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이야.
- 사랑하는 친구에게 사랑하는 친구가
물고기를 잡으러 나가는 꼬마곰 곰곰이에게 꼬마호랑이 호야가 말합니다. 혼자 있으면 외로우니, 편지를 보내달라고 말이지요. 호야의 부탁에 곰곰이는 파란 잉크와 카나리아 깃털, 종이와 편지봉투를 챙겨 강가로 나갑니다. 저녁이 되자, 곰곰이는 물고기 한 마리와 호야에게 쓴 편지를 챙겨 집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호야는 곰곰이의 편지가 반갑지 않습니다. 혼자 있는 동안 쓸쓸함을 달래 줄 편지가 필요했기 때문이지요.
다음 날, 호야는 편지를 조금 일찍 전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이번에는 우표까지 챙겨 강가로 나간 곰곰이는 길에서 만난 멋쟁이 거위와 뚱뚱한 물고기, 그리고 생쥐와 여우, 코끼리에게 편지를 배달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동물들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곰곰이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합니다. 가방 맨 당나귀와 키가 작은 긴코 아저씨도 마찬가지였지요. 하지만 날쌘 신발 토끼는 번개처럼 달려 곰곰이의 편지를 호야에게 전달합니다. 편지를 받은 호야는 기쁨에 겨워 덩실덩실 춤도 추고, 집안일도 즐겁게 해냅니다.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이야.'라고 말할 정도로, 곰곰이의 편지는 호야에게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호야와 곰곰이는 날마다 편지를 주고받습니다. 두 친구의 행복은, 다른 동물 친구들에게도 퍼져 모두가 편지를 주고받게 되지요. 그러자 너무 바빠진 날쌘 신발 토끼는 숲속의 토끼들과 함께 행복을 배달하고, 코끼리처럼 아프리카에 편지를 보내고 싶을 때는 비둘기가 항공 우편으로 배달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호야와 곰곰이는 따로 떨어져 있을 때도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냅니다. 호스를 가져다가 거실과 부엌, 강과 땅속을 연결하여 전화를 하는 것이지요. 호야와 곰곰이를 비롯한 숲과 강의 모든 친구들은 이제 편지와 전화로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호야와 곰곰이의 작은 아이디어로 숲과 강의 모든 친구들과 가족들이 함께 행복을 느끼고 나누게 된 것입니다. '행복'은 혼자서 움켜쥐고 있을 때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너도 나도 정답게 쪼개어 나눠 가질 때 가장 커진다는 것을 사랑스러운 두 친구를 통해 배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