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로 부자된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구조적으로 경제 시스템이 빈자를 양산하는 시대에 어떻게 개인의 노력만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사회 경제 시스템이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작동되어야 한다. 그 다음에 가난을, 부자가 못되는 이유를 개인에게 물을 수 있다.
통장만 여러 개 만든다고 부자가 되는가. 통장을 여러 개 만들수록 금융회사만 좋은 일이다. 반면 개인은 금융회사와 거래가 늘어날수록 가난해진다. 지금 은행·보험사의 저축상품, 펀드 중에서 안정성을 담보하면서 실질금리가 물가지수 이상을 보장하는 상품이 있는가.
한국 금융시장에서의 재테크는 금융회사 배불리는 일에만 기여해 왔다. 전문가라는 자들은 금융회사를 위해서 일하고 그들이 나눠준 떡고물을 먹고 살 뿐이다. 이들에게 무슨“객관”을 바라겠는가.
진정성 있는 재테크 책을 쓰고 싶다. 정말 이 책으로 많은 사람이 위로받고 희망이 더해지는 책을….
경쟁과 속도만이 최고의 가치가 되는 시대, 재테크 책이 과연 독자에게 무슨 의미를 가질까. 머릿속의 짧은 지식을 능숙하게 풀어내 그저 독자의 구미에 맞게 포장하는 것이 능사일리 없다.
적어도 지천명의 나이에 이른 저자라면….
인간의 일생도 변증법적으로 변한다. 청년의 열정과 정의가 반동의 시기를 거처 더 간절해진다.
내가 쓴 이 보잘 것 없는 책이 경쟁에 지친 사람들의 위로가 됐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머리말 중에서
재테크를 왜 하는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스스로 해보자. 왜 재테크를 하는 것인가. 또 왜 이처럼 열광하고 있는가. 재테크 시장의 파이가 급속도로 커지면서 개인은 오히려 더 가
난해지고 금융회사는 엄청나게 사세를 키웠다. 금융회사의 임원들의 급여는 재테크 붐이 일기 시작했던 1990년대 말과 비교해15배나 올랐다.
그동안 재테크의 주체인 개인은 그들의 배만 채워 주었다. 이 얼마나 불공정한 일인가.
결론적으로 개인의 재테크 성적은 초라하고 돈과 기회비용만 날렸다.
재테크가 사람들의 경제 수준을 높이지도 못했고 행복지수는 오히려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경제법칙에서는“인간의 노력과 헌신에는 그에 합당한 적정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경제적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서 선택한 재테크가 그 반대의 효과만 가져온 꼴이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인가.
그 답을 찾아야 한다. 그 답은 대략 5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재테크를 왜 하는지에 대한 목적이 명확해야 한다.
재테크는 단순히 돈을 더 벌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삶의 질을 높여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하는 것이다.
한 인간의 행복지수를 측정하는 데 있어서 개인의 경제력은 30%만 영향력을 가진다. 그 이상으로 사회 안전망, 교육, 육아, 노후복지, 자연환경, 약자에 대한 배려 등의 사회적 가치들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GDP대비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수준은 OECD 국가 중 꼴찌다. 문밖을 나서면 범죄에 노출되고 빈자의 눈물이 마를 날 없는 사회에서는 나만 잘 먹고 잘 살 수는 없는 것이다.
둘째, 왜 가난이 개인만 책임질 문제인가.
가난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의 경제 시스템에서는 가난은 구조적 문제에서 발생하고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잔업을 포함해 일주일에 50시간을 일해도 150만 원 이상을 받기 어렵다. 부의 양극화가 발생하는 근본적 원인은 임금의 차이에 있다. 동일한 생산 공장에서 동일한 작업을 하는 근로자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냐에 따라 두 배 이상의 임금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정상적 경제 시스템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노동 현장에서의 임금구조가 불평등한 차별이 존재하는 상황이 상수로 자리잡고 있는 한 가난을 개인의 문제로 보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
개인의 가난의 문제는 임금구조의 불평등에 근본적 원인이 있다.
이 불평등한 구조가 깨지지 않는 한 대부분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노동을 통한 잉여소득을 저축해서 미래의 희망을 만들어 가는 데에 한계가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게을러서 가난의 늪에 빠지는 것이 아니다. 잘못된 경제 시스템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 따라서 경제구조의 불공정을 탓하고 이를 개혁시켜야지 근로자에게 책임을 지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셋째, 우리의 투자는 너무 자본에 종속되어 있다.
이제부터는 투자 얘기를 해보자. 우리는 투자시장에서 삼중고에 처해 있다. 금리는 저금리를 넘어서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를 맞고 있다. 그리고 실질소득도 감소했다. 자연 수명은 계속 늘어 나 앞으로 평균수명 90세 시대가 올 날도 머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는 더 더욱 투자를 잘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어떻게 투자를 하고 있는가.
실질금리가 제로 금리 시대라고 해도 투자의 기회는 항상 열려 있다. 문제는 우리에게 있다 금리가 낮다고 하면서 실질 수익이 마이너스가 나올게 뻔한 은행상품, 저축성 보험에 목을 매고 있는 것이 말이 되는가. 눈을 크게 뜨고 자본의 여론 공세에서 벗어나면 최소 정기예금 금리 2배 이상 수익이 보장되는 상품은 널려 있다.
넷째, 순서를 밟아서 투자해라.
여유자금을 가지고 긴 호흡으로 투자하는 사람에게 시간은 우군이다. 반면 빚 내서 투자하는 경우 시간은 적이다. 금융비용 부담과 원금 상환에 대한 압박으로 속전속결로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간을 내게 유리하게 이용하는 법은 순서를 밟아 투자하는 것뿐이다.
지속가능한 소득구조를 만들고 잉여소득을 저축해 무엇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의미 있는 종자돈을 만들어 투자하고 이를 통해 이전소득이 가능하게 되면 당신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완성된다.
이런 안정된 스탠스를 가지고 투자한다면 주식투자에서 오는 위험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의 투자는 시작도 해보기 전에 스스로 자멸한다.
다섯째, 노후 준비에 대한 생각을 바꿔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물 만난 물고기처럼 금융회사의 마케팅이 전사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금융회사는 퇴직자의 돈이 눈먼 돈이다. 그러기에 인맥 총 동원해서 무지막지하게 밀어 붙이는 것 아닌가. 그러나 이들이 파는 노후 준비 상품이라 는 것은 실상 노후를 망치는 상품 일색이다. 투자상품은 그것이 무엇이 됐든 수익률로 말해야 된다.
앞으로 금리는 더 떨어진다. 사회복지 예산에 들어가는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정부발행 국고채 발행금리를 낮출 것이다. 우리가 보통 시장실세 금리지표로 삼고 있는 것이 정부발행 국고채 3년물의 유통 수익률이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시장실세 금리가 현재의 제로 금리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될 날도 머지않았다.
보험사의 연금저축 보험, 저축성 보험이 예정이율 방식을 적용금리로 택하고 있다. 예정이율은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서 매월 적용금리가 달라지는 변동금리다.
앞으로 금리가 계속 떨어진다고 했을 때 대부분 장기상품으로 구성된 보험사 저축, 연금 상품의 실효 금리는 현재보다 더 낮아진다. 지금도 금리 경쟁력이 떨어지는 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런 상품으로 노후를 준비한다는 말은 나는 노후에 가난하게 살겠다고 말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다시 우리가 재테크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자. 흔히들 부자들의 점심에는 공짜가 없다고 말을 한다. 그러나 이 말은 틀렸다. 왜냐하면 부자에게는 그들만이 아는 부자되는 특별한 비법이 없기 때문이다. 단지 그들의 상당수는 열심히 살고 상식적으로 투자한다.
부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기본적인 생활에 충실해야 한다. 그리고 진정한 부자라면 사회적 약자의 아픔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배려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가장 경제성이 높은 선택이 되기 때문이다.
속도와 경쟁만이 최고의 가치가 되는 대한민국에서는 승자나 패자 모두 피곤하게 살기는 마찬가지다. 이제부터는 돈보다 그 이상으로 우리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일에도 눈 돌려 보기 바란다.
봄이 오면 어느새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다. 그리고 겨울…. 이것을 최장 100번 반복하면 우리는 흙으로 돌아간다. 인생에서 승자와 패자를 따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그저 사는 동안만이라도 함께 어울려 행복하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 인생 아니겠는가. 사는 동안 너무 각박하게 살지 말자.
끝으로 독자 여러분이 지금보다는 행복했으면 하고 소망한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