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오케스트라는 겉으로 보기보다 훨씬 덜 슬펐다. 어느 시점부터는 그 오케스트라가 즐겁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바다의 큰 파도가 돌진하듯 생명이 내 가슴에서 요동을 쳤다. 이어 의식이 빠져나가 나는 육체적, 정신적 부동상태에 접어들었다. 육체는 나무, 돌, 진흙, 그리고 전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렸다.
나는 결핵으로 죽었다. 하지만 내 죽음의 원인이 결핵이 아니라 어떤 위대하고 유익한 생각 때문이라고 말한다면 독자 여러분은 믿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사실이다. 이제 독자 여러분에 그 사건을 간략히 밝히고자 한다.”
--- 본문 중에서
“나 브라스 꾸바스가 스턴이나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의 자유로운 형식을 취했는지, 아니면 이 책에다가 ‘염세주의의 투정’을 집어넣었는지는 나 자신도 모른다.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죽은 사람의 작품이니. 난 이 작품을 우울의 잉크를 묻힌, 소란스럽고 밝은 펜대로 썼다. 그러한 결합으로부터 무엇이 나올지를 예견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 본문 중에서
오랜 시간이 흐르고, 사후의 삶을 오랫동안 살고 난 이후에도 위대한 책은 자신의 자리를 찾는다. 아직도 많은 책들은 재발견되어야 한다. 『브라스 꾸바스의 사후 회고록』은 아마 독자에게 이런 재발견의 기쁨을 맛보게 해줄 독창적이고 흥미진진한, 그리고 철저한 회의론자의 책이 될 것이다. 100여년 전에 씌어진 이 소설을 아주 ‘현대적’이라고 해도 지나친 찬사는 아닐 것이다.
―쑤전 쏜택
매우 독창적이며 다른 소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초인적인 냉철함이 돋보인다. 마샤두 지 아시스는 일종의 기적이며, 시간과 공간, 정치, 종교, 그리고 인간의 재능을 거짓되게 과잉지배한다고 하는 모든 설정을 극복한, 문학적 천재의 독자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나는 이 작품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해럴드 블룸
세르반떼스의 문학적 유산을 물려받았을 뿐 아니라, 그것이 지닌 힘도 되살려냈다. 마샤두 지 아시스는 19세기 라틴아메리카 소설이라는 하늘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다.
―까를로스 푸엔떼스
소설의 화자를 이미 죽은 사람으로 설정하여 그가 저승에서 이승의 삶을 회고하도록 한 것도 타성에 젖은 독자들의 관습적 사고를 비꼬고 흔들기 위한 것으로, 이것은 곧 기존 사회와 세계 나아가 우리의 삶 자체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롭게 바라볼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하겠다.
박원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