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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라 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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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라 버드

: 19세기 여성 여행가 세계를 향한 금지된 열정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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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5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439쪽 | 582g | 148*210*30mm
ISBN13 9788958830566
ISBN10 8958830565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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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이블린 케이Evelyn Kaye
이블린 케이는 영국에서 학교를 마친 후 유럽, 스칸디나비아, 멕시코, 에콰도르,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인도, 남극을 여행했다. 그녀는 갈라파고스 섬들을 배로 일주하고, 아마존 열대 우림을 여행하고, 그랜드 캐니언에서 래프팅을 즐기고, 콜로라도의 상그레데크리스토 산에서 말을 타고 여행했다. 최근에는 1878년 이사벨라 버드의 여행 경로를 따라 일본을 여행했다.

그녀는 맨체스터 가디언 보도국 최초의 여성 기자였으며 프랑스 로이터 통신에서 일했다. 그 후 미국에서 『뉴욕 타임스』 등에 글을 기고하는 저널리스트이자 여행 관련 책을 저술하는 작가로 활동 중이다. 『Who's Who in America』에 이름을 올린 그녀는 미국 언론인 작가 협회의 회장을 역임했다.
역자 : 류제선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일리노이 주립대 TESOL 석사학위와 연세대학교 인지과학과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외대 및 서울시립대 교양영어 강의교수를 거쳐 현재 한국외대부속외국어고등학교 영어과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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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9년 이사벨라는 어떤 위기가 닥쳐오고 있음을 느꼈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뭔가 도전해 볼 만한 일을 찾고 있었다. 그녀는 출판인 존 머레이에게 편지를 썼다. “나는 『노스 브리티시 리뷰North British Review』나 『굿 워즈』 등에 기사를 쓰는 일보다 좀 더 진지하고 전념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제게 어떤 제안을 해 주신다면 정말 기쁘겠습니다.”

그녀의 몸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이사벨라는 요통과 두통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여러 의사에게 가 보았다. 그녀가 수많은 증상들을 면밀하게 설명했지만 아무도 그녀의 요통과 다른 질병들이 왜 스코틀랜드 농부들의 이민을 준비하거나 미국으로 여행을 하거나 빈민촌의 좁은 계단을 올라갈 때는 완전히 사라지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뚜렷하게 나타나는 유일한 증상은 요통이었는데, 그것조차 변덕스럽게 나타나곤 했다.

건강에 대한 걱정은 점점 더 심해졌다. 그녀는 몸의 조그만 이상에도 몇 시간씩 걱정하면서 심한 우울증과 불행한 감정 상태에 빠져 들곤 했다. 심리학과 심리치료가 발달하기 이전의 시대였기에, 아무도 이사벨라의 병이 환경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만일 그때 누군가 그녀의 육체적인 고통이 그녀의 창의적 능력을 발휘하고 싶은 욕망과 그것을 계발할 기회가 없는 사회에 살고 있는 현실 간에 생긴 정신적 마찰 때문이라고 말했다면 모두들 웃었을 것이다. 이사벨라는 젠트리 계급 여성의 이미지에 자신을 맞추려고 노력했으며 에든버러의 안락한 중산층 생활 방식을 따르려고 애썼다. 그러나 그녀의 모험 정신은 갈증을 일으키고 있었다. 몸이 아픈 것은 그 극심한 좌절에 대처하는 그녀만의 방식이었던 것이다. 즉 이사벨라 내면의 감정적 분노가 건강 악화를 초래했던 것이다. ---p. 74~76

그녀가 탄 배 네바다 호는 마치 좋은 시절은 다 지난 퇴물 같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사벨라는 즐거운 마음으로 “크고 널찍하고 편안한, 오래된 미국식 노가 달린 증기선이었다. 갑판 위에 발코니가 있고 앞 돛대 위에 항로 안내인의 집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승객은 이사벨라 외에 일곱 명뿐이었다. 한 늙은 스코틀랜드 출신 의사와 네 명의 남자들 그리고 덱스터Dexter 부인과 그 아들이었다. 이사벨라는 승객들이 뜬소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는데, 네바다 호는 증명서 없이 항해하고 있다는 둥, 우측 현의 손잡이가 부분적으로 부러졌다는 둥, 손상이 너무 심각해서 몇 달 동안 배가 항구에 들어갈 엄두조차 못 냈다는 둥, 우측 현 바퀴에 달린 부표가 짧아졌다는 둥, 배에 물이 샌다는 둥, 그런 얘기들이었다. 이전 항해 중에는 배가 거의 가라앉을 뻔해서 승객들이 열악한 배 운항에 대한 항의서를 만들어 서명했다고도 했다. 급하게 수리한 지금도 가까스로 바다 항해를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수준이었다. 결국 대부분의 소문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위험한 현실과 위기의 징후는 풀 죽은 이사벨라를 자극했다. 태평양에 가라앉을지도 모른다는 위험에 직면하자 그녀는 병 속의 코르크 마개처럼 벌떡 일어났다. ---p. 83~85

이사벨라는 눈이 더 내리기 전에 반드시 대륙 분수령을 넘어 덴버에 도착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그녀는 맑고 차가운 공기 속에서 말을 타고 가파른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해발 1만 2,000피트 고지대에 있었는데 그곳은 공기가 매우 희박했다. 그리고 수북이 쌓인 깨끗한 눈에 반사되는 햇빛 때문에 계속 눈을 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흘깃 올려다본 해는 조명등처럼 강렬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나는 현기증과 탈진 그리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어지는 통증으로 너무 괴로워서 눈 위에라도 누워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대신 죽을힘을 다해 네 시간 동안 발을 질질 끌며 걸었다. 주위에는 파란 하늘을 향해 번쩍거리며 사나운 모습으로 찌를 듯이 서 있는 봉우리들의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정확히 어느 길로 가야할지 알지 못한 채, 그녀와 버디는 눈을 헤치며 앞으로 나아갔다. 가끔은 눈이 너무 많이 쌓여 있어서 말에서 내려 걸어야 했다. 드디어 대륙 분수령의 정상에 도착했다. 말을 탄 채 그곳을 지나면서 그녀는 저 멀리 밑에 있는 초록의 대평원과 덴버로 가는 길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말을 달려 내려갔고, 도중에 말을 탄 남자 한 명을 만났다.

“그는 그림 같은 아름다운 모습이었으며 아주 좋은 말을 몰았다.” “그는 챙이 넓은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있었는데 그 밑으로 숱 많고 가느다란 곱슬머리가 허리까지 내려와 있었다. 그의 태도는 정중하고 솔직했다. 그는 사냥꾼들이 입는 구슬로 장식된 사슴 가죽 옷을 입고 있었고 놋쇠로 만든 유달리 큰 박차를 하고 있었다.”

이사벨라는 그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개의 무기도 보았다. 안장 위에 가로 놓인 엽총, 권총집에 들어 있는 권총 한 자루, 벨트에 매달린 연발 권총 두 자루와 칼 한 자루, 등 뒤에 둘러매고 있는 카빈총 한 자루. 그는 사냥과 인디언들 이야기로 그녀를 즐겁게 해 주면서 좋은 길동무가 되어 주었다.
그가 다른 길로 떠난 후 이사벨라는 쉬기 위해 근처 오두막에 들렀다. 그 집의 여자는 “당신은 코만치 빌이 분명 신사라고 생각하셨겠지요.”라고 말했다. 이사벨라는 그 길동무가 서부에서 가장 악명 높은 무법자 중 하나로, 자기 가족을 학살한 데 대한 복수로 인디언들을 죽이는 데 일생을 바치고 있는 사람이란 사실을 알고는 무척 놀랐다. ---p. 152~154

일본이 전쟁에 패한 중국에게 시모노세키 조약을 체결할 것을 강요하는 것으로 1895년 4월 청일전쟁은 마무리되었다. 불안한 침묵이 서울을 뒤덮었다. 변화에 대한 많은 공문이 나돌았으나 실제로 일어난 일은 거의 없었다. 당시 이사벨라는 중국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서울을 떠나 있었는데, 그때 한국의 왕비가 일본인에 의해 암살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녀는 급히 서울로 돌아왔다.

자세한 사건의 전말을 들은 이사벨라는 공포에 떨었다. 10월의 어느 날 밤 일본 군사들이 궁으로 잠입해 들어왔다. 그들은 왕비를 만날 것을 요구했고 곧 방 안에 있는 그녀를 발견했다. “왕실의 대신이 왕비의 앞에 팔을 뻗치고 막아서서 왕비를 보호하려 했다. 일본 군사들은 그의 양팔을 칼로 잘라 버리고 다른 부위를 다시 한 번 칼로 내리쳤다. 그는 피를 흘리며 죽었다. 왕비는 자객들로부터 도망쳤으나 곧 붙잡혔다. 칼에 찔린 그녀는 마치 죽은 것처럼 바닥에 쓰러졌다. 그때 자객 중 하나가 왕비의 가슴 위로 뛰어올라 칼로 그녀를 찌르고 또 찔렀다. 일본인들은 왕비의 시체를 비단 이불로 싼 후 나무판자 위에 눕혀 소나무 숲으로 옮겨 가서 불태워 버렸다.”

방에 갇혀 있던 왕은 궁을 탈출하여 러시아 공사관으로 망명했고 러시아가 한국이 독립 국가로 존속되도록 도와줄 것을 희망했다. 그로부터 몇 주가 지나도록 외교적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이사벨라는 더 이상 중국 여행을 미룰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p. 392~394

어느 날 저녁 일꾼들이 이사벨라의 의자를 들고 마을의 여관으로 막 들어서려는 순간, 한 무리의 남자들이 막대기를 휘두르며 그녀의 뒤를 따라 오면서 “외국인 악마!” “어린아이를 잡아먹는 사람!”이라고 소리쳤다. 이사벨라는 바로 앞에 있던 여관 주인이 현관문을 닫으려 하는 것을 목격했다. 일꾼들은 의자로 그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섰다. 이사벨라는 급히 방으로 들어가서 문에 달린 튼튼한 나무 막대기를 잡아 당겨 문을 걸어 잠그고는 안전해지기만을 기다렸다.

바깥에서 들리는 고함 소리가 점점 더 커져 갔다. 사람들이 현관문을 부수고 앞마당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그들은 강목으로 그녀의 방문을 내리치기 시작했고, 쿵 소리를 낼 때마다 비명을 질렀다. 문을 내리치는 소리는 점점 더 거세지고 있었다. 이사벨라는 침착했다.

“나는 문 앞에 앉아서 권총을 꺼내들고는, 방으로 들어서는 그들의 다리가 보이는 즉시 방아쇠를 당기려고 준비했다. 방문을 막아 놓은 나무 막대기를 수시로 점검하고 그 사이로 난 틈으로 밖을 내다보며 심각한 위기 상황임을 절감하고 있었다. 날은 어둡고 탈출할 가능성은 전혀 없고 호소할 수 있는 인간성도 없고 희망도 없었다. 폭도들은 악마처럼 무자비했다.”

문 위이 막 뚫리려는 찰나에 고함 소리와 강목 소리가 멈추더니 갑자기 침묵이 내려앉았다. 갈라진 틈으로 밖을 내다보니 사람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그 지역 관리가 보낸 군대가 와서 그 폭도들을 해산시켰던 것이다. “그는 군대를 두 시간 이전에 보냈어야 했는데.”라고 이사벨라는 뾰로통하게 한마디 했다.
---p. 40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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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라 버드Isabella Bird

빅토리아 시대 영국 여성들의 우상 이사벨라 버드는 1831년 영국 요크셔의 버러브리지에서 영국국교회 목사인 에드워드 버드와 도라 로슨의 딸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건강이 좋지 못했던 그녀는 1854년 의사의 권유에 따라 캐나다와 미국을 차례로 여행했다. 건강을 회복하고 영국으로 돌아온 이사벨라는『미국에 간 영국 여인』이라는 책을 출간하여 기대치 않은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그 일을 계기로 여행과 글쓰기에 대한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깨닫는다.

그러나 이사벨라는 여성에게 강요되던 사회적 한계와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다시는 여행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자신의 창의적 능력을 발휘하고 싶은 욕망과 그것을 가로막는 사회의 편견 사이에서의 갈등은 이사벨라의 건강을 극도로 악화시켰고, 그것은 그녀가 다시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어 주었다.

이후 30여 년간 이사벨라는 오스트레일리아, 하와이, 일본, 인도, 티베트, 페르시아, 쿠르디스탄, 한국, 중국 등 세계 곳곳을 여행하였는데, 그녀는 매번 잘 닦여진 길을 피하고 그녀가 진정한 세계라고 믿는 오지로 여행했다.

이사벨라는 그 여행 이야기들을 모두 8권의 책에 담아냈다. 그녀는 이 책들에서 자신이 만난 사람들, 자신이 본 풍광, 자신이 경험한 모험을 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강력한 호소력과 생동감 있는 묘사로 그려내 논픽션 여행기라는 새로운 형식을 창조하여 대중적 성공을 거둠으로써 여행 작가로 인정받게 된다. 또한 그녀는 페르시아와 쿠르디스탄 여행 이후 1892년 여자로서는 처음으로 영국 왕립지리학회의 회원이 되었다. 이사벨라의 성공은 ‘여성 세계 여행가라는 부류는 19세기 후반의 가장 끔찍한 현상들 중 하나이다.’라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낸 것이어서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김수영의 시 「거대한 뿌리」에도 등장하는 그녀는 우리에게 이사벨라 버드 비숍이라는 이름과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이라는 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녀는 19세기 말 격변의 시대를 맞이한 조선을 4차례에 걸쳐 11개월간 여행하며 고종과 명성황후를 비롯한 왕족에서 빈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당시 우리나라의 모든 것을 이 책에 기록했다.

이사벨라 버드는 1901년 마지막으로 모로코를 여행한 후 1904년 에든버러에서 7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 이사벨라 버드의 주요 도서
『미국에 간 영국 여인』(1856) 『샌드위치 제도의 야자 숲, 산호초 그리고 화산에서 보낸 여섯 달』(1875)
『로키 산맥에서의 한 여인의 삶』(1879) 『인적미답의 일본 여행길에서』(1880) 『황금 반도』(1883)
『페르시아와 쿠르디스탄에서의 여행』(1891) 『티베트 인들 사이에서』(1894)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1898) 『양쯔 강 저 너머에』(1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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