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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괜찮냐고 시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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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괜찮냐고 시가 물었다

: 시 읽어주는 정신과 의사가 건네는 한 편의 위로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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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2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40g | 135*210*16mm
ISBN13 9791192097053
ISBN10 119209705X

업체 공지사항

문제집, 수험서, 대학교재, 만화 등 반품불가
문제집, 수험서, 대학교재, 만화 등 반품불가
초판X, 띠지X
초판X, 띠지X, 만화 및 문제집(수험서) 반품X
문자O, 전화X, 가격문의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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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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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느껴보고자 하는 과정은 진료실에서 환자분을 만나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짧은 단어 안에 담겨 있는 커다란 마음을 같이 들여다보고 이해해 보려 합니다. 이를 위해 어디로든 치우치지 않은 보편적인 마음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마음을 준비하는 과정에 시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고,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미래가 불안해 한 걸음 떼는 것을 주저하는 이들에게 시를 권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어루만지고, 관계를 돌아보고, 삶의 방향성을 다잡게 하는 시를 고르다 보니 한 권의 책이 되었습니다.
---「프롤로그 : 내가 시를 읽는 이유」중에서

의젓하고 성숙하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역할만 하다가 갑자기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고 위로와 조언을 구하려고 하면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어리광을 부리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겠지요.

어리광처럼 느껴지는 건 그 과정이 일시적인 퇴행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견고하게 쌓아올린 벽에 조금의 틈을 내는 것이니까요. 이 틈으로 인해 벽이 무너지면 어쩌지, 이 틈으로 새 나온 마음 때문에 상대와의 관계가 안 좋아지면 어쩌지 하는 불안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전한 상황과 관계에서는 이따금 적당하게 퇴행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이를 통해 내 마음을 보이기도 하고, 공감받기도 하며, 상대와 가까워진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고 난 후에 다시 이 틈을 메워 원래 내 모습으로 잘 돌아올 수도 있어야죠.
---「방어기제 : 나는 괜찮다는 거짓말」중에서

매일 잠들 때, 그리고 눈을 뜰 때 ‘내일 특별한 일이 뭐가 있겠어’, ‘똑같은 일상의 반복인데 왜 살아야 하는 걸까’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여러분의 의지로 즐거운 하루를 만들어보세요. 회사에 가는 의미를 모르겠다며 고민하기보다는, ‘회사 가는 이유가 별것 있나. 그냥 월요일이니까 가는 거지’ 하는 삶도 충분히 괜찮습니다. 대신 점심시간에 좋아하는 메뉴를 먹겠다고 결심하는 것처럼, 스스로에게 당장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주는 거죠. 이러한 일에 익숙해지면 자신만의 작은 프로젝트를 구상할 수도 있겠지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설렐 만한 이벤트를 선물하는 겁니다.

우리가 살아내야 하는 것은 관념적인 삶이 아닌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지금입니다. 삶을 일상의 영역으로 가져오세요. 그리고 그 삶을 이루는 하루하루를 즐거운 기분으로 채워보세요. 우리에게는 괜찮은 삶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분명히 있습니다.
---「무기력 : 삶의 의미 대신 행복을 찾는 연습」중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P는 엄마에게 희생을 강요한 적이 없습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자기 자신보다 자녀에게 가치를 두는 삶을 선택한 것은 엄마 자신입니다. 내가 요구하지 않은 것에 대해 보상을 바란다면, 엄마가 착각하고 있거나 과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너무 냉정하게 들린다고요?

하지만 이는 진정한 의미에서 엄마를 존중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나와 엄마 모두 각자의 몫을 질 수 있는 성인입니다. 일상의 사소한 부분까지 엄마에게 의존하던 어린 시절에서 벗어나 점차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삶을 선택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입니다. 통과의례와도 같은 일을 엄마가 받아들이지 못하리라 단정하는 것은 오만일 수 있어요. 엄마가 나를 독립된 개체로 놓아주길 원하는 것처럼, 우리도 엄마를 독립된 개체로 놓아줄 수 있어야 합니다. 엄마에게는 엄마의 몫이, 나에게는 나의 몫이 있습니다.
---「독립 : 부모의 자랑이 되어야 한다는 의무감」중에서

과거의 관계에서 시작된 슬픔이 계속해서 선택을 결정하도록 허락한다면, 물속의 풀잎처럼 슬픔에 휩쓸려 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조류에 따라 허우적대는 풀이 아니라 슬픔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떼가 될 수 있습니다. 거슬러 오르는 과정은 힘들고 버겁겠지만, 넘어서는 빛나는 순간을 향해 한 걸음 떼보는 것이 어떨까요. (…)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사랑할 자격이 있습니다. 다만 이 자격을 의심할 때 사랑받을 능력을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지요. 사랑한다고 말하는 상대방의 말을 의심하고 시험하려는 대신 이번에는 다르게 사랑해 보려는 마음을 가져보았으면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꾸만 두려운 마음이 생긴다면 주문처럼 다음의 말을 되뇌어보면 좋겠습니다. “괜찮아, 내 잘못이 아니야.”
---「애착 : 사랑을 계속해서 시험하는 사람」중에서

마음이 힘들 때 가장 피해야 할 행동은 그 일을 소재로 계속해서 생각을 이어나가는 것입니다. 해야 할 일도 하지 않고 시간을 다 비워놓은 채 혼자 가만히 앉아서 그에게 들었던 말을 곱씹고, 이랬으면 어땠을까 저랬으면 어땠을까 후회하면 슬픈 감정이 끊임없이 재현되며 상황에 더욱 몰입하게됩니다. (…)

이 시간을 덜 힘들게 보내기 위해서는, 생각은 조금 나중에 하고 힘에 부쳐도 최대한 눈앞에 있는 일상적인 일들을 하면서 지내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에 휴가를 내고 집에 틀어박혀 이별만을 반복해서 생각하는 것보다 회사 화장실에서 잠깐 울더라도 출근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한 가지 생각에 몰두하며 상처를 더 깊이 내고 덧나게 하는 것보다 감정이 옅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상처를 잘 아물게 하는 방법입니다.
---「이별 : 사랑이 지나간 자리에서」중에서

일로 에너지의 대부분을 소진하게 되면 일과 나의 구별이 없어지고 일상이 삭제되기 마련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일까지 잘 안 되면 나라는 사람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것 같고, 일이 힘들면 내 인생이 힘들게 느껴져요. 일하는 나, 공부하는 나, 열심히 노력하는 나의 등을 밀어줄 수 있는 건 일상을 살아가는 나인데 말입니다. 시간을 많이 소비하지 않더라도 작은 행위 하나를 통해 일이 전부가 아니라 다른 일상이 있다는 걸 인식해야 합니다. 그래야 일도 인생의 일부로 받아들여져서 일에서의 부정적인 느낌이 나 자신이나 인생 전체로 확대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번아웃 : 일하는 나를 위한 최소한의 예의」중에서

나를 사랑하는 일은 나라는 존재에 대한 사랑이지 나의 선택에 대한 사랑은 아닙니다. 나라는 존재는 내 모든 생각과 선택, 행동을 합친 결과물입니다.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그려두고, 이를 위한 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모든 가치와 행위의 도달점이 아니라 시작점입니다. 다시 말해 선택을 앞두고 가장 먼저 나를 사랑해 주는 방향으로 생각하자는 것이지, 내가 한 선택을 무조건 지지하며 합리화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내가 내린 모든 선택을 용인하는 데에 활용되곤 합니다. 나를 위한 선택인지 곰곰이 생각해 본 후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이지, 나를 위한 일이니 다 괜찮다는 사고방식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자기애 : 나를 사랑한다는 착각」중에서

다만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의도를 짐작할 수 없이 비어 있는 모호한 영역에 대한 것입니다.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그에 관여한 수많은 사람들과 그 사람들을 둘러싼 환경의 변수들을 모두 조합하여 매번 객관적이고 타당한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보다는 ‘나 왜 이렇게 됐는지 알아’와 같이, 얼핏 합리적으로 보이는 가설을 만들어 이야기를 완성시키는 것이 효율적이죠. 우리는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의 인과관계를 모두 파악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내가 편한 방식대로 세계를 해석하며 안도합니다.

‘저 사람은 이러한 사람이다’, ‘나는 저 사람이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안다’라고 단정하는 것은 오만함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상대방이 어떤 사람이며 나에게 무슨 감정을 갖고 있는지 상대가 말해주기 전까지 알 수 없습니다. 어디까지가 상대가 내게 보여준 실제이고, 어디부터가 내 생각인지를 의식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상대에 대한 존중입니다. 내가 겪은 과거의 경험에 기반한 추측의 과정에 너무 힘 빼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피해의식 : 그는 당신을 미워하지 않는다」중에서

‘감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감수하고, 인내하고, 버티고, 이겨내고. 가혹한 단어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조금 가볍게 사용하여 일상에 적용해 보고자 합니다. 불안한 현실, 상처받은 기억, 답답한 관계, 만족스럽지 못한 일상, 힘든 감정….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모든 것들에 답을 찾고 해결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삶은 수시로 멈춰질 것입니다.

하지만 기꺼이 감내하여 순서를 바꿔보려 합니다. 모호하거나 어두운 것들을 억지로 외면하지 않고 마음 한편에 둔 채로, 불편함을 조금은 느끼며 일상을 살아내 보려 합니다. 눈앞에 놓인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걸어가다 보면 또 다른 어떤 날이 올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마음 한편에 놓아두었던 그것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되기도 하고, 뜻밖에 해결되기도 하고, 다르게 바라볼 수 있게 되기도 하지 않을까요. 그럴 수 있는 나의 건강함을 믿어보면 좋겠습니다.
---「에필로그 : 시와 같은 마음으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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