게 생각해보도록 이끌어주는 연구논문이기도 하다.” <br/>(아이작 아시모프의 《플랫랜드》 미국판 서문)<br/><br/>“기하학에 대한 장난기 가득한 수수께끼이면서 동시에 당시 사회상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다. 우주의 가장 큰 불가사의들에 대해 야릇하게 강력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주장이기도 하다.”<br/>(월 스트리트 저널)<br/><br/>“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수학과 철학에 대한 아주 희귀한 소설이다.” <br/>(새터데이 리뷰)<br/><br/>“아이슈타인 이전에 발표된 이 기하학 판타지는 지금까지 발표된 이런 종류의 작품들 중 최고의 작품이다. 재치 있는 사회풍자이면서, 4차원을 철학적으로 쉽게 소개하고 있다.”<br/>(스펙테이터)<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