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빠져나가 텅 빈 지방 중소도시 원도심과 농산어촌 시골 마을을 어떻게 다시 사람들로 북적대는 활기찬 삶터로 되살릴 수 있을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주민들의 자력으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고 지속 가능하게 할 수 있을까? 아직은 몇몇 안 되는 드물고 이례적인 사례일지 모르지만 마을호텔 사례들에서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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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건물을 짓지 않고 있는 건물들 특히 비어 있는 공간을 고치고 채워 서로 연결하면서 마을 전체를 하나의 호텔로 바꾸어 간다. 오랜 시간 마을에 존재했던 건물과 장소들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고 연결을 통해 새로운 생명으로 되살려낸다. 장소와 장소가 연결되고, 마을과 방문객이 연결되며, 모래알처럼 따로따로 존재하던 주민들이 연결되어 공동체로 거듭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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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으로 쌓아 올린 호텔에서 거둔 이익은 호텔기업체 본사가 쏙 뽑아가겠지만, 수평으로 펼쳐놓은 마을호텔의 수익은 마을 구석구석으로 스며들어 마을을 살리고 사람들 삶을 개선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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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건물 안에 필요한 모든 시설이 집적된 ‘수직적 호텔’과 달리, 호텔에 필요한 기능들이 마을 안의 여러 건물과 장소에 흩어져 연결된 이른바 ‘수평적 호텔’, ‘흩어진 호텔’을 ‘마을호텔’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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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없는 게 마을호텔에는 있다. 호텔에서 맛볼 수 없는 것을 마을호텔에서 만끽할 수 있다. 멋지게 고쳐진 오래된 집에서 달게 자고 일어나, 천천히 걸어 골목길 안 숨은 맛집에서 아침을 먹는다. 사진관 앞을 거닐다 찻집에 들러 강의도 듣고, 공방에 가서 손수 무언가를 만든 뒤 동네목욕탕에서 피로를 풀며 추억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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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적극적으로 인구 이동을 장려하고 세심하게 지원해야 한다. 사람을 필요로 하는 비수도권 지역, 특히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 신도시에 사람을 빼앗긴 원도심 지역, 도시지역이 아닌 농산어촌 시골 지역은 사람을 초대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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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전체가 하나의 호텔처럼 이어진 공주의 마을스테이는 방문객이 동네를 경험하며 일상의 쉼을 찾을 수 있도록 지역 주민과 기획자가 함께 소박하지만 특별한 로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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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스테이를 이루는 공간의 특징은 연결이다. 별도의 건물을 짓기보다 그 자리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던 공간에 역할을 부여한다. 공간을 통해 상인과 방문객이 연결되고, 길을 따라 흩어진 공간과 공간이 연결되어 마을스테이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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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공정여행이란 이름에서 유추해볼 수 있듯이 조합원은 하동군 주민들이고, 공정여행은 이윤이 주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구조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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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공간을 이어주고, 사람들의 마음을 연결하며 새로운 변화의 통로가 된다. 정선의 마을호텔18번가에는 골목길을 중심으로 펼쳐진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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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호텔은 하나의 플랫폼이다. 마을호텔18번가를 중심으로 기존 커피숍, 사진관, 세탁소, 식당 등의 상가들을 결합해 하나의 호텔처럼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주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지속 가능한 경제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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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동네 사람들의 관계를 회복하고, 찾아오는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부족한 인프라를 채워 간다면, 살고 싶은 노송동 문화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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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을 겪고 나니 원래 서촌에 있던 사람들 간의 단단함으로 거대자본이 들어와도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거대자본이 가진 힘에도 이겨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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