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에 대한 관심이 오늘날의 닷컴 열기와 비슷했던 20세기 초 무렵, 랭글리는 당시 가장 권위 있는 기관 중에 하나였던 스미스소니언 학술협회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는 대인관계가 매우 능통한 사람이었다. 하버드를 거쳐 좋은 직장에 들어가 쌓은 인맥은 나무랄 데 없이 훌륭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그는 미 육군성에서 당시 돈으로 5만 달러나 되는 어마어마한 지원금을 받아내어 비행기계를 발명하는 일에 착수했다. 그는 이름을 날리던 당대의 모든 지식인을 알고 있었으며, 그 중에서도 최고의 지식인들만 고용했다. 시장상황도 훌륭했으며, 자본과 직원들의 능력도 부족함이 없었다. 뉴욕타임스는 랭글리를 집중 취재했고, 그 누구도 랭글리가 비행기계 발명에 성공할 것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처럼 랭글리가 최적의 환경에서 비행기계를 발명하느라 열을 올리던 무렵, 약 160킬로미터 떨어진 오하이오 주 데이턴에 사는 올빌과 윌버 라이트 형제는 그 어떤 조건도 갖추지 못한 채 기행기계 발명에 착수했다. 라이트 형제는 자전거 가게에서 일하면서 비행기계 제작에 필요한 자금을 직접 조달했다. 올빌과 윌버 모두 대학 교육을 받지 못했고, 뉴욕타임스는 물론 그 어떤 언론도 이들 형제를 취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1903년 12월 17일, 동생 올빌을 태운 비행기계가 하늘을 날아올랐다. 12초라는 짧은 시간에 불과했지만 외부의 어떤 도움도 받지 않고 이뤄낸 성공이었다. 그 반면, 랭글리에게 주어진 성공의 기회는 천만 명 중 한 명이 가질까 말까 한 특별한 것이었으나 결국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pp.9-10
앞으로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시대의 라이트 형제를 만나볼 것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어떤 악조건에서도 낙담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냈다는 데 있다. 이들은 보통 사람의 범주를 벗어난 특별한 존재인 ‘아웃라이어’가 아니다. 오히려 보통 사람과 다를 바 없지만 가치 있는 존재인 ‘인라이어’이다. ---p.11
티치포아메리카는 비영리단체로 낙후된 지역에 사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를 선발하고 파견하는 단체다. 오늘날 이곳은 미국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장 10위에 오르는 등 큰 인기를 자랑하고 있어 하버드와 예일대, 스텐퍼드대 등 미국 제일의 명문 사립대 출신 학생들조차 교사 선발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잘 가르치는 교사와 그렇지 못한 교사의 차이가 현격했다는 점이다. 놀랍게도 처음 교사를 선발할 때 기준이 되었던 객관적인 요소들, 즉 어느 학교 출신인지, 충분한 동기가 있는지,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는지 등은 교사의 자질을 측정하는 데 별 쓸모가 없었다. 아이를 잘 가르칠지를 예측할 수 있는 요소는 오로지 ‘그릿’에 있었다. 비슷한 환경과 비슷한 지능의 학생들 사이에서도 학업성취도가 개개인별로 큰 차이를 보였는데, 그 차이를 만드는 것도 그릿에 있었다. (중략) 그릿이 높은 아이일수록 모르는 것에 집중해서 연습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릿이 높은 아이들은 최종 우승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취약점을 개선하고 실력을 발전시키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그릿이란 결국 도전적이고 어려운 과제에 집중하는 능력으로 쉽게 말해서 ‘끈기’와 ‘장기목표에 대한 열정’을 뜻한다. 따라 그릿이 높은 사람은 실패나 역경, 슬럼프를 극복하고 장기 목표를 향해 여러 해에 걸쳐 꾸준히 정진한다. ---pp.22-25
충격적이게도, 인센티브를 제공해 동기를 부여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평균 3.5분의 시간이 더 걸렸다. 인센티브를 제공해 좀 더 창의적으로 생각하도록 유도했는데도 정반대의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 실험은 그동안 40년이 넘게 재현되었지만 한 번도 반대의 결과가 나온 적이 없다. 그렇다면 비즈니스계에서 횡행하고 있는 보너스나 커미션, 인센티브는 도대체 일의 성과를 올리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p.72
미국에서만 25만 가구를 TV 앞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세계 최대의 글로벌 1위 홈쇼핑 업체인 QVC는 2001년 6월, 새로운 시도를 감행했다. QVC의 캐나다 채널에서 당시만 해도 인지도가 거의 없던 한국의 아주 작은 중소기업이 만든 새로운 주방용 밀폐용기를 선보인 것이다. (중략)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의 전화주문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몰라 반신반의하면서 준비해놨던 당일 물량 5,000세트가 순식간에 매진되는 순간이었다. (중략) 밀폐용기 하나로 전 세계를 장악한 사나이, 김준이 회장의 락앤락 성공신화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해외에서의 성공 스토리가 알려지자 락앤락을 작고 이름 없는 업체가 만든 제품이라며 외면하던 국내 홈쇼핑에서도 러브콜이 밀려왔다. ---pp.93-95
“사람들이 원하는 최고의 맛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고민을 거듭한 끝에 모스코위츠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깨달았다. 그는 그동안의 실험에서 ‘잘못된 질문’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완벽한 펩시, 완벽한 커피는 하나가 아니었다. 여러 개일 수 있었다. 그런데 회사들은 무조건 하나의 완벽한 제품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의 기호는 생각보다 다양해서 그들은 슈퍼마켓에서 살 수 있는 맛이 아닌 그 이상의 무엇을 원했다. 기존의 조사 방식으로는 그 맛이 무엇인지를 알아낼 수 없었다. (중략) 모스코위츠는 “마음은 혀가 원하는 것을 모른다”는 말을 즐겨 했다. 이것은 인라이어의 세계에서도 진실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안다고 해도 그것을 말로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인라이어들의 미래를 내다보는 판단력은 바로 이럴 때 발휘된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 그들의 가려운 곳을 먼저 알아보고 그것을 제품화해서 내놓는 것이다. ---pp.182-184
남들이 생각하는 방식의 성공을 이루지 못했다고 좌절할 필요가 없다. 대기업에 취업하거나 세상이 마련해놓은 그럴듯한 일자리를 잡는 것만이 성공은 아니다. (중략) 인라이어가 된다는 것은 경쟁의 질서 안이나 바깥에 머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위에 서서 스스로 룰을 만드는 것이다.
---p.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