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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1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496쪽 | 638g | 140*210*30mm
ISBN13 9788952241597
ISBN10 8952241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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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회사에서 일하는 게 좋다. 그게 여기서 일해온 유일한 이유다. 런던에서의 생계유지비에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으면서도 이 상황을 타개하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이유. 그러니까, 진짜 돈을 만지는 출판사에 지원하지 않는 이유. 거티는 내가 야망이 없다고 자주 말하지만, 그건 뭘 모르는 소리다. 나는 좋아하는 일을 할 뿐이다.
--- p.16

3호 문을 두드리는데, 신경이 그야말로 직각으로 곤두서는 느낌이 들었다. 초조하다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었다. 공황에 가까운 기분이었다. 정말로 저지르는 건가? 웬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침대에 잘 생각을 하고 있다니! 정말로 저스틴의 아파트를 떠나서?
오, 세상에. 어쩌면 거티 말이 옳을지도 몰랐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짓이다. 정신이 혼미해진 순간에 저스틴의 집으로 돌아가는 상상을 했다. 크롬처럼 번쩍번쩍 빛나고, 온통 하얗고 안락한 아파트로 돌아가는 상상을. 그가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지만 이런 상상은 의외로 별로 기분 좋지가 않았다. 아마 지난 목요일 밤 11시 무렵부터였을까? 저스틴의 아파트는 조금 달라져 보였다. 나도 마찬가지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 p.44

몸을 돌리니 밝은 갈색 피부에 검은 머리, 이만큼 떨어져서 봐도 너덜너덜한 남색 유니폼을 입은 남자 간호사가 보였다. 빨래 건조대에 걸려 있던 리언의 유니폼과 많이 비슷했다. 찰나의 순간에 우리의 눈이 마주쳤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돌리더니 엉덩이에 달린 호출기를 확인하고는 반대편으로 뛰어갔다. 키가 컸다. 리언일까? 확실히 알아볼 만큼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다. 그를 따라가려고 더 빨리 걸었다. 약간 숨이 차올랐고, 어쩐지 스토커가 된 기분이 들어서 속도를 줄였다.
--- p.145

우리는 마주 보고 섰다.
“너한테 절대 그런 짓 안 해, 티피. 내가 너한테 얼마나 빠져 있는지 알잖아.”
“빠졌었지.”
“뭐?”
“과거형으로 말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를 보고 싶지 않은 이유가 실은 퍼트리샤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왜 그를 만나고 싶지 않은지 그 이유를 알 수도 없었다. 퍼트리샤가 아니라도 뭐든 이유가 될 수 있었다. 그게 뭔지는 몰라도. 갑자기 뒤죽박죽이 되었다. 저스틴이 곁에 있으면 늘 이 모양이었다. 한껏 혼란스러워져서 생각의 기차를 놓쳐버리는 것이다.
--- p.189

“그래도 우리는 한때 행복했던 것 같아.”
그게 왜 중요하게 느껴지는지 모를 일이었다. 그가 나를 그따위로 취급하는데 왜 사귀었냐고 수군거리는 시선에 대한 반발 심리일까?
“물론이지. 특히 처음에는.”
모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맞아.”
내가 말했다.
“처음에는.”
--- p.238

“너와는 어디도 갈 생각 없어, 저스틴.”
나는 깊게 떨리는 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리고 너와 결혼하고 싶지도 않아. 나는 네가 나를 귀찮게 굴지 말고 내버려두기를 원해.”
이 말을 하는 상상을 아주 많이, 수도 없이 했다. 상처받은 얼굴을 하거나, 충격을 받아 뒷걸음질을 치거나, 손으로 입을 막는 그를 상상 속에서 늘 그려왔다. 울면서 나를 더 가까이 끌어당길 것이라고 상상했다. 완력으로 나를 붙잡고 놔주지 않을 것 같아 두려웠다.
하지만 그는 그저 황당해했다. 짜증난 얼굴. 열이 받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제까지 내가 자기를 심하게 오해하게 했으며, 모든 게 다 부당하다는 듯이.
--- p.405

어쩌면 여전히 그녀를 구해낼 수도 있을지 모른다. 청혼을 승낙했다고 해서 그녀가 반드시 결혼을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주시하는데 싫다고 말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밀려드는 위험한 희망을 느끼고는 있는 힘을 다해 그 희망을 잠재운다. 구원은 남이 대신해줄 수 없다. 자신을 구할 사람은 자신뿐임을 상기한다. 남이 해줄 수 있는 최선은 당사자가 준비가 되었을 때 옆에서 도와주는 것뿐이다.
--- p.419

나는 메모를 그의 코밑에 흔들며 요지를 일깨워주었다. 그러고는 메모지를 그의 셔츠 주머니에 끼워 넣었다. 그가 나를 끌어당겨 머리에 입을 맞췄다. 한쪽 입꼬리가 내려간 미소를 지으며. 이 모든 것이 너무도 좋았다. 도저히 가질 수 없는 걸 손에 넣은 것처럼, 우리가 너무 많은 행복을 차지해버려서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돌아갈 행복이 모자라게 됐다는 듯이.
--- p.494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재능 있는 데뷔작. 올리리의 소설은 수많은 웃음과 놀라움을 담고 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팬이라면 이 책에 열광할 것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Publishers Weekly)
새로운 조조 모예스의 탄생! 『미 비포 유』의 장점을 다 갖췄고, 끝내주게 재밌다.
- 영국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 (UK))
『셰어하우스』는 한 잔의 따뜻한 차 같은 소설이다. 독자의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상처받은 이들에게는 약이 되어준다.
- 리파이너리29(Refinery29)
『셰어하우스』는 팽팽한 대사와 매력적인 인물들을 보여주며, 시작부터 달달하고 유쾌한 로맨스를 풀어나간다. 한번 빠져들면 헤어 나오기 힘들 것이다. 우정과 사랑, 아픔 이후의 신뢰에 관한 따뜻한 이야기, 절대 끝나지 않기를 바랄 정도였다.
- 매디 도슨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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