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투병을 시작하면 환자의 간병을 중심으로 한 생활로 모든 가족의 생활 형태가 바뀝니다. 그 낯선 생활 형태가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가족 개개인이 일상 생활에서 최대한 협력해 나가야 합니다. 정신적으로나 물리적으로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생각한 것 이상으로, 환자를 중심으로 한 구심점이 확고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말기 암이 되면 가족의 결속도가 더욱 강해집니다. 일주일, 열흘을 기약하지 못하는 때가 되면 가족 중 누군가가 환자 곁에 머물며 정신적으로 의지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병원은 간호사가 전적으로 환자를 돌보는 체계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간병인이나 중학생 혹은 고등학생 가족이라도 좋으니 누군가가 환자 곁에 있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사나 간호사가 없는 동안에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병원으로서도 가족의 협력이 있어야만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족이 환자를 중심으로 결집함으로써, 가족 모두가 한 마음이 되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