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호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 인형은 까만 고양이 ‘댕이’인데, 그 덕분에 고양이가 나오는 책들은 100% 관심 만점입니다. 까만 고양이가 나오면 더할 나위가 없지요. 이처럼 책 중에는 고양이와 개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책이 참 많습니다. 그때마다 지호의 강아지 인형 ‘페키’와 고양이 인형 ‘댕이’로 이름을 바꾸고 두 동물 인형을 데려다 놓고 연극을 하듯이 읽어주면 그야말로 인기 만점이었습니다.
--- ‘주인공은 바로 우리 아기’ 중에서
새 책은 아니지만, 지호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책들을 읽어주고 싶을 때는 기차 같은 연결방식을 이용했습니다. 좋아하는 책 사이에 보여주고 싶은 책들의 그림을 슬쩍슬쩍 끼워 넣어 주는 방법이었지요. 돌 무렵 지호는 에릭 칼의 그림책을 대부분 좋아했는데, 유독 『요술쟁이 작은 구름』이라는 책만큼은 읽어주어도 잘 듣는 편이 아니었답니다. 그래서 『구름빵』이라는 책을 새로 사줬을 때 지호가 처음부터 너무나 좋아하길래 이 방법을 써보았습니다. 『구름빵』을 읽어주다 보면 노란 비옷을 입은 고양이들이 나옵니다. 그래서 다음 책으로는 노란 비옷이 나오는 삐아제리틀베이비픽처북의 『풍선을 팡팡팡』을 읽어줍니다. 여기에 하얀 구름이 나오니까 『하얀 구름으로 무엇을 할까』를 읽어주고, 구름에 대한 관심이 조금 생겼다 싶을 때 『요술쟁이 작은 구름』을 꺼내어 읽어주는 것이지요.
--- ‘새 책과 친해지기’ 중에서
지호가 아기 때부터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위해서 작은 신경을 썼습니다. 아기 때는 조그만 책장이 거실에 있었고, 일찌감치 6단 철제 책장이라는 것을 들여놓았습니다. 처음에는 책 표지를 보여줌으로써 책에 대한 관심을 끌어보고자 하는 의도였고, 점차 지호가 책을 좋아하게 되었을 때는 지호가 보아주었으면 하는 책들을 골라 꽂아놓음으로써 책 읽기의 방향을 유도하였습니다. 역시 손이 닿기 쉬운 곳에 있는 거실의 철제 책장은 지호가 책을 좋아하게 만들어준 공신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