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마음도 걸음마와 같아요. 아이는 타인을 고려하고 배려하는 단계로 바로 넘어갈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 과정에서 때로는 공격적인 행동을 하거나 이기적으로 굴 수 있고 자기 고집만 부릴 수도 있어요. 이를 테면 아이들은 돌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직립보행을 하며 탐색하는 능력을 갖게 되고, 자신의 신체와 주양육자에게만 한정되어 있던 관심을 다양한 곳으로 돌리기 시작해요. 이 시기는 욕구는 많아졌지만 아직 내가 원하는 것을 말로 표현하거나 기다릴 수 있는 조절 능력은 발달되지 않은 시기예요. 그래서 내가 원하는 것이 있는데 누군가가 그것을 못 하게 하면 갑자기 상대방을 꼬집거나 때릴 수도 있어요. 만져보고 싶은 장난감이 보이면 친구 손에서 휙 낚아챌 수도 있고요. 나의 욕구를 빠르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도구가 바로 나의 몸이니까요.
---「불안을 잠재우는 지식의 힘」중에서
심리학의 다양한 이론이 인간의 행동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대충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면 육아는 덜 혼란스러워져요. 책장에 어지럽게 꽂혀 있는 다양한 육아서 중에서, 검색만 하면 화면을 빼곡히 채우는 수많은 육아 정보들 속에서, 어떤 것들이 나와 같은 관점을 가지고 있고, 어떤 것이 내가 활용하는 방법과 유사한지 알게 된다면 훨씬 안정된 마음으로 아이를 대하고 키울 수 있을 테니까요. 이처럼 심리학은 우리에게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있게 해주고, 수많은 정보에서 어떤 것이 중요한지 고를 수 있게 해줍니다.
---「탄탄한 지식이 안정적인 육아로 이끌어요」중에서
아이의 정서 역시 계속 발달하고 있답니다. 출생 후 처음 한두 해 동안 아이는 분노, 슬픔, 기쁨, 놀람, 공포 등과 같은 ‘기본 정서’만 느끼지만, 커가면서 당혹감, 수치심, 죄책감, 부러움, 자부심과 같은 ‘2차 정서’를 느끼게 됩니다. 이것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아이 안에서 엄청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에요. 한편으로는 다양한 정서가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정서를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부모가 볼 때 당혹스러운 행동도 불쑥 하곤 해요.
---「발달을 알면 아이가 보여요」중에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자기애적 성격장애와 달리 아이가 스스로를 최고라고 여기는 모습은 에너지가 자신에게 집중되는 시기에 정상적으로 경험하는 1차적인 나르시시즘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오히려 이 시기에 정점을 찍어보아야 아이는 정상적으로 내리막길을 걸어 내려와 자신에게 집중했던 에너지를 외부 세계, 타인에게 돌릴 수 있어요. 그렇다고 부모가 미리 아이를 높여줄 필요는 없어요. 다만 아이가 자신의 대단함을 부모가 알아주길 기대할 때 “그럼~ 엄마에게는 네가 최고지!”라고 말해서 아이가 기대하는 인정을 채워주면 됩니다. 자기애가 정점에 있는 이 시기에 아이를 억지로 끌어내리거나, 혹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열등감을 심어줄 필요는 없어요.
---「2단계: 스스로 만들어내는 항문기」중에서
보통 부모들이 아이의 사회성 발달을 도와줘야겠다고 결심하면, 아이에게 사회적 스킬을 가르치는 것에 집중하곤 해요. 이를 테면 ‘친구 것을 빼앗지 않고 어떻게 사이좋게 놀 수 있을지’, 또 ‘어떻게 이야기해야 또래집단에 들어가 놀 수 있는지’ 아이에게 가르치고 연습을 시키기도 하죠. 그런데 사회성은 사회적인 스킬을 배우고 연습한다고 해서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에요. 진짜 사회성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주도성이 생겨야 하고, 주도성이 생기기 위해서는 우선 자율성부터 채워줘야 해요.
---「세 번째 미션: 주도성」중에서
자신의 관점에서만 세상을 바라보는 자기중심성 때문에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해요. ‘아이가 왜 이렇게 이기적이지?’라고 우려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원인이 바로 여기 있어요. 아이들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처럼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의 관점 이외의 것을 동시에 고려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경향이 나타나게 되는 거지요.
---「만2~7세 전조작기: 내가 보이는 대로 봐요」중에서
어른들은 아이의 공격성을 문제 행동으로 인식하지만, 실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동적인 에너지가 공격성에서 나와요. 그러나 이 공격성을 너무 밖으로 표출하면 과도하게 공격적이 되고, 안으로 숨기면 자신을 공격하는 우울감이 되지요. 아이의 공격성을 무조건 막거나 표현하지 못하게 하면 아이의 마음은 답답해지고 순환이 되지 않아요. 따라서 공격성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공격성을 잘 표현하는 방식을 배워야 하는 거죠.
---「아이의 공격적인 행동 해석하기」중에서
매번 1등을 해야 하고, 그렇지 못했을 때 좌절을 견디지 못하는 아이의 마음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반드시 이겨야 좋은 것’, ‘가장 먼저 하는 것이 1등’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 잡은 경우가 있어요. 부모가 꼭 말로 “1등이 최고야!” 하고 알려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아이가 경험하는 주변 환경이나, 칭찬 방식이 1등에 대한 개념을 형성하게 만드니까요. 이러한 경우 아이에게 1등에 대한 개념을 다양하게 바꾸어줄 필요가 있어요.
---「1등을 고집하는 아이의 마음속」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