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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세요, 제가 준비해 놨어요
중고도서

떠나세요, 제가 준비해 놨어요

: 여행자를 유혹하는 여행 만들기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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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218g | 115*183*12mm
ISBN13 9788983928689
ISBN10 8983928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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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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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감정들이 있다. 그 많고 많은 감정 중에 나는 ‘설렘’이라는 감정은 우리의 일을 권태롭지 않게 만들어 주는, 식재료로 비유하자면 후추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중세 유럽에서는 후추 맛을 본 사람은, 후추가 없으면 누린내가 나는 고기를 이처럼 먹을 수 없다고 한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행하면서, 여행을 마치고 다음 여행을 꿈꾸면서 맛보는 설렘이 그러하다.
--- p.12 「들어가기 전에」 중에서

이 지역으로 출장 갈 때마다 자꾸만 눈에 들어오는 것이 마을에 방치된 빈집, 마을회관이었다. 이 공간들은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대상인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자원이기도 했다. 일본 나오시마섬의 ‘이에 프로젝트(빈집과 창고 등을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사업으로 ‘이에’는 일본어로 집을 뜻한다)’ 사례를 접한 나의 눈에 시골의 원형을 보존한 그 집들의 무한한 가능성이 엿보였던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수많은 유럽의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얻은 결론은 작은 도시의 관광자원은 곧 ‘집과 가게’라는 점이었다.
--- p.112 「흔적을 없애면 매력도 사라진다」 중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지 호기심 가득한 그들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우리는 우리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자, 여기 테이블에 놓여 있는 상품들을 구경하시고 만져도 보고 맛도 보시고 나서 상품평을 부탁드립니다.”
자리에 있던 외국인들이 테이블에 다가와 상품을 구경하고 음식을 먹어본다. 나는 그들 곁에서 상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최대한 그들의 생각을 알아내려고 했다
“다 보셨으면 자리에 앉아서 자유롭게 의견을 말씀해 주세요.”
앞에 서서 그들을 바라보며 질문을 하고 보니 내가 꼭 어학당의 교사가 된 기분이었다.
--- p.147~178 「가장 한국적인 것 중 가장 세계적인 것은?」 중에서

중국 여권 색깔도, 우리나라 여권 색깔도 아니다. 그의 국적이 99퍼센트 확실해졌다. 그 순간부터 심장 박동이 급상승했다. 한반도 평화관광 연구를 하며 정작 북한에도 못 가보고 북한 사람과 인터뷰도 못 해본 것이 내내 너무 아쉬웠는데 내 옆자리 그 남자가 북한 사람이라니! 태어나서 결혼하고 아들 낳은 순간 다음으로 떨리는 순간이었다.
--- p.180 「블라디보스토크 가는 길에서 맛본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초콜릿」 중에서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십리벚꽃길을 두 발로 걸어가며 아름다운 풍경도 보고 추억을 쌓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이 지역의 지자체에서는 봄에 상춘객들로 교통체증이 심하니 도로를 더 놓아야 한다고 국토부에 요구했다. 지자체 공무원과 관광개발연구원인 나는 이렇듯 너무도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 p.198 「섬진강이 라인강에 꼭 물어봐야 할 몇 가지 질문들」 중에서

식사를 마치고 응접실에서 아주머니와 잠시 담소를 나누게 되었다. 나는 부러움 반, 진심 반을 담아 말을 건넸다.
“이런 집에 사시다니 정말 좋으시겠어요. 부러워요.”
상상하지도 못할 말이 돌아왔다.
“서울이 더 좋지 않아요? 서울은 모든 게 현대적이잖아요. 파리는 너무 올드해요.”
무엇인가로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이곳 주인아주머니처럼 살면 부러울 것이 없는 줄 알았는데, 서울에 돌아가서 또 바쁜 하루하루를 어떻게 견뎌낼지, 이곳을 향한 그리움을 어떻게 이겨낼지 마음 한구석이 답답하기만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 p.204 「파리의 중심에서 서울을 떠올리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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