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그래도 꿈과 희망을 잃으면 안 된다.
나는 20-30 청춘들을 사랑한다.
그들은 나와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전우였고,
지금은 우리 사회에 희망과 새 힘을 불어넣는 새내기들이며,
장차 이 나라와 세계를 이끌어갈 미래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나는 임관 이후 38년간의 군 생활 동안
소대장으로부터 군단장까지 지휘관을 하면서,
양 어깨에 달려 있는 지휘관 견장을 볼 때마다,
한쪽은 나라를 지키는 임무를 잘 수행하라는 것이고,
또 한쪽은 국민들의 귀한 아들딸을 잘 돌보라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사랑하는 나의 청춘 전우들이 사회로 돌아갈 때는,
큰 꿈을 가지고 꼭 성공하는 삶을 살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하였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이 취업 걱정, 주택 마련과 육아 걱정, 그리고 어두운 앞날에 대한 걱정이 너무 커서, 때로는 결혼하고 아이 낳아 기르는 소박한 꿈마저도 포기해야 한다고 한다. 아버지 세대로서 참으로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나는 안타깝게도 이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능력은 없다. 그러나, 사람은 하늘이 무너지는 절망 속에서도 기어이 솟아날 구멍을 찾아낼 줄 아는 존재임을 나는 굳게 믿는다.
그래서 나는 내 아들딸 같은 이 시대의 청춘들이, 그래도 꿈과 희망을 잃지 말고 힘차게 도전하여, 한 번뿐인 소중한 삶을 성공과 행복으로 가득 가득 채우기를 바란다.
이 책은 그런 젊은이들에게 작은 지혜와 용기라도 보태 주고 싶은 마음에서 쓴 책이다.
나는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다. 그러니 훌륭하게 인생을 살았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더 많이 들어서, 여러분의 꿈을 이루는 데 필요한 지혜와 용기를 더 알차게 갖추어 가기를 또한 바란다.
나와 생사고락을 같이 했던 전우들에게 이 책을 바치며,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20-30 청춘들이 존경 받는 성공을 이루고, 행복도 놓치지 않는 삶을 살아 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2017년 새봄에
아버지의 마음으로 임관빈 (예)중장 씀
10 진실한 신앙생활 하기
오늘의 나를 만들어준 밑바탕은 크게 다섯 가지다. 첫째는 육군사관학교의 교육이고, 둘째는 독서이며, 셋째는 일기 쓰기, 넷째는 롤 모델 따라 하기, 그리고 다섯째는 신앙생활이다.
신앙은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이어서 다른 사람이 끼어들 수 없는 일이다. 신앙은 신과 개인 간의 직접적인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정신적이고 영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굳이 신앙이야기를 하는 것은, 나의 신앙이 오늘의 내가 있도록 한 실질적이며 중요한 밑거름이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동물들 중에서 유일한 종교적 동물이다. 이것은 우리 인간이 만물의 영장으로서 대단한 능력을 가진 존재이지만, 이러한 능력이 아이러니하게도 늙고, 병들고, 죽을 수 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스스로 깨닫게 하였고, 또 대자연의 큰 힘 앞에 서면 바다에 떠있는 한 장의 가랑잎 같은 존재인 것도 알게 하였다.
그래서 인간이 겸손해지고, 또 절대자를 통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며 영원한 생명을 얻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신앙의 바탕이라고 생각한다. 신학적으로 보면 이런 구조 자체가 신의 뜻이고, 죽음 뒤의 구원이 신앙의 본질일 것이다.
나는 신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논할 능력은 없다. 나는 다만 현실 세계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평범한 생활인으로서, 여러분에게 참고가 될까 하여 신앙이 나의 삶에서 가졌던 역할과 영향에 대해서만 잠시 이야기하겠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어릴 적부터 어머니 손에 이끌려 성당에 다녔던 카톨릭 신자다. 그러나 나는 우리 인류가 오래전부터 믿어 온 검증된 종교라면, 모두 다 건전한 신앙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는 군에 있을 때, 지휘관으로서 의례적으로 법당이나 교회를 가는 수준을 넘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정말 좋아하고, 목사님의 설교도 정말 좋아해서 법당이나 교회를 간 적이 많다. 그리고, 스님이나 목사님들이 쓴 책도 많이 보았다.
신앙은 나를 이렇게 살도록 이끌어 주었다.
첫째, 신앙은 무엇보다 사람은 모두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였다. 사람은 누구나가 하느님의 똑같은 사랑을 받는 존엄하고 소중한 존재이므로, 어떤 이유로도 사람을 경시하거나 차별하지 않고 같은 형제로 생각하게 하였다.
둘째, 신앙은 착하고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였다. 착하고 바르게 사는 것은 사람의 도리이며 하느님의 뜻이다. 그리고 그렇게 살 때 세상을 잘 살 수 있고, 하늘의 복도 받게 된다고 믿었다.
셋째, 신앙은 대접 받고 싶은 대로 먼저 대접해야 한다는 삶의 이치를 깨우쳐 주었다. 나는 이 말씀을 믿었기에 먼저 베풀고, 먼저 양보하고, 먼저 사과하고, 먼저 용서하는 것이 가능했고, 그래서 모든 인간관계를 좋게 유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넷째, 신앙은 나누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였다. 나누는 삶이 하느님의 사랑을 진실로 구현하는 것이며, 그래서 기꺼이 봉사하고 아낌없이 나누는 삶으로 나를 가게 하였다. 이런 믿음이 나의 삶을 더 큰 성공과 더 큰 행복으로 이끌어 주었다고 확신한다.
다섯째, 신앙은 어떤 역경과 난관 속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게 해주었다. 하느님께서 늘 우리를 지켜주시고 이끌어 주신다고 믿었기에, 아무리 힘들고 내 뜻대로 안 되는 일이 있어도, 결코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다.
신앙은 참으로 나약하고 부족한 게 많은 내가, 힘들고 험한 인생여정을 씩씩하고 꿋꿋하게, 그리고 기쁘게 걸어오도록 늘 지켜주고, 힘을 주고, 이끌어 주었다.
인생에서는 여러분도 장군이다.
에필로그
지금까지 참 많은 이야기를 한 것 같다.
아버지 마음으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해주고 싶은 말이 많았던 것 같다. 또 이것들은 내가 육군사관학교에 입교한 20세부터 61세에 공직을 마칠 때까지, 42년간의 삶 전체를 돌아보면서 쓴 이야기다 보니 여러분의 가슴에 와 닿지 않거나, 물리적으로 당장 다 할 수도 없고, 또 할 필요가 없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굳이 많은 이야기를 한 것은, ‘이런 지혜들을 20대에 일찍 알았더라면 젊은 시절의 시행착오를 더 줄일 수 있었고, 덜 힘들면서도 성과는 더 알차게 인생을 꾸려 왔을 텐데’ 하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생은 꿈과 목표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20대에 ‘인생밑천’을 잘 준비하고, 늦어도 서른 살까지는 자신의 ‘인생지표’를 확실히 세워야, 인생이 순조롭고 자신의 꿈도 잘 이루어 갈 수 있다는 지혜를 여러분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한 이야기를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희망을 절대 잃지 말고,
전략적 마인드를 가지고 인생을 좀 멀리 크게 보며,
인격과 지식을 끊임없이 갈고 닦고,
열심히 일하며,
봉사하고 나누면서 즐겁게 살아라”이다.
그리고 아무리 많은 것을 알아도 진짜 나의 힘이 되는 것은 단 하나의 지혜라도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임을 꼭 명심하고, 인생에서는 여러분도 장군이라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
내 아들딸 같은 사랑하는 20-30 청춘들에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정호승 시인의 ‘봄길’을 선물로 전하면서 이 책을 마치고자 한다.
봄 길
정 호 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 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