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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시 앤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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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시 앤 번

: 뒤죽박죽 과잉 청춘들의 열혈 성장기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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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680쪽 | 755g | 140*210*35mm
ISBN13 9788967904845
ISBN10 8967904843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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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게임을 처음 한 순간부터 기억나는 것은 ‘크래시’라는 이름이 내게 새롭고 중요한 존재로 다가왔다는 점이다. 게임 컨트롤러를 두 손에 쥐고 크래시가 화면에 등장하기만 하면 몇 시간이고 꼼짝 않고 앉아 있을 수 있었다. 나는 크래시와 내 친구들을 괴롭히는 퍼즐을 모조리 풀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삶의 매 순간을 집결해 비밀을 모두 찾아내며 절대 멈추지 않고 쭉 달리면 내가 뭔가 중요한 걸 놓쳤다는 느낌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래서 내 이름 스티븐 크래신스키는 게임에서는 ‘크래시’가 되었고, 게임이 만들어 낸 세계가 나만을 위한 것이라고 거의 믿었다. 저기 어딘가에. 그들은 알았다. 완전 알고 있었다. 내 이름과 움직이고픈 끝없는 욕구를. 다른 이유가 있을까? 아빠나 여동생, 울타리를 움켜쥔 뚱보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이 뭐라 하든, 집중할 수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절차가 있다는 게 그 비밀스러운 증거였다. 이 방면에서 나는 천재였다. 다른 사람이 알아차리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 pp.35-36

그러니 마법의 힘이다.
우리 아빠라고 불리며 내가 안전하고 보호받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야 하는 작자가 나를 멀리 보내 버리기로 결심했다는 점과 엄마 때문에 당장 보내지는 않으리라는 걸 꽤 빨리 알아챘다. 엄마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가족이 떨어져 지내는 건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지가 강한 엄마는 안타깝게도 아빠와 맞는 짝이 아니었다.
그렇게 자신을 제어하는 능력이 없는 나와 자기가 원하는 건 뭐든 끈질기게 얻어 내는 아빠를 고려해 볼 때 나는 그 순간 아빠가 날 자기 집에서 쫓아내기 위한 구실을 만들기 전까지 내게 주어진 시간이 한정적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나를 영원히 쫓아내려고.
계획이 필요했다. 아이디어나 콘셉트가 아닌, 실패할 염려가 없이 완벽한, 나를 제어하고 우리 집에서 계속 지낼 수 있으며 모자를 쓰고 항상 차렷 자세를 하고 서 있어야 하는 학교에 가지 않을 계획이 필요했다.
--- p.126

“데이비드를 정말로 걱정하는 거야? 정말?”
마음속으로는 우리가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동안 번은 오뉴월 아침에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사실상 알 수 있었다. 병원복을 입고 어쩌면 4월 21일에 그랬던 것처럼 진정제를 투여받아 내면을 뚫어져라 보며 병원 복도를 천천히 걷고 있는 번이 보였다.
번이 한번은 내게 10학년이 되기 전 여름에 몇 날 밤을 자기 누나와 뉴욕에서 보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는 모두가 엑스터시를 했고, 편안하게 축 늘어져서 끈적한 시간을 보냈다. 누나 친구 중 한 명이 번에게 몸을 웅크리고 다가와 자기는 호랑이에 푹 빠져 있어서 동물 조련사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번은 그 애를 보니 조련사 중 하나가 생각났다고 했다. 번이 그 애에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그 애는 번이 길들여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한다. 정말 그런 일은 없을 거라며.
나는 번이 갇혀 있는 우리에서 손을 뻗어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는 위험해. 언젠가는 우리 사이에 철장은 없고, 네 운도 쇠해서 내가 널 파괴할 날이 있을 거야.”라고 말하는 모습을 마음속으로 그렸다. 이 모든 게 마음속에서 들렸고, 번의 목소리는 크고 또렷했다.
--- pp.333-334

깜짝 놀랄 만큼 소리가 컸다. 귀가 찢어질 정도였다.
총의 힘에 놀랐다. 비디오 게임용 총에서 나는 제어된 소리를 들었고, 페이트볼 총, 에어소프트 소리도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이건 처음 듣는 소리였다. 크고 날카로웠다. 몸을 파고 들어와 반향이 사라질 때까지도 몸이 흔들릴 정도로 크고 날카로운 소리였다. 내 소리 한계점은 산산조각이 났고, 내 몸은 너무 겁을 먹어서 몸 전체의 떨림이 발포되는 총소리와 일치되는 느낌이었다.
번을 보니 총을 쏜 경험이 있는 것 같았다. 총을 다루는 게 정말 편안했고, 반동에 대비되어 있었다. 우리 모두 비디오 게임을 통해 AK-47이 M-16과 비교했을 때 반동이 강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M-16은 킥은 훨씬 빠르고 반동도 덜하다. 하지만 번을 보니 발포할 때 얼마나 균형을 잘 잡아 주는지 알 수 있었다. 비디오 게임만 해서는 진짜 총을 다룰 수 없다. 번이 그 총으로 연습을 했고 자기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 걘 뭔가 목표를 잡으면 해내는 애였으니까.
그 말인즉슨, 복도에 사망자가 있을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인질극 상황이 악화되었으며, 번은 그걸 즉시 알았을 것이다. 사람이 죽었다면, 걘 살인자이고, 벨트에 있는 스위치를 누르지 않고서는 그 사실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었다. 물론 그렇게 되면 나도 분명히 사라질 거였다.
총이 발포된 후 적막이 흘렀지만, 전혀 조용하지 않았다. 총 소리 때문에 귀가 울렸기 때문이다.
--- p.641

내 자신에게 행운을 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며 자기만의 악마와 싸우고 있는 당신에게도 행운을 빈다.
그리고 너도 행운을 빌게, 데이비드 버넷. 바라건대 언젠가는 너도 괜찮아질 거야. 널 더 이상 증오할 수 없어. 네 누나도 내가 널 미워하길 원치 않을 거고.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 너를 생각해, 록산느 버넷. 네 메모에 쓰여 있듯이 난 너와 너에 관한 모든 걸 기억할 거야. 앞으로도 영원히. 웃음 하나, 키스 하나하나, 내 성을 짓궂게 놀리던 것 하나하나, 우리가 함께 보냈던 짧았지만 놀라웠던 순간 전부를. 네 가르침은 내 삶과 네 남동생의 생명, 천 명 정도의 목숨을 구했어. 네가 내 삶을 얼마나 변화시켰는지 이야기하고 네가 내게 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기회가 없을지라도, 네가 알았으면 해. 지금은 이걸로 충분하거든. 이 자리에서 이 글을 읽지 못할지라도, 이 책은 너에게 바칠게.
매일 밤 어디에 있든지 네가 평화를 찾을 수 있기를 기도해.
--- p.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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