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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와 조선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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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와 조선 연구

: 지양으로서의 조선, 지향으로서의 동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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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152*224*20mm
ISBN13 9791167070517
ISBN10 1167070518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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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   stayy5   평점4점
  •  출간 20220331, 판형 152x223(A5신), 쪽수 288
  •  특이사항 : 지양으로서의 조선 지향으로서의 동양 일제 식민사학 비판 총서 6-일제치하/항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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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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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제대는 제국대학 중 처음으로 식민지에 세워진 대학이었다. 그리고 확장을 꿈꾸는 일본제국의 입장에서는 그 길목에 세워진 ‘대륙 유일의’ 제국대학이기도 했기에 설립의 의미가 각별할 수밖에 없었다. 식민통치의 안정화라는 식민지적 과제와 대륙 진출이라는 제국적 과제가 중첩되는 지점에 식민지 조선은 위치했다. 일본의 제국대학이었지만 동시에 조선총독부의 기관이기도 했던 경성제대가 식민지 조선을 학술 탐구 대상으로 설정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이것은 일본의 다른 어떤 제국대학도 넘보기 어려운 독보적인 영역이었다.
---「프롤로그: 경성제국대학과 식민지 조선 연구의 궤적」중에서

경성제대의 조선사학은 오다 쇼고가 구축했던 식민주의 역사학의 제도적 기반 위에서 탄생하여 성장했다. 경성제대의 조선 연구가 서 있는 제도적 계보를 드러내기 위해서라도 오다 쇼고의 조선사학, 그리고 그 태동이 되는 조선반도사 편찬사업과 조선사학회의 활동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관료였던 그는 왜 ‘조선사’라는, 자기로서는 미지의 영역에 뛰어들었을까? 그 결정적인 전기가 되는 조선사학회란 어떤 단체였을까? 그리고 오다 쇼고는 이 조선사학회라는 단체를 통해 당시 식민주의 역사학이 직면했던 문제에 어떻게 대응했을까? 그리고 그 결과는 경성제대로 어떻게 이어졌을까?
---「1장 제도화되는 식민주의 역사학」중에서

이마니시는 일본의 관학 아카데미즘 속에서 ‘조선사’를 자신의 전공으로 표방한 첫 역사학자였다. 실제 학문적 이력을 보아도 “조선사로 시작해서, 조선사로 끝난” 명실공히 “조선사학의 개척자”였다. 특히 조선 고대사 분야에서 그는 일본 본토의 학계에서도 “다이쇼·쇼와 시기를 통틀어 거의 독보적인 존재”로 군림했던 역사가였다. (중략) 그에 대한 한국 학계의 평가도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한국 고대사의 말살과 왜곡의 기초를 다진 자”라는 혹독한 비판이 있는가 하면, “박사라는 호칭이 붙여져 불릴 만큼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한 “드문 학자”라는 엇갈린 호평이 지금까지도 공존한다.
---「2장 종속화되는 조선 고대사」중에서

후지쓰카는 한국, 중국, 일본의 지식인들이 얽혀 있는 당대의 방대한 지식인 네트워크를 추적해나간다. 전통적인 방식의 중국 연구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조선사학 연구자들이 해오던 조선 연구도 아니었다. 양자를 지양(止揚)하는 ‘동양 문화 연구’를 지향했다고 하겠는데, 이것은 후지쓰카의 스승이자 경성제대의 초대 총장으로서 사실상 대학 설립의 산파 역할을 했던 동양학자 핫토리 우노키치의 이상이기도 했다.

일본에서 성리학으로 대표되는 중국 송학(宋學)의 사상적 영향과 그 지적 궤적을 추적하던 아베 요시오는 식민지 조선에 건너와서는 퇴계 이황을 새삼 주목하여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으며, 이후 이황의 사상적, 도학적 전통이 어떻게 근세, 근대의 일본 사상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추적했다. 대상은 달랐지만 문제의식과 접근 방식은 후지쓰카 지카시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며, 궁극적으로는 그들의 스승 핫토리 우노키치가 경성제대가 출범할 당시 표명했던 바, ‘동양 문화 연구’라는 청사진 아래에서 진행된 것이다.

연행을 통해 청조 고증학의 석학들과 교유했던 조선 지식인들은 에도 한학의 전통에 서 있던 후지쓰카 지카시의 입장에서도 부럽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중략) 그가 반쯤은 동경하는 마음으로 담헌 홍대용에서부터 시작되는 조선 지식인들과 청조 지식인들과의 국경을 넘나드는 교류의 양상을 추적하여 질리도록 촘촘하게 그려내고 있는 것은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았다. 특히 주인공인 김정희에 이르면 후지쓰카 지카시는 같은 한학자, 즉 고증학 전통에 서서 존경과 흠모의 자세로 그를 다룬다. 김정희와 교유했던 청조의 명사들이 주고받은 편지와 시를 찾아 수록했고, 교유의 매개가 되었던 책, 그림, 비문 탁본 등을 꼼꼼히 조사했다. (중략) 후지쓰카는 완당이 보여준 이런 ‘혜안’은 그가 조선 지식인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조선 지식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성취한 것이며, 조선을 뛰어넘는 당대의 지적 거인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보았다.
---「3장 ‘국사’와 동양학 사이」중에서

조선에 건너오기 이전에 이즈미 아키라는 ‘리버럴한’ 식민정책학자로서 명망이 높았다. 그는 동화주의에 바탕을 둔 일본의 식민정책에 대단히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고, 식민지인들을 본위(本位)로 하는 식민정책을 지지하여 자치식민지를 지향했다. (중략) 심지어 그는 식민지의 자치를 지향하는 타이완 지식인들의 민족운동에서 이론적인 지주로 부상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가 경성제대 교수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른바 필화 사건을 당하게 된다. (중략) 경성제대 교수 자리까지 위태로워질 정도로 상황이 전개되었지만 다행히 해직(解職)의 고비는 넘겼다. 하지만 그 이후 그는 식민정책학자로서는 침묵하고, 국제법학자로서만 살았다. 이런 그의 침묵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4장 불가능한 조선의 식민정책학?」중에서

이 책이 다루는 주인공들에게 경성제대란 각자의 학문적 이력에서 맞닥뜨린 하나의 도달점 혹은 전환점을 의미했다. 오다 쇼고와 이마니시 류에게 경성제대란 그들이 추구했던 조선 연구의 도달점이었고, 후지쓰카 지카시와 아베 요시오에게는 그들이 추구했던 것을 조선 연구로 바꾸는 전환점이었다. (중략) 심지어 경성제대 교수로 부임하기 이전에 자유주의적 식민정책학자로서 식민지의 사정을 신랄하게 비판할 수 있었던 이즈미 아키라가 경성제대 부임 이후에 보여준 침묵 혹은 ‘조선 연구의 부재’마저도 경성제대 조선학의 특징을 보여주는 하나의 양상이었다. 그리고 이 부재와 침묵을 통해 드러나는 경성제대 조선학의 특징은, 1930년대 중반 이후, 다시 말해 제국 일본이 본격적으로 대륙 침략의 길로 들어선 이후로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것이기도 했다.
---「에필로그: 경성제국대학의 조선 연구, 그 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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