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내가 정말로 원했던 책이 나왔다. 세상에서 가장 바쁜 나라 한국에 살면서 잊기 쉬운 인생의 소중한 기술이며 잃지 말아야 할 태도가 빼곡히 담겨 있다. 철학, 스포츠, 음악, 외줄타기, 문학, 카페 웨이터의 노하우까지 동원해 프랑스식 수월함이 무엇인지를 차근차근 알려주는 책이다. “휴식은 에너지를 길어 올릴 수 있는 신비의 샘물이다”, “이완된 몸이 긴장된 몸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갖고 있다”, “충분히 잔 사람은 깨끗하게 씻긴 상태다”, “피로는 노력과 어떠한 연관도 없다”, “지성은 즐거움 속에서 자라나 열매를 맺는다”…… 이렇게 말해주는 책이 어찌 반갑지 않을 수 있을까? 초연하고도 우아하게, 인생의 중요한 것에 제대로 집중하며 살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 김하나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은 사실일까. 그 말은 성공한 사람들이 인터뷰와 자서전으로 유통시켜 진리가 됐다. 고생하다 죽은 자들은 말이 없는 법. 고생은 대개 고통을 남기지만 세상은 패배자의 언어를 기록하지 않는다. 이것이 ‘1만 시간을 투자하라’, ‘간절히 원하라’ 같은 자기계발 명령어의 함정이다.
잘 살고자 한다면 ‘정답’을 제시하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철학책을 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노력하지 않으면 게으른 건가?”라는 물음이 반가운 이유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를 비판하는 철학책이자 철학자가 쓴 자기계발서다. 데카르트, 사강 등의 언어를 가져와 존재를 닦달하지 않고 본연의 삶을 살도록 격려한다. 저자를 따라 사유의 스트레칭을 하다가 글쓰기를 배우는 것은 덤이다.
- 은유
베짱이를 경멸하고 개미를 본받으라고 배운 우리들에게, ‘최선을 다하려 전전긍긍하지 않기’는 어려운 일이다. 한국 사회 풍토와도, 자본주의 시민 윤리와도 맞지 않는 태도다. ‘내면의 평화를 찾고 순간을 음미하라’는 조언을 듣긴 했지만, 늘 어딘지 설명이 모자란 느낌이나 패배적인 분위기가 섞여 있었다. 《노력의 기쁨과 슬픔》은 우리가 오래 기다려온 지적인 백신이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죄책감을 느끼는 분들께 강력 추천한다.
- 장강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