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동기 이정재를 보면서 자신감이라는 걸 배우게 된다. 스타가 되려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걸 이정재가 알려준 것이다. (…) 스스로 싸구려가 되지 말자고 다짐을 한다. 모두들 내 연기를 보고 웃을 거라는 자기 최면을 걸면서 복귀할 날만을 기다리며 마지막 전투방위를 성실하게 수행한다.---p.47
2000년, 재석은 MBC에서 ‘스타 서바이벌 동거동락’으로 MC계에 성공적으로 발을 들여놓는다. 그 프로는 그 후로도 계속 진화 되어가는 유재석만의 진행이 시작한 곳이다.---p.77
이런 얘기를 유재석도 라디오에서 살짝 한 적이 있다.
“예전에는 나 혼자 재미있으면 되고, 내가 재미있으면 만족했다. 그런데 요즘은 나보다 프로그램 전체를 보고 주변 분을을 보게 된다. 그래서 예전보다 더 피곤하다.”
자신보다 남을 돋보이게 하면 결국 프로그램 전체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그가 돋보이게 하여 스타가 된 사람들은 여럿이다. 〈무한도전〉의 박명수, 정형돈, 정준하, 하하가 있고, 〈해피투게더〉에서도 함께하는 박미선과 신봉선이 그렇다. 최근의 G4 개그맨들이 그렇다.---p.181
재미있는 사람이 되려면, 유재석처럼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려면, 스스로 게이머가 되어야 한다. 무엇을 하든 그냥 하기보다는 게임의 방식으로 할 순 없을까, 틀을 만들 수는 없을까를 고민해야 한다.---p.192
초보 예능 작가 시절, 개그맨들 주변에는 왜 이렇게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지 궁금했다. 이휘재가 와서 “형, 어제 어디를 갔었는데 말이야……” 하면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는데 어찌나 웃기고 재미있는 일이 많은지 웃으면서도 속으로는 궁금했다. 게다가 등장인물들을 흉내까지 내니 얼마나 더 재미있겠는가. 이문세도 이홍렬도 김국진도 만날 때마다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쏟아내곤 했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얼굴이 알려진 사람들이니까 어디를 가더라도 이야기들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물론 유명인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에피소드들도 있지만,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 얼마나 자신의 삶을 재미있게 들여다보는가에 달렸던 것이다. 같은 일을 보고도 누구한테는 그저 그런 일이, 어떤 사람한테는 신기하고도 놀라운 일이 되는 것이다. 결국,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찾아내는 것은 자기한테 달린 것이다. 나만의 스토리, 나만의 에피소드를 가져야 한다. 웃긴 이야기를 메모할 필요는 없다. 그 시간에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잘 생각해보라. 오늘 일어난 일, 본 일, 들은 일을 생각해보라. 어제 있었던 일, 자신의 얘기가 아니면 들은 얘기 등 어떤 일이든 좋다. 남들에게 얘기할 수 있는 걸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건 에피소드는 어디 멀리 있거나 책에 있는 게 아니라는 거다. 자기 주변에 널려 있다. 가까운 사람 주변에도 많이 있다. 다만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p.210,212
만나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면 웃음의 소재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물론 관찰의 전제는 상대방에 대한 애정일 것이다.---p.211
캐릭터의 힘은 강하고 생명력이 길다.---p.243
혹시 주변에서 자신의 존재감이 미미하다고 느끼는 분이 계시다면, 미친 척하고 자신을 얘기할 때 ‘OOO 누구누구입니다’라고 얘기하는 버릇을 들여라. 예를 들어 “안녕하세요? 훈남 OOO입니다.” 혹은 “처음 뵙겠습니다. 남들이 저를 보고 아이유래요. 한숨 쉬면서 ‘아이유~’라고요.”
그러면 아마도 사람들은 당신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물론 스스로 캐릭터를 붙이는 것이 못내 쑥스러운 분들은 다른 사람의 특징을 잡아 캐릭터를 잡아주면 된다. 어쩌면 그렇게 하는 것이 더욱 당신을 돋보이게 할 확률이 많다. 왜? 유재석도 그랬으니까.---p.245
내가 유재석에게 말하는 법, 재미있게 대화하는 법, 노는 법을 배우고자 했던 건, 살아 있을 때 나와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내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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