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에서 ‘넓이’란 평면적인 크기만을 가늠하는 단어가 아니라, 내부의 높이, 즉 층고까지 모두 넓이 계산에 포함된다. 천장에 높낮이가 다른 단차를 줌으로써 공간 내부의 넓이나 규모에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천장이 낮은 공간은 안정감 있고 친화적인 인상을 준다고 알려져 있는 반면 천장을 높이면 공간에 격식을 더할 수 있다. 주택 건축에서 천장의 높낮이를 달리함으로써 각 공간 특유의 기능과 역할을 특정 짓는 것은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방식 중 하나다. 원룸에서도 높낮이 차를 이용한 천장을 적용하면 공간의 획일성과 단조로움을 피하고 리듬감을 부여할 수 있다. --- p.32

모든 용도의 건축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주택 건축에서는 특히 자연광을 염두에 두고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지의 방위나 태양 고도와 고저 차이, 주변 건축물들의 상황 등 모든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자연광을 실내에 어떻게, 또 얼마나 유입되도록 할 것인지 미리 꼼꼼하게 따져보고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한다. 자연광은 계절이나 날씨, 시간에 따라 미세한 변화를 보이게 마련이므로 보다 능숙하고 유연하게 광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개구부의 기능에도 신경 써야 한다. --- p.116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도 잡히지 않는 바람을 완벽하게 컨트롤하도록 설계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바람을 제어하는 설계를 소홀히 하면 건물에 습기가 차고 곰팡이가 생기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결국 거주자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바람의 디자인’이란 바로 환기와 통풍, 대류 등 실내 공기의 흐름이 구석구석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우선 바람의 기본적인 성질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바람이 들어오는 입구가 작고 나가는 출구가 크면 바람의 속도가 빨라지고 환기 효과가 더욱 높아진다. 또한 환기구를 대각선 방향으로 설치하면 실내의 구석구석까지 공기가 순환하게 되므로 효율이 한층 더 좋아진다. ---- p.118

일반적으로 남향집을 특히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남쪽에 도로를 접한 주택 부지의 인기가 가장 높다. 반대로 가장 인기 없는 것은 북향 부지로 토지 매매 가격도 더 저렴하다. 사실 북측에 도로를 접하고 있는 부지는 상당히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북쪽 창문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햇빛이 비치는 남쪽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전망에 비해 훨씬 아름답다. 게다가 북쪽 창문으로 들어오는 외부 자연광은 산란광이라 개구부를 크게 만들더라도 굳이 블라인드가 필요하지 않다. 이처럼 다양한 장점이 있어 일부러 북향 토지를 찾는 사람들도 있다. 토지에서 아낀 비용만큼 건축에 더 많이 투자할 수 있으므로 건축주가 원하는 건축 디자인을 할 수 있게 된다.

<b>현대 주택의 ‘주거’에 대한 개념을 다시 생각한다!</b><br/><br/>《공간이 자유로운 집 짓기 도감》은 일본 최고의 건축가가 100여 채의 집을 지으면서 쌓은 노하우와 유용한 사례들을 실제 도면과 사진을 곁들어 소개하고 있는 집 짓기 가이드북이다. 최근 우리 사회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등장하고 있고,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 등의 영향으로 ‘주거 문화’나 ‘집’에 대한 개념 또한 복합적인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현대 주택은 주방에서 공부를 하거나 창고에서 독서를 하기도 하고, 침실에서 업무를 보고 식사를 하는 등 가족 구성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하기 때문에 공간을 단 하나의 이름으로 정의하기에도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에 대한 관심사도 집을 통해 어떻게 하면 일과 일상의 조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일과 업무의 경계를 확실하게 구분 짓는 방법이나 그에 기초한 집 짓기 아이디어는 현실적인 충고가 되지 못한다.<br/><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