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6·25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딛고 경제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 1인당 GDP가 20,000달러를 넘게 되고, 10대 경제대국이 되었다고 한다. 세계 어느 나라도 이렇게 짧은 기간에 경제대국이 된 나라가 없다고 하니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뿌듯할 때가 많다. 몇 년 전 친척이 살고 있는 시카고를 방문하여 대형마트에 갔다가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 제품이 제일 눈에 잘 띄는 장소에 전시되어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는 것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경제적 위상이 대단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경제대국이 되어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고 살게 된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특히 우리 국민의 부지런함과 잘살아보겠다는 의지, 배움에 대한 열정과 교육열, 베트남 전쟁으로 인한 특수 등이 어우러져 이루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렇게 놀라운 경제발전의 이면에는 비참한 환경 속에서 장시간 노동을 하고서도 저임금을 받으며 고통 받고 살아온 우리 형제자매들의 눈물겨운 희생도 큰 몫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짧은 기간에 경제발전을 이루다 보니 과정이 생략되고 결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가치관이 자리 잡게 되었다. 특히 돈이 모든 가치를 대변하는 세상이 되어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많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탈세 등 편법을 사용하여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돈을 번 사람들이 성공의 모범이 되고, 심지어는 이런 사람들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또 돈이 모든 가치를 대신하면서 아름다운 전통이나 공동체 의식이 무너져 이웃의 고통이나 아픔에 대한 공감과 배려가 사라지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이기심과 욕심이 앞서는 세상이 되어 극히 기본적인 가족 간의 돈독하고 끈끈한 유대관계마저 무너져 가고 있다. 그리하여 1주일에 1회 꼴로 자기 부모를 폭행하고 죽이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또 분쟁이 발생하면 대화와 타협 대신 고소와 소송을 남발하여 일본과 비교할 때 민사소송이 6배, 형사 고소는 사건수로 57배이고 인구대비로는 155배나 되며, 한 해 형사 고소를 하여 입건된 인원이 60만 명, 민사소송을 제기당한 사람이 128 검찰조서로 본 대한민국
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