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_ 누군가 쓰레기를 버리는 곳에 화분을 두는 사람들01 시작 :: 제로웨이스트와 웨이스트 그 사이에서 시작다 받아주어서 바다라는 이름함께해요 해안 쓰레기를 주워보세요내가 버린 쓰레기에서 볼 수 있는 것들함께해요 생활 쓰레기를 모아보세요생활용품 다이어트는 평생제로웨이스트와 웨이스트 그 사이함께해요 간단한 DIY를 알려드릴게요02 공간 :: 덜어내고 더 좋아진 공간시장까지 열 발자국도시락에 수북이 담겨 있는 것들함께해요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녀보세요꾸러미와 포장지, 질문과 연결함께해요 농산물 꾸러미를 받아보세요부엌에서 그려지는 어떤 고리함께해요 채소를 끝까지 활용해보세요03 물건 :: 덜어내고 만나게 된 물건비누, 이 세계를 채우는 사라짐함께해요 비누는 건조가 중요해요누군가 주물 팬으로 요리를 해준다면함께해요 코팅 프라이팬이 걱정되나요옷이 가진 이야기가 가득 걸린 옷장함께해요 옷을 기부하고 싶나요그때의 나에게 건네는 위로함께해요 월경이 마냥 싫으신가요04 습관 :: 덜어내며 만들게 된 습관닳고 낡은 것, 자연스러운 것기회를 주는 일과 기다려 주는 일함께해요 공구를 배워보세요리셋병과 그 후유증밤 9시가 되면 벌어지는 일들잘 버리기 위해 미뤄둔 버리기함께해요 잘 버리고 싶나요05 변화 :: 제로웨이스트가 건네는 변화소비 시대를 재치 있게 건너는 방법옷을 입고 난 후 들여다봐야 할 것은함께해요 나의 스타일을 찾고 싶나요모든 것들의 아름다움을 지속하는 일나 하나 바꾸기 위해 나를 바꾸는 일더 깊이 알고 싶다면?
“누구나 더 나은 삶을 꿈꾸지 않나요?”제로웨이스트와 웨이스트 그 사이를 헤매는 우리의 삶,더 나은 내일을 위해 쓰레기 줄이기에 힘쓰는 사람의 이야기작가가 즐겨 쓴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제로웨이스트와 웨이스트 그 사이 어디쯤. 지구에 사는 인간의 현주소를 나타내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하루 중, 단 한 조각의 쓰레기도 만들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는 쓰레기를 만들 수밖에 없는 시스템 속에 산다. 목이 터지도록 환경보호를 외치는 까닭도 아마 여기에 있으리라. 의식적으로라도 노력하지 않았다면 인간은 진작 쓰레기에 잡아먹혔을지도 모를 일이다.쓰레기를 무한 생산하면서도 쓰레기를 없애는 데 노력을 기울이는 우리는, 작가의 말 그대로 ‘제로웨이스트와 웨이스트 그 사이 어디쯤’에서 헤매고 있는 것 같다. 둘 중 어느 쪽에 중심을 두어야 하는지는 잘 안다. 내일이라는 시간을 지속하고, 더 나은 환경에 살기 위해 쓰레기는 꼭 줄여야 한다. 하지만 사람은 몸이 편한 쪽을 따르기 마련. 만들기는 쉽지만 없애기는 참 어렵다. 알지만 못하는 것, 제로웨이스트 생활을 이어가는 사람들에게 존경심이 드는 이유다.작가는 어떻게 제로웨이스트의 시작을 마음먹을 수 있었을까? 본래 환경운동에 적극적인 사람인 걸까, 아니면 정신력이 유독 강하고 끈기 있는 사람인 걸까. 작가의 말에 따르면 ‘쓰레기를 줄이는 일은 당연하기보다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한다. 바닷가 근처에 살펴 바다를 보며 지냈던 적이 있었는데 당시 해안가에 넘쳐나는 쓰레기를 보았단다. 좋아하는 바다를 아끼고 싶은 마음에 틈날 때마다 바다에 나가 쓰레기를 주웠고, 나아가 일상에서 쓰레기를 줄일 방법을 고민하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한다. 즉 작가의 제로웨이스트 생활은 ‘환경을 보호해야 해서’ 시작한 게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아끼고 싶으니까’ 시작되었다. 이런 마음 위에 발현된 행동들은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제로웨이스트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물론, 기본적으로 공감 능력이 높고 올바른 도덕관념을 가졌다는 점이 기반이 되었겠지만 특별한 사람이 아니어도 충분히 해볼 수 있는 일이라는 말이다. “평범한 저의 이야기를 짧지 않은 짧지 않은 글로 꺼내 놓으면서 나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는 작은 확신 같은 것이 들었습니다.”라는 말처럼, 작가가 덤덤하게 풀어내는 평범한 일상은 우리에게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준다.비워야 한다는 강박보다는 덜어내는 유연함을,덜어내는 일은 내 삶의 여유를 만드는 일이 책이 좋은 점은 또 있다. 읽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다. 윤리적 가치를 주입하거나 강박적인 실천을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친환경’이라는 이름 아래 행한 일이 오히려 ‘친환경적이지 못한’ 결과를 초래한 경우도 솔직하게 고백한다. 완벽하게 비우기보다 유연하게 덜어내기를. 그리고 할 수 있는 만큼, 지속가능한 생활습관을 만들어가는 일상을 우리에게 보여줄 뿐이다. 당장에 ‘제로’가 될 수는 없으니 ‘제로’를 바라보며 한 걸음씩 나아가자고.쓰레기를 덜어낸 그 자리는 더 가치 있는 것들이 채워진다. 우선 사람이 채워진다. 제로웨이스트로 향하는 변화의 장면은 홀로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도 채워진다. 불필요한 것을 걷어내니 자신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제로웨이스트가 건네는 변화는 무궁무진하다. 당장은 작아 보일지라도 어느새 뒤돌아보면 그 변화는 꽤나 크다. 책은 총 다섯 개의 장으로 나뉘어 제로웨이스트의 시작과 제로웨이스트가 가져온 변화를 보여준다. 일상 이야기에 녹여냈기 때문에 그저 재미있게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책의 묘미가 있다. 쓰레기를 줄이는 작가의 생활 꿀팁이 곳곳에 숨어 있다는 점. 특히 ‘함께해요’ 코너는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싶은 입문자를 위한 실전 가이드라고 볼 수 있겠다. 이 꿀팁은 어느 한 부분에 국한되지 않는다. 채소를 남김없이 활용하는 법, 수제비누 보관법, 아로마 스프레이 레시피, 공구 쓰는 법 배우기, 안 입는 옷 처리법 등 ‘친환경’ 생활을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봤을 내용을 담고 있어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