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otinos, 205?∼270
플로티노스는 고대 후기 그리스 철학자다. 플라톤 사상에 몰두해서 가르쳤기에 ‘신플라톤주의의 창시자’라고 평한다. 북아프리카의 리코폴리스(Lykopolis)에서 태어나 로마 제국의 영향력 있는 사상가로 활동했다. 고르디아누스(Gordianus) 3세의 페르시아 원정에 참여했고, 나중에 갈리에누스(Gallienus) 황제와 그의 부인 솔로니나(Solonina)의 신임을 받아 플라톤 왕국(Platonopolis)의 건설을 제안받기까지 했다. 몸소 네 번이나 신적 체험을 했다는 그는 만 마흔아홉 살이 되어 비로소 자신의 생각을 글로 남기기 시작했다. 지병으로 풍을 앓아 시력이 좋지 않았지만, 토론을 즐겨 때로는 며칠씩 식음을 전폐하고서라도 몰입하는 열정을 보였다. 부드러우면서 공정한 사람이라 그를 찾는 사람들도 많고 후원해 주는 사람도 많았다. 플라톤의 사상에 심취했던 만큼 육체보다 영혼에 더욱더 관심을 기울였고, 그의 가족 및 성장에 관한 이야기는 전하지 않는다.
다행히 그의 제자 포르피리오스 덕분에 플로티노스의 작품 54권이 지금까지 잘 보존되어 전해져 온다. 포르피리오스는 스승의 전 작품을 9권씩 묶어서 총 6집으로 편집했다. 이때 그는 나름대로 스승의 뜻을 숙고했던 것으로 보인다. 숫자 9(?nneas)는 ‘완성’의 의미를 띠었기에, 스승의 가르침이 완전한 것임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날 플로티노스의 작품을 가리켜 ‘엔네아데스(Enneades)’라고 칭한다. 6집으로 배치된 작품들의 내용 및 주제를 보더라도 포르피리오스가 막연하게 편집하지 않았음을 엿볼 수 있다.
조규홍은 독일 밤베르크에 있는 오토?프리드리히 대학교(Otto-Friedrich-Uni.)에서 ≪영원의 모상으로서 시간(Zeit als Abbild der Ewigkeit): 플로티노스의 ‘영원과 시간에 관하여(≪Enn.≫ III 7)’ 해제 및 번역≫(Peter Lang, 1999)으로 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시간과 존재에 관심을 가지고 철학에 발을 들여놓았던 만큼 연구는 그와 관련된 주제를 맴돈다.
저서로는 ≪시간과 영원 사이의 인간존재≫(성바오로, 2002), ≪플로티노스: 그리스 철학을 기독교에 전달한 사상가≫(살림, 2006)가 있으며, 신학과 철학 번역서로는 ≪하느님의 다스림과 하느님 나라≫(공역, 가톨릭, 2002), ≪다른 것이 아닌 것: 존재 및 인식의 원리≫(나남, 2007), ≪신약성경신학≫(전 4권, 공역, 가톨릭, 2007∼2015), ≪플로티노스의 중심 개념: 영혼?정신?하나≫(나남, 2008), ≪플로티노스의 ‘하나’와 행복≫(누멘, 2010), ≪플라톤주의와 독일 관념론≫(누멘, 2010), ≪박학한 무지 천줄읽기≫(지식을만드는지식, 2011), ≪사랑에 관하여: 플라톤의 ≪향연≫ 주해≫(나남, 2011), ≪플로티노스의 신비철학≫(누멘, 2011), ≪헬레니즘 철학사≫(한길사, 2011), ≪일치의 성사≫(공역, 분도, 2013), ≪박학한 무지≫(지식을만드는지식, 2013), ≪원인론≫(대전가톨릭대학, 2013)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