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건축] 우리의 지혜로운 이상세계를 끊임없이 그린 선조들의 문화적 안목과 도덕적 실천을, 그는 지금 이 땅을 사는 우리들에게 열정적으로 가르친다. 또한 일그러진 우리의 현재적 삶을 질타하고 나아가 미궁에 빠진 우리의 건축이 빠져나갈 통로를 예시하여준다. 이 땅에 몇 남지 않은 우리의 옛 건축에 진실한 사랑을 듬뿍 담아 우리 건축의 지평을 한껏 넓힌 그의 글은, 따라서 건축가가 읽어야 하고 건축학자가 읽어야 하며 건축의 사용자가 읽어야 함을 물론이거니와, 내가 누구보다도 읽어보기를 권하는 이는 우리의 건축을 스스로 질문하기에 주저하지 않는 이다.
승효상(건축가·건축사무소 이로재 대표)
[고전으로서의 한국건축] 김봉렬의 이 책은 또 다른 답사기는 아니다. 그것은 지난 시대 한국건축의 탐험서이며, 해방 후 아마도 우리가 우리의 눈으로 읽어낸 한국건축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다. 또한 한국 건축인으로서는 최초의 지식인이 펴낸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지식인이란 실재하는 현실로부터 담론을 일궈내고 또한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며, 김봉렬 교수야말로 바로 그에 부합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한 개인을 두고 이렇게 과도할 정도로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는 것은 상대적으로 그동안 얼마나 건축계의 풍토가 메마르고 척박한 땅이었는지를 드러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그의 책은 단비와도 같다.
정기용(건축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옥시모론, 조선집의 아름다운 비밀] 그는 집 한 채에 사회·경제적인 축, 정신사적인 축, 건축 공간의 위상수학적인 분석이라는 축을 집어넣어 이 땅의 후미진 곳에 버려지다시피 한 이른바 ‘역사적 건축’에 대한 입방체적인 의미를 우리에게 또렷하게 그려내 보여준다. 김봉렬 교수의 건축적 사유는 주로 조선조 중기 사대부 계급의 빌라와 사택에 집중되어 있는데, 한 건축이 세워진 시대의 역사적인 밑면적을 실사한 다음 발주자의 지적 계보나 사상 체계, 세계관, 심지어는 집주인의 개성과 시시콜콜한 사생활에 대한 정보들을 그 집의 구조, 배치, 공간 패턴들을 분석하고 외양의 표정을 살피는 데에까지 긴밀하게 연관짓고 있다.
황지우(시인,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공포, 주심포, 다포는 이제 그만!] 김 교수의 연구는 한국 전통건축학사상 초유의 일이 아닐까? 게다가 한 학자가 썼으니 시각이 일관되어 한국건축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어 좋다. 더 금상첨화인 것은 글이 쉽게 씌어져 있어 비전문가들이 이해하기에도 전혀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 쉽기만 한 게 아니라 그의 연구에는 선배 학자들의 그것과 다른 독창적인 그만의 건축해석법이 있다. 그가 한국건축을 연구하면서 행한 접근법 가운데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도 건물을 무정물로 다룬 게 아니라 여러 상황적 조건에 따라 생겨난 유기체처럼 다루는 데에 있다. 대신 건물들을 살아 있는 것처럼 대하면서 그 건물이 어떤 구조로 집합되어 있는가라든가, 누가 언제 어떤 생각으로 무엇 때문에 지었는지에 대한 역사적 조건이라든가, 또 그 주변 자연과는 어떤 조화적 관계에 있는지에 대해 참으로 다각도로 접근하고 있다.
최준식(이화여자대학교 한국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