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어가면서 여러분은 사례분석을 통해 자신만의 답을 찾을 수 있다. 이 책에 있는 사례들은 바람직한 언론 행위와 그렇지 못한 행위가 다양하게 섞여 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의 많은 사례는 보통 사람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람직한 사례들을 통해서 훌륭한 언론 행위를 배우고 미래의 언론인을 준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제 이 책의 사례에 푹 빠져서 논쟁하고 자신을 변호해보자.
--- p.48
실용주의적 진리관은 객관성의 관행에 도전하는 철학적 기초를 제공했다. 언론은 계몽주의적 객관성 기준을 받아들인 반면, 사회문화적 사조는 좀 더 실용주의적 진리관을 선호했다. 양자 간에 충돌이 발생했으며, 학계와 일반 대중 모두 객관성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만약 진실이 주관적이라면, 무감각하고 객관적이며 중립적인 기자가 진실을 전달할 수 있는가? 그런 기자가 실제로 존재하는가? 진실은 정보원, 메시지, 그리고 수용자에 따라서 달라지는 개념인가?
--- p.54
이런 딜레마를 생각해보자. 지구온난화에 관한 말이 많은데, 따뜻한 아열대 환경에서 번성하는 대표적인 생명체는 뎅기열을 일으키는 모기다. 치명적인 질병인 뎅기열은 모기 방제를 통해 완전히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지구의 기온이 단 1도만 올라가도 뎅기열 모기의 생존 한계선은 엄청나게 확장된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들의 에너지 낭비 조장 광고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 p.108
직업이 무엇이냐고 질문을 받으면, 어떤 사람은 자신을 언론인이라고 말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나는 Gazette지에서 일한다”고 말한다. 호지스는 말하기를, 첫 번째 사람은 자신의 책임을 전문가로 인식하는 반면, 두 번째 사람은 월급봉투에 충성하는 사람이다. 첫 번째 사람이 언론인에 대한 사회의 기대에 충성하는 사람이라면, 두 번째 사람은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사람이다.
--- pp.143~144
빌 클린턴과 모니카 르윈스키의 성추문은 언론이 뉴스와 ‘중개된 관음증’을 구별할 능력이 없다는 상징적인 사례이다. 캘버트(Clay Calvert)는 몰래카메라나 파파라치, CCTV 같은 기술을 이용한 취재 행위가 저널리즘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았다고 주장한다. “뉴스와 인간적 흥미 기사의 개념이 점점 바뀌고 있으며, 오늘날 관음증이 뉴스로 포장되어 만들어지고 있다”(Calvert, 2000).
--- p.175
정치인들은 권력자들이다. 윤리학자인 보크(Bok, 1978)는 권력 관계가 불평등할 때, 그렇지 않다면 비윤리적으로 여겨질 행위들이 정당화된다고 말한다. 보크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면, 공적 인물의 품성을 집요하게 조사하는 핵심적 이유는 조사 대상인 사람이 어떤 해를 끼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며, 그런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생활 침해는 정당화될 수 있다.
--- p.221
연출 사진에는 크게 두 가지, 거울(mirror) 사진과 창문(window) 사진이 있다(Szarkowski, 1978). 창문 사진은 렌즈의 조작이나 사진사의 관여 없이 카메라가 허용하는 한, 객관적으로 있는 그대로를 찍은 사진이다. 반면 거울 사진은 사진기자가 원하는 이미지에 맞춰서 현실을 주관적으로 재창조하는 사진이다. 거울 사진에서는 모든 것이 조작될 수 있다. 조명, 비율, 세팅, 심지어 대상까지도.
--- p.301
미디어에 관한 법률과 판례는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법원은 사진을 아이디어의 명백한 표현이라고 인정해왔다. 그러나 사진이 컴퓨터 파일의 점으로 분해되고 색상이 바뀌며 형태마저 조작되어, 예를 들어 낙타 사진이 코끼리 사진으로 바뀌어, 그 결과 지금은 코끼리 모습이지만 원판은 낙타였다는 사실을 알 수 없는 사진이 언론사 웹사이트에 실린다면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 다른 웹사이트에 링크를 걸어 연결하는 행위는 저작권 침해인가? 이런 행위는 프리랜서 작품을 출판에 이용하는 것과 마찬가지인가? 링크 걸기는 부당한 행위인가? 아이디어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될 수 있지만, 아이디어 자체는 저작권법의 대상인가, 아닌가?
--- p.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