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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두 번째 재즈 음반 12장 보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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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두 번째 재즈 음반 12장 보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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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0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365g | 150*201mm
ISBN13 9788993818666
ISBN10 8993818665

업체 공지사항

문제집, 수험서, 대학교재, 만화 등 반품불가
문제집, 수험서, 대학교재, 만화 등 반품불가
초판X, 띠지X
초판X, 띠지X, 만화 및 문제집(수험서) 반품X
문자O, 전화X, 가격문의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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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황덕호
재즈에 관한 글을 쓰며 살고 있다. 1992년부터 1995년까지 음반사의 마케팅 담당자로 일하면서 여러 잡지에 재즈에 관련된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99년부터 현재까지 KBS 클래식 FM(93.1Mhz)에서 <재즈 수첩>을 진행하고 있으며 2004년부터 지금껏 재즈 음반 전문매장 ‘애프터아워즈’(www.afterhours.co.kr)를 운영해 왔다. 《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장 _ 악기와 편성》《그 남자의 재즈일기 1,2》를 썼고 《재즈,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음악》(에릭 홉스봄), 《재즈: 기원에서부터 오늘날까지》(개리 기딘스, 스콧 드보), 《빌 에번스: 재즈의 초상》(피터 페팅거)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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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여기에 소개된 노래 가운데서 어떤 곡을 하루를 마무리하며 듣는 음악으로 간직한다면, 혹은 홀로 가는 여행길에서 이 노래를 듣게 된다면, 그러니까 당신이 이들의 노래 중에서 어느 한 곡을 친구로 삼게 된다면, 이 보잘 것 없는 책은 자신이 맡은 역할을 200퍼센트 이상 해낸 것일 게다. 필자는 재즈 보컬 넘버를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당신의 모습을 가끔씩 상상하며 이 책을 써 나갔다. 이 책에 담긴 글들은 비록 무딜지라도 이 책이 소개하는 노래만큼은 충분히 당신을 사로잡을 만큼 뛰어나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누가 뭐래도 불멸의 재즈 가수들이니까. --- p. 18

이 책이 꿈꾸는 소박한 목표는 물론 《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장 _ 악기와 편성》과 마찬가지로 당신이 재즈와 가까워지는 것이다. 《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장》의 기본적인 질문이 ‘재즈를 어떻게 들을 것인가’였다면 이 책은 ‘재즈란 어떤 음악인가’란 물음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어떤 면에서 이 책은 《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장》이 던진 질문보다 더 기초적인 질문일 수도 있다. 그래서 만약 당신이 《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장》을 읽지 않은 채 이 책을 우연히 손에 쥐었다고 하더라도 별 문제가 없다. 그러니까, 이 책에서 소개한 12장의 음반은 실제로 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장이 되어도 무방하다. 일반적인 취향을 고려한다면 아무래도 재즈 보컬 음반은 재즈 연주음반보다 많은 사람들의 취향에 보다 편안히 다가갈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이 보컬 음반만을 고른 것은 단지 다수의 취향 때문만은 아니다. 그 보다는 보컬 음반이야말로 재즈의 성격을 가장 선명하게 전달해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아무리 재즈가 기악 연주를 통해 발전한 음악이라고 하더라도 20세기 미국 대중음악은 당연히 보컬을 중심으로 발전, 분화해 나갔다. 그렇기 때문에 그 안에 있는 재즈의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재즈에서의 노래와 다른 음악에서의 노래를 비교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p.19

재즈가 어떤 음악인지 알기 위해서는 음악을 감상해야 한다. 그런데 음악 감상이란 어떻게 하는 것일까? 오히려 이 질문에 당신은 조금 의아해 하실 수도 있다. 음악 감상,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학교에서, 집에서, 혼자서 늘 음악을 들어왔다. 그런데 그냥 기분 좋게 음악을 들으면 그것이 음악 감상일까? 물론 음악은 우리의 기분을 좋게 하고, 환기시키려고 듣는 것이다. 하지만 음악 감상은 음악을 틀어놓고 휴식을 취하는 것 혹은 음악을 배경으로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과는 다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아마도 당신은 ‘저 사람이 또 음악을 집중해서 진지하게 들으라는 ‘꼰대’같은 소리를 하는구나’ 하고 생각하실 것이다.
--- p.20

그러므로 냇 킹 콜의 때 이른 타계는 개인의 죽음이 아니라 한시대의 전환을 의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원한 광휘를 획득한 그의 노래들은 시대와 유행의 변천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좋은 노래’, 예술의 가치를 선명하게 들려준다. 아울러 그가 그토록 싫어했던, 그래서 마지못해 불렀던 로큰롤이, 그의 골수까지 스며 있었던 재즈와 동일한 뿌리에서 갈려 나온 인접음악이란 사실은 참으로 얄궂다. 그의 <66번 국도>와 <곧장 위로 날아라>가 후대의 로큰롤에 미친 공로를 인정받아 로큰롤 명에의 전당에 그의 이름을 올라간 것은 바로 이 점을 말해 준다.
--- p.49

우리는 음악에서 수많은 신동들을 보아왔다.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와 음악계를 호령하는 지휘자 앞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일급 성인 연주자들도 힘겨워하는 고난도의 기교가 필요한 작품들을 깔끔하게 연주했던 십 대들을 우리는 여러 명 기억할 수 있다. 그들은 모두 천부적 재능을 지니고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좋은 교육 체계 속에서 등장한 인류의 성취다. 하지만 열아홉 살의 신인 가수가, 그리고 음악 교육이라고는 전혀 받지 못한 빈민가의 소녀가, 심지어 재즈 동네에서의 일종의 도제 수업이라고 할 수 있는 일급 밴드 정규 멤버로서의 경험도 전혀 없던 소녀가 <달빛이 비출 수 있는 건 별로 없어요>와 같은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은 아직도 음악의 미스터리다..
--- p.102

우린 때때로 그런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된다. 세상이 보기에는 그리 합리적이지 않은 선택을 했지만, 그래도 자신의 선택에 대해 결코 후회가 없다고 누군가가 나직하게 고백한다면 우리는 그 말에 따뜻한 마음을 주지 않을 수 없다. 동시에 그것은 우리 자신이 받는 위로이기도 하다. 우리 역시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글은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는 당신에게 <엘라의 허밍 블루스>를 건넨다. 이 흥얼거리는 선율을 따라 시름은 오늘밤만큼은 우리 곁을 떠날 테니까.
--- p.133

헨드릭스는 램버트를 가리켜 ‘선한 사마리아인’이라고 불렀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이 있으면 그는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1966년 10월 3일 램버트는 케이프 코드에서 공연을 마치고 늦은 밤 뉴욕으로 차를 몰고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코네티컷 주 고속도로 갓길에서 자동차 바퀴를 교체하려는 사람을 발견했다. 그는 차를 세우고 장비를 들고 가 자세를 낮추고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도왔다. 하지만 어두운 길을 지나던 트레일러가 램버트를 덮치고 말았다. LH&R의 역사는, 그들의 재즈 파티는 그것으로 끝이 나고 말았다(그 허망함은 오늘밤 당신에게 권하는 쌉싸름한 느낌의 <우울한 축제>을 통해 조금은 위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p.167

그럼에도 카멘은 감상에 젖지 않는다. 멍크의 음악이 현재의 음악인 것처럼, 그 회한과 고독은 현재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고독하지만 꼿꼿하다. 재즈는 그렇게 긴 시간을 버텨왔고 현재도 그렇게 버티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카멘의 목소리는 재즈의 목소리 그 자체다. 입이 거친 마일스 데이비스가 언제 그랬다지 않나. “엘라 피츠제럴드가 재즈의 여왕이라면, 카멘은 뭐라고 불러야 돼? 빌어먹을” 정말, 맞는 말이다.
--- p.240

글을 쓰면서 이 책에 등장했던 가수들의 삶을 다시 한 번 찬찬히 들여다 볼 기회를 가졌다. 우리가 지켜봤듯이 그들은 보컬리스트로서 특별히 겪어야 하는 음반사들의 간섭, 유행의 급변을 경험했다. 여기서 그 갈등의 중심에는 늘 재즈가 있었다. 그러한 가운데서 난관을 유연하게 돌파했던 인물들도 있고 오랜 침잠의 시간을 지나와야 했던 인물들도 있었다. 그럴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정답은 없다. 모두 각자의 길이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그들은 모두 각각의 길에서 충실했다. 냇 킹 콜은 재즈를 떠나 팝을 부를 때 그 길을 당당히 걸었다. 우리의 글과는 달리 당시의 평론은 그가 더 이상 재즈를 부르지 않는다는 점을 비판했고, 냇 역시 그 점을 받아들였다. 다이나, 세라, 레이, 바비 모두다 마찬가지였다. 반면에 멜 토메와 카멘 맥레이는 현실의 요구를 거부하고 한동안 별다른 활동을 할 수 없었던 그에 대한 비용을 기꺼이 지불했다. 그들은 힘든 삶을 살았지만 열성적인 재즈팬들은 그들을 더욱 신뢰했으며 무엇보다도 그들은 자신들의 미적 양심에 부합할 수 있었다. 이 책이 선망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각각의 선택과 그에 대한 올바른 기록이다.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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