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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생의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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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생의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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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9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402g | 130*189*30mm
ISBN13 9788970638812
ISBN10 8970638814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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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비르지니 그리말디
달의 항구라 불리는 포도와 와인의 고장 남프랑스 보르도에서 태어났다. 입체파 화가 세잔의 탄생지이기도 한 마을에서 성장하며 어린 시절부터 예술과 문학에 관심이 깊었다. 유년 시절 할머니의 시작 노트를 보고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으나, 열 살 때 쓴 소설이 혹평을 받자 꿈을 접었다. 상과대학 졸업 후 은행에서 근무하며 문학과 무관한 삶을 살던 그녀는 어느 날, 회사를 그만두고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글쓰기에 매진했다. 첫 소설 『남은 생의 첫날』은 출간 즉시 온라인과 오프라인 서점에서 놀라운 판매 기록을 세우며 그녀를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들었다. 이 소설로 2015년 에크리르 오페미닌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고향인 보르도에서 집필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역자 : 이안
서울에서 태어나 파리8대학에서 조형미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을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와 말레이시아, 인도, 네팔, 이집트 등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다양한 문화를 접했다. 파리에서의 생활과 여행을 주제로 여러 편의 에세이를 썼으며,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화가와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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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니? 너희들이 보기에도 그렇게 심각해 보여? 아빠와 나는 결혼한 지 40년은 된 사람들 같아. 하지만 너무 걱정하진 마. 모두 다 그렇게 살고 있으니까.”
쥐스틴이 말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다 이렇게 산다고요?”
(…)
“하지만 엄마도 알아야 해요. 엄마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진 않아요. 그건 아시죠? 난 단지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엄마 모습을 좀 봐요. 엄마는 할머니 세대보다 얼마든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어요.”
--- p.14

“정말요? 당신도 나처럼 여객선을 타고 ‘고독 속의 세계 일주’를 하나요?”
“네, 미친 짓이죠. 그런데 우리가 그 말도 안 되는 여행에 함께 동행하게 되었네요.”
그러자 안느도 말했다.
“정말 그래요. 재미있네요, 우연이라는 것은…….”
“좋은 여행이 되기를 바라요! 어쩌면 배 위에서 다시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그쪽도 좋은 여행 하세요. 배 위에서 당신이 찾는 것을 발견하게 되길 바랄게요.
--- p.19

그런 마리에게 꿈만 같은 기회가 찾아온 날도 있었다. 슈퍼마켓 경품 행사에서 놀랍게도 멕시코 여행에 당첨된 것이다. 하지만 그 기쁨은 놀래 주려고 식탁보 아래 감춰 둔 비행기 표를 발견한 레오의 반응에 의해 여지없이 무너졌다.
“이 티켓을 좋은 가격에 팔 수 있을 거야. 얼른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 올려 봐.”
(…)
그녀는 그의 말대로 비행기 표를 잘 챙겼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좋은 가격에 팔았다. 레오는 비행기 표를 판 돈으로 평면 텔레비전을 사서 오베르뉴의 형 집에 가져다 놓았고, 자동차 타이어를 새것으로 교체했다. 남은 돈으로 그녀는 새로운 수집품들을 모았다. 한 번도 떠나 보지 못한 장소들에 관한 여행 DVD들이 그것이었다.
--- p.24, 25, 26

머리 위에 떠 있는 별들이 마리가 있는 곳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녀는 지금 배를 타고 지중해 한가운데를 항해하고 있었다. 가족들과 익숙한 삶을 떠나 육십 대의 낯선 여자와 남자를 밝히는 이십 대 여자와 함께.
두려울 수도, 죄책감을 느낄 수도 있었다. 후회할 수도, 여행을 취소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새로운 삶을 선택했다. 그리고 자신의 결정에 자부심을 느꼈다.
--- p.34

“일어나요. 우리 물놀이하러 가요!”
“뭐라고요? 지금은 새벽 1시예요.”
안느가 놀라서 물었다.
마리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카밀 말이 맞아요. 이 여행은 괄호잖아요.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나고 언제 이 괄호가 닫힐지 아무도 몰라요. 그러니까 이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죠!”
때로 세계는 호두껍데기보다 작지만, 말할 수 없이 선명하다.
--- p.113

인생과 마술 사이에는 비슷한 점이 많았다. 어릴 적에는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일들에 경탄하며 공연을 감상한다. 하지만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놀라움과 경탄이 의혹에 자리를 내어 주고, 그때부터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면, 무대 뒤의 베일이 벗겨진다. 그 순간 우리는 깨닫는다. 화려하고 신비롭게만 보이던 무대 뒤가 사실은 매우 복잡하며, 생각만큼 아름다운 것들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라 때로 실망감을 안겨 주기도 하는 추한 것들로도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그래도 삶은 계속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새로운 공연이 시작될 때마다 매번 삶의 무대 위로 뛰어든다.
--- p.212

그녀가 발코니에 오래된 빵을 내려놓네
참새와 비둘기를 유인하기 위해
그러고는 텔레비전 앞에서
다른 사람의 삶을 사네

태양과 함께
잠 없는 잠에서 깨어나고
소리 없이, 걱정 없이
하루가 지나가네
먼지를 닦으며
그녀는 늘 고독한 식사를 하네
익숙한 것들 속에서
--- p.226, 227

비난받을까 두려워할 필요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전부 보여 줄 수 있고, 그런 자신을 인정하고 따뜻하게 받아들여 주는 그런 친구였다. 그들과 함께 있을 때는 역할 놀이를 할 필요가 없었다. 꾸미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을 서로 존중하기 때문이었다.
--- p.264

사랑한다는 말 속에는 그림자들이 들어 있지
사랑만이 아닌, 사랑만이 아닌
그 말 속에는 약속과
방황하는 시간의 흔적들이 들어 있지
--- 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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