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공황(moral panic)은 거의 모든 것에 대해 발생할 수 있다. 새로운 미디어 형식이나 테크놀로지가 등장할 때마다 사회는 자주 도덕적 공황을 겪는다. 이 새로운 미디어나 테크놀로지가 사회적 악에 모종의 책임이 있다는 식이다. 위험한 축음기, 외설스러운 라디오, 비윤리적인 영화, 그리고 명백히 타락한 텔레비전. 그 어떤 것도 검열을 피해가지 못했다. 1950년대 미국 사회가 눈을 돌린 곳은 만화책이었고 1980년대를 가장 걱정시킨 것은 락음악이었다. “게임탓”이 시작된 것은 1990년대 말 교외의 백인 아이들에 의한 학교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하면서부터다. --- 두 번째 판 : 두려워하라고 가르치는 사람들
한 “전문가”는 [매스이펙트]가 아이들의 성적 발달과 사회적 발달을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이 사람은 나중에 게임을 플레이해보기는 커녕 쳐다본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 패널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한 패널들은 비디오게임과 친숙하지도 않고 불편해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명백했다. 어떤 패널은 “이 게임을 보니 제가 나이를 많이 먹은 기분이 드네요. 아타리 [퐁]와 핀볼, 그리고 [팩맨(Pac-Man)]은 어떻게 된거죠?”라고 묻기도 했 --- 두 번째 판 : 두려워하라고 가르치는 사람들
그러나 미래의 학교 폭력범이나 총기 난사범들이 “폭력적인 게임을 많이 플레이”한다는 생각은 틀렸음이 입증되었다.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범인 애덤 랜자가 집 지하실에서 잔혹한 비디오게임을 강박적으로 플레이했다고 널리 보도되었다. 그러나 코네티컷주가 2013년에 내놓은 최종 사건보고서에 따르면 애덤 랜자가 비디오게임에 빠져있던 것은 사실이나, 그가 좋아하던 게임은 가상의 적을 쏘는 것이 아닌 업비트 팝음악의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댄스댄스레볼루션(Dance Dance Revolution)]이었다. 애덤 랜자의 최애 게임은 엄청 귀엽고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고전게임 [슈퍼 마리오브라더스(Super Mario Brothers)]인 것으로 밝혀졌다. --- 다섯 번째 판 : 학교 총기 난사 사건에 관한 엄청난 거짓말
부모가 자녀들이 비디오게임에 “중독”됐다고 불평하는 것을 자주 듣는다. 대개의 경우 자녀가 비디오게임에 정말로 중독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숙제나 잔디 깎기 같은 -자신들도 어렸을 적엔 그리 좋아하지 않았던- 일에 시간을 썼으면 하는 것이다. 우리가 개인적으로 별 가치를 두지 않은 활동에 많은 시간을 쏟을 때 중독이라 부르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술이나 약물에 중독된 것과는 명백히 다르다. 물론 비디오게임 플레이는 도박이나 섹스, 음식, 운동 등과 마찬가지로 중독적일 수 있으며, 중독되었는지 여부는 일상에서 학교 공부를 하거나 제시간에 출근하거나,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어 게임플레이가 간섭하는지로 확인할 수 있다. --- 여섯 번째 판 : 비디오게임 중독
15세 소녀 베로니카는 매우 내성적이어서 친구를 많이 사귀지 못했고 취미나 관심사도 많지 않다. 최근 온라인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플레이하기 시작했는데, 갈수록 게임에 더 많은 시간을 게임에 쏟으면서 원래도 그리 좋지 못했던 성적이 더 떨어져버렸다. 또한 게임에 모든 시간을 쏟아 부으면서 이전에 즐겼던 취미활동도 전부 그만두었다. 다른 한편으로 이 게임은 베로니카에게 전에 없던 행복감을 안겨주었는데, 게임을 통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남자친구까지 만나게 되었기 때문이다. 베로니카의 어머니는 어떤 콘텐츠가 적절한지, 게임에 할애하는 시간은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를 두고 둘이 자주 언쟁을 벌인다고 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듯 베로니카도 학교 숙제보다 비디오게임을 훨씬 재밌어한다. 하지만 베로니카는 괜찮은 학생이었고 별다른 이상행동을 보이지도 않았다. 엄마와 언쟁을 벌이긴 해도, 사실 베로니카의 나이를 고려하면 꽤 잘 지내는 편이었다. 문제는 베로니카가 학업보다 게임을 선호한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부모님의 우선 순위는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