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20세기 후반의 소비는 부정적으로 말하면 협박형 소비였습니다. ‘이건 사지 않으면 안 돼요’, ‘이게 없으면 뒤처져요.’ 등등. 또는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치유’ 행위로 소비를 한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물건을 구입해도 마음이 치유되지 않고 안심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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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에서는 ‘사회 조류를 읽는 디렉션’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옷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패션은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고객은 자신의 가정과 일, 정치?경제 동향, 환경 문제, 문화 등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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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도 제일 위쪽에서 발신하는 사람이 있고 그것을 불특정 다수가 받아들이는 피라미드형에서 다수의 발신자와 다수의 수신자가 동시에 존재하는 구조로 변했습니다. 동시에 눈에 띄는지 아닌지, 유명한지 아닌지와 같은 가치관도 무너지면서 유행하는 패션이나 스타일 자체가 희미해져 지금은 모든 것이 평평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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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하는 쪽이 정말 재미있는 것을 제공하지 못하고 이른바 트렌드만 맹신하여 ‘트렌디한 것’을 판매한다면 팔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100개의 기억이 모두 똑같은 것을 트렌드라고 생각했다면 동질화는 당연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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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크리에이티브한 비즈니스랑 고수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 밖으로 나간다는 것은 설사 미움을 받아도 좋으니 계속 고수로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고수의 캐릭터를 잃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른 향으로 바뀌거나 부드러워진다면 더 이상 고수가 아닙니다. 그것을 바꿔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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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의 홈페이지에서도 트래드 마인드에 대해서 ‘옷의 역사와 전통에 경의를 표하며 동시에 혁신성을 부여하며 새로운 가치를 가진 현실적인 옷을 제안하는 것. 또 고객 한 사람 한 사람과 마주하여 어느 시대의 어떤 스타일에도 대응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유행이 달라져도 우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이 제품, 정말 좋아요’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고객에게 공감을 얻어 받아들여질 수 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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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나 디자인이라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매년 조금씩 변합니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말하면 원형이란 형태나 디자인조차 없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궁극적으로 ‘변해서는 안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골똘히 생각하다 보면 패션이 처음부터 가지고 있는 인간적인 것, 인간의 존엄이라는 생각에 도달하게 됩니다.

세계적인 거장,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구리노 히로후미와<br/>일본 최고의 패션 편집숍 유나이티드 애로우즈(UA)<br/><br/>이 책의 저자, 구리노 히로후미는 의류회사 스즈야에 입사 후 빔즈를 거쳐 1989년에 동료들과 UA를 설립했다. 무(無)의 상태에서 맨손으로 시작한 회사라 바이어 겸 디렉터로 활동했으나 거래처를 섭외하는 것조차 힘들고 적자가 이어져 고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꾸준히 시장을 분석하고 발 빠르게 고객이 원하는 옷을 제안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현재 UA는 일본 패션계의 정상에 올랐으며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우량상장사가 되었다. UA의 성장에 크게 이바지한 저자는 글로벌 정치, 경제, 음악, 영화. 예술 등의 사회 조류를 정확히 포착하고 일본 패션업계를 국내와 국제적 관점 양쪽으로 모두 논할 수 있는 세계적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그가 일군 UA의 성장 과정을 이 책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다.<br/><br/>트렌드를 이끌어온 지금까지의 세계와<br/>앞으로의 세계에서의 패션 비즈니스의 생존법<br/><br/>모두가 트렌드를 따르려고 애쓰지만 사실 트렌드는 사회 조류의 결과에 불과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트렌드를 따르는 것은 그저 빨리 따라 하는 것에 가깝다. 트렌드를 이끄는 자는 소비자들이 생활 속에서 어떤 것에 더 가치를 두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고민한다. 결국, 사회 조류를 만들어내는 것은 대중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지금까지 어떻게 사회 조류를 읽어냈는지, 앞으로 올 트렌드를 예측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설명한다. 그리고 우리 앞에 바짝 다가온 ‘트렌드 너머의 세계’에서의 패션 &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 방식을 제시한다. 유행에 민감한 패션업계에서 롱런하며 꾸준히 선두를 달려온 저자의 이야기에서 성공하는 ‘브랜드’에 대한 깊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