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은 반복된다는 말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것은 코로나 위기에서도 똑같을 뿐만 아니라, 리먼 사태 처리 후의 버블 이상으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코로나 위기가 실물경제에 미친 영향은 리먼 사태 때보다 훨씬 작을뿐더러, 금융기관은 직접 피해를 보지 않았다. 그런데도 FED의 자산 매입은 리먼 사태 때보다 훨씬 크고, 또 재정 투입도 리먼 사태 때보다 크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또’‘다시’ 버블이 찾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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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사람들은 불요불급한 것의 소비를 자제하면서, 그동안 필요하다고 여겨왔던 것들이 사실은 불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앞으로 해외여행은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웬만해서는 가지 않을 것이며, 주변 관광이 중심이 될 것이다. 나아가 관광이라는 것 자체가 불필요하게 느껴져서 체험과 놀이로 충분해질 것이다. 오히려 체험과 놀이를 훨씬 즐길 것이다. 놀이공원에 사람들이 물밀듯 몰려들고 조금 지나면 온천에도 돌아오겠지만, 이른바 관광은 매우 감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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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국채 매입액 무제한이라는 목표를 변경한다. ‘무제한’이 아니라 ‘양은 특정하지 않는다’로 변경한다. 언뜻 보면 똑같은 말 같지만 정책의 실질적인 의미가 달라진다. 이 표현을 바꾸지 않으면 일본은 파탄을 맞을 것이다. 금융정책을 비롯해 현재 일본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경제정책 중에서 ‘무제한’ 국채 매입이야말로 가장 리스크가 높은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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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나 이코노미스트들도, 일본은행이 인플레를 일으킬 수 없다고 하는 점에서의 일본은행 비판에 이차원 완화 초기 5년은 묻어버렸다. 그리고 구로다 총재 집권 2기가 되어서야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것은 “불가능”, “꿈같은 이야기”, “처음부터 허구” 등 저마다 표현은 다르지만 결국 인플레이션은 일으킬 수 없고, 일어나지 않으며, 중요 하지 않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렇게 되자 양을 사들이는 것이 물가를 잡지 못하고 자산시장으로 돈이 흘러 들어가게 하는지에 주목하게 하여 주식시장 재료가 되는 효과로만 남게 됐다. 금융정책으로서는 전혀 의미가 없고, 자산 버블만 만들어놓은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 pp.134-135
첫째, 코로나 리스크는 제로가 되지 않는다. 감기나 독감도 유행이 지나가도 걸리는 사람은 있다. 사람들이 리스크 제로를 원하는 한, 영원히 불안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둘째, 코로나가 진정되어도 사람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안전을 추구하는데, 논리적으로 완전한 안전은 있을 수 없으므로 일단 불안감이 생기면 여간해서는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 pp.148-149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실물경제는 물론 회복된다. 다만 강약이 뒤섞인 회복이 될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코로나 위기는 단기적이었다. 그러므로 장기적으로는 평소대로 돌아올 것이고 자산은 금융자본, 실물 자본 모두 손상되지 않았으므로 회복하기 시작하면 속도가 붙을 것이다. 돌아오지 않는 분야는 두 가지일 것이다. 사람들 심리와 국제적인 이동.
--- p.196
경제사회는 어떤 세계가 될까. 버블은 끝난다. 단지 양적인 경제 확대를 경제성장이라고 부르던 시대도 끝난다. 질적인 충실을 꾀하는 경제가 조용히 다가오고 있다. 즉 자급자족, 매년 안정적인 일상의 영위를 순환적으로 되풀이하는, 안정된 자급자족 순환 경제가 되고 있다. 새로운 사치품을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소비하게 하여 규모 확대를 꾀한 경제, 시장경제, 시장 자본주의 경제, 다른 이름으로 버블경제, 이것은 끝났다.
--- pp.224-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