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후대에 남겨주어야 할 진정한 자산이 무엇일지. 그것은 돈이나 물건이 아니라 아이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품격 있는 삶이 아닐까. 돈이나 물건은 쓰나미에 쓸려가 버릴 수도 있지만, 품격 있는 삶에 대한 기억은 상실되는 일이 없다.
그런 자세로, 오늘 하루 불안한 마음을 접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힘껏, 힘을 내놓는 걸 아까워 말고, 전력을 다해 살아보면 어떨까.
그런 삶을 사는 어른이 늘어나기를 기대하며 이 책을 세상에 내보낸다.
--- p.11
아무리 힘든 생활이라고 해도 그 속에는 눈을 빛낼 수 있는 요소가 있다. 그걸 깨닫지 못하거나, 혹은 그런 건 사는 데 아무 소용이 없다고 무시하면서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마음의 활기도 사라지고, 그러는 사이 일상의 색도 바래고 만다.
--- p.26
사람은 스스로의 생활을 점검하지 않으면 안 될 상태가 되고서야 비로소 자신이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고 무슨 말을 듣는가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었는지를 깨닫는 법이다. 극소수 인생의 달인을 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문제를 놓고 날마다 이리저리 고민하거나 우울해하며 산다.
그래서 한 가지 제안을 해본다. 자신이 의기소침해질 때면 그렇게 된 이유 가운데 ‘타인의 시선’이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지 따져보는 것이다. 그러고 난 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그 사람의 자유’라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려보자. 그러면 마음이 리셋되는 걸 느낄 수 있다.
--- p.39
나의 경우 ‘공백의 시간’이 없어지면 극심한 피로를 느낀다. 안 되겠다 싶을 땐 일을 마친 후 짧게라도 혼자 카페에 들러 ‘공백의 시간’을 만든다.
메일을 확인하지 않는다. 책을 읽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 대신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빌딩 가까이 서있는 나무들 옆 벤치에 앉아 바람의 기운을 느끼고 초록 향기를 맡는다. 고작 10분 남짓한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이걸로 스트레스 응급 처치가 된다.
--- p.41
이런 어긋남을 방지하려면 성급하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기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게 먼저다. 이것만 제대로 할 줄 알면 부부 사이든 부모자식 사이든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대부분은 자기도 모르게 조언부터 하려 든다. 상대가 고민거리를 안고 있을 때 ‘빨리 해결해야지.’, ‘뭔가 도움을 줘야 해.’라는 마음이 작동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부터는 선의에서 시작되었을 그 마음의 방향을 살짝 바꿔보시길. 엇갈림을 막으려면 문제가 무엇인가보다 우선 상대방의 마음이 어떤지 알려고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p.59
오래 되었어도 버리지 못하는 것에는 공통되는 뭔가가 있다. 책이든 식기든 필기도구든, 애착이 가는 것이라면 굳이 없애지 않고 간직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1년 내내 안 입은 옷은 아마 올해도 입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10년 후에는 입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은 즐겁다.
--- p.71
나는 프로와 아마추어를 나누는 기준을 돈에 두지 않는다. 그 기준은 자기 말고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가 아닌가, 그 한 가지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 활동을 자신만 즐기고 있다면 그것은 취미 생활이고 그 사람은 아마추어이다. 하지만 자신뿐 아니라 타인까지 행복하게 할 수 있다면 프로이다.
--- p.111
무딘 칼이란 잘 안 드는 칼이다.
아무리 갈아도 빛나지 않는다.
그런 칼 갈아봐야 소용없다고 하지만 귀 기울이지 않는다.
칼은 빛나지 않더라도 칼을 간 내 자신이 빛나기 시작하니까.
‘재능이 없으니까.’라고 생각하지 말고 근근이라도 계속한다.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말이다.
--- p.116
나는 자신의 싫은 점이나 나쁜 점을 신경 쓰는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좋아해야 한다고 의무감을 지우는 것 또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설령 자기 자신을 못마땅해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조언은 허기를 달래기 위해 식사를 하고 추운 날에는 몸이 얼지 않게 옷을 껴입듯이,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활동은 해야 한다는 정도에서 그치는 게 좋다. 그게 당사자에게 스트레스를 덜 주는 방법이다. 자기 자신에게서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을 알아차리는 사람은 그것을 극복할 힘을 가진 사람이기도 한 것이다.
--- p.129
순찰 강화쯤, 언뜻 대단치 않아 보이지만 실은 소중한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평온하고 안전한 우리의 일상이 실은 많은 사람들의 수고에 빚지고 있다는 것을.
--- p.147
젊을 때는 넘칠 정도로 많은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쉽다. 나이 들면서는 양뿐만 아니라 질이나 타이밍, 밸런스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신에게 ‘좋은 정도’를 찾아내는 것에 더해 상대에게 ‘좋은 정도’는 무엇인지까지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사람을 어른으로 만들어간다.
--- p.196
아침에 태어나서 저녁이면 죽는다. 아침마다 새롭게 태어나므로 어제의 기분에 질질 끌려다닐 필요가 없다. 내일의 빛은 내일 발견하면 된다. 오늘 하루만으로 족하다. 그런 마음으로 지낸다면 하루하루가 빛을 띠게 되지 않을까?
오늘 해야 할 하나하나의 일에 마음을 담아서 소중하게 해내는 것이 삶의 빛이 된다. 하루하루를 작은 일생으로 생각하며 살아가고 싶다.
--- p.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