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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하임의 성경의 세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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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하임의 성경의 세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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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2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143*202*20mm
ISBN13 9788936502966
ISBN10 8936502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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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카를 하임 Karl Heim
현대 문명이 표방하는 세계상과 사상들이 무너뜨린 기독교를 더 확고한 토대 위에 세우는 것을 필생의 과업으로 여긴 카를 하임은 1874년 독일 작센안할트주 비텐베르크에서 태어났다. 그는 신앙의 확실성을 변증하고 자연과학과 신앙을 이어 주는 대화 통로를 개척하는 데 열정을 쏟았다. 대표작 〈개신교 신앙과 현대 사상 Der evangelische Glaube und das Denkender Gegenwart〉(전6권)에 이러한 그의 업적이 잘 담겨 있다.

그는 이성에 기초한 자연과학의 세계관에 맞서 신앙의 확실성을 변론했다.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는 데에도 큰 자취를 남겨, 나치가 지배하던 시절(1933-1945) 기독교를 변질시키려는 나치에 맞서 단호하게 저항했다. 마르틴 니묄러와 디트리히 본회퍼 등이 주도한 독일 고백 교회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그의 신학은 이 지도자들의 신앙과 신학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의 후학들은 그가 남긴 업적을 기려 탄생 100주년이 되던 1974년에 카를 하임 학회를 설립하고 기념관을 건립했으며, ‘카를 하임 상’을 제정해 신학과 신앙의 거성이 걸어간 자취를 지금까지 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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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반세기가 지나 여러분 앞에 소개하는 이 책은 카를 하임의 주저는 아니지만, 그가 거닐었던 신앙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저서입니다. 우선 《성경의 세계상》은 1차 대전 직후 패전의 고통과 절망에 시달리는 독일 그리스도인들을 상대로 강연한 내용을 책으로 묶어 펴낸 것입니다. 카를 하임은 이 책에서 인간 이성과 과학을 향한 신뢰가 얼마나 어리석은지 1차 대전이 증명해주었다는 것을 먼저 역설합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이 이성과 과학이 인간에게 낙원을 제공해 주리라 믿었지만 도리어 파멸을 가져왔다는 것을 분명하게 일깨워 줍니다. 그러면서 그리스도인이 의지하고 기다려야 할 것은 새 하늘과 새 땅, 역사가 완성되고 주님과 더불어 영원한 영광을 누릴 그 날이지 현세에 인간의 손으로 이룰 낙원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그는 하나님이 우리가 기다려야 할 그 역사의 완성과 영원한 영광을 반드시 이루시리라는 확신을 품고 그리스도인들이 살아가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그리고 〈죽음 뒤에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사실 《성경의 세계상》과 무관한 별개 저작이나, 루터파의 내세관을 엿볼 수 있을뿐 아니라, 그리스도인이 이런 내세관에 근거하여 현세에 견지해야 하는 신앙 자세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성경의 세계상》과 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특별히 이 저작에서 카를 하임이 그리스도의 음부 강하, 그리고 과거에 복음을 들을 기회가 없었던 자들에게도 구원을 받을 기회가 열려 있는가 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제시하는 입장은 루터파의 견해를 대변하는 것이기에 신학사적 측면에서도 흥미롭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두 저작 가운데《성경의 세계상》은 이미 1980년에 강한표 교수님이 번역하시고 전경연 교수님이 편집하셔서 《성서의 세계관》이라는 제목으로 내놓으셨습니다. 그런데도 이 작품을 다시 번역하여 소개하는 이유는 번역 작업 자체가 지금보다 훨씬 힘들었던 시절에 귀중한 작품을 발굴하여 소개해주신 선학들의 열정과 헌신을 새로운 번역으로 새롭게 이어 가는 것이 그 분들의 헌신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옛 번역은 아무래도 번역하신 분들이 살아오셨던 역사 정황을 반영한 결과인지 일본식 번역어가 여러 곳 있었고 소소한 오역도 있었습니다. 새 번역, 다듬은 번역으로 고전에 새 옷을 입히는 일이 결국은 고전을 쓴 저자와 이를 번역 소개하신 역자의 마음을 이어 가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이 책 원제는 독일어로 Die Weltanschauung der Bibel 입니다. 단어 자체만 놓고 보면 《성경의 세계관》으로 번역함이 옳겠으나, 칸트가 《판단력 비판》(1790)에서 처음 쓰기 시작한 이래 세계와 역사 그리고 인간을 바라보는 통일된 시각을 가리키는 말로 써왔던 ‘세계관’이라는 말이 근래에는 개인 중심의 말이요 주관성이 강한 말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기에, 이보다 더 객관성을 지녔다고 말하는 ‘세계상’을 대신 제목으로 삼았습니다. 세계와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으로서 성경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것은 분명 객관성을 띤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 옮긴이의 글 중에서
이 순간, 우리는 우리 운명의 짐을 자신의 어깨 위에 짊어집니다. ……우리는 하나님과 하나 됨을 느낍니다. 어느 누구도 이 하나 됨을 파괴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위대한 전환입니다. 이제 다시 인류에게는 소망이 있습니다. 이제는 믿음이 싹트기 때문입니다. 그 믿음은 말합니다. “……우리는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면 너무나도 좋았을 아버지 집을 버리고 떠난 탕자이다. 우리는 아버지를 저버리고 떠났지만, 아버지는 우리를 버리지 않으셨다. 우리는 하나님을 거역했지만, 하나님의 세력권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 pp.82-86

우리를 대신하여 희생 제물이 드려진 것이 진실임을 증명하는 단 한 가지 증거가 있습니다. 어쩌면 그 증거는 기독교 신앙 전체가 진실임을 증명해 주는 유일한 증거일지 모릅니다.……우리에게 영원한 대제사장이 계시다는 깊은 확신, 그리고 사방에 포탄이 떨어져도 방공호로 피신한 사람은 안전하듯 이 대제사장이 완수하신 사역에 머무는 사람은 영원히 안전을 보장 받는다는 확신이 영혼 깊이 들어옵니다. 인간의 생각으로는 이 기이한 일을 밝히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기독교가 가진 강력한 경험 증거입니다. 이 증거가 순교자들의 시대 이후로 우리 신앙에 세상을 이길 힘을 주었습니다. 이렇게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체험하는 한, 세상 학문이 온통 득세한다 할지라도,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 pp.112-113

우리가 바울처럼 날마다 죽더라도, 아니면 우리 생애를 아주 안락하게 꿈같이 보내며 허비했더라도, 우리 모두 결국 같은 목적지에 이를 것입니다. 그러면 사람이 살아가는 삶 전체는 굽이굽이 길고긴 길을 돌아가도 결국에는 모든 이가 함께 복을 누리고 만물이 제 위치를 찾는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강물과 같겠지요. 만일 이 말이 옳다면, 예수가 부활하신 뒤에 곧바로 세상에 종말이 와야 했을 것입니다. ……인간은 타락을 통해 하나님께 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몸이 되었습니다. 이제 인간은 스스로 자유로이 결단해야만 하나님께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인간은 원하기만 하면 영원히 하나님을 등질 수 있고, 하나님과 하나님이 지으신 것들 그리고 장차 임할 세계의 영광과 영원히 인연을 끊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성경 마지막 장은 무서운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 “개들과 점술가들과 음행하는 자들과 살인자들과 우상숭배자들과 및 거짓말을 좋아하며 지어내는 자는 다 성 밖에 있으리라.”
--- pp.15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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