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조압력同調壓力, Peer pressure’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사회나 학교, 회사 같은 특정한 집단에서 의사를 결정할 때 소수의견을 가진 사람에게 다수의 의견에 맞추라고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소수의견을 가진 사람에게 입장을 바꾸라고 강제하는 것이니 이는 명백히 압력인 것이다. --- p.9
그렇기에 개개인의 생존 전략으로는 과반수에 속하는 편이 유리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동일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 같은 것을 지향하는 사람들만 존재하는 세상 또한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인류사회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의견을 내고, 새로운 이상을 추구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은 이 세상의 모든 소수들이었다. 과학기술 또한 새로운 발상을 전제로 발전된 것이기에 소수의 시도가 없었다면 대다수 사람들은 오늘날처럼 쾌적한 삶을 영위할 수 없었을 것이다. --- p.10
세상을 바꾸는 것은 동조압력에 굴하지 않고 집요하게 소수의견을 외치는 이 괴짜들인 것이다. 만약 당신이 성공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바로 이런 부류에 속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라. 남들처럼 해서는 결코 성공의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 p.71
의견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올바른지가 아니라, 그 의견을 말하는 사람이 얼마나 믿을 만한지 감정적 판단을 하는 사람들만 늘어간다. 중간은 없고 양극단만 있는 사회는 다양성이 없는 건조한 사회라는 점에서 불행하다. 일본이 그런 획일적인 세상으로 변질되어 가는 상황을 보면 이런 판국에 경제 대국을 자부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는지 묻고 싶어진다. --- p.127
민주주의란 어쩌면 소수를 괴롭힘으로써 사회의 안녕 을 유지하는 일지도 모른다. 원래 민주주의의 근간인 다수결이라는 규칙은 소수가 된 쪽의 권리와 의견을 무시함으로써 성립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 p.129
이를 막기 위해서 민주주의 쪽이 더 낫다는 논리가 성립되지만, 민주주의에도 큰 문제는 있다. 다수의 의견을 따르지 않았을 때 대중의 질시와 원망, 한탄의 소리를 모두 받아내야 한다. 또한 다수의 의견을 벗어난 정책을 펼치기 힘들기에 자칫하면 동조압력을 옹호하는 정치 체제로 변질될 위험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소수는 자의든 타의든, 취미든 기호든, 소수라는 이유만으로 법적 처벌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