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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은 고전

: 인문학자 김경집의 고전 새롭게 읽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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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452g | 147*210*13mm
ISBN13 9788969150547
ISBN10 8969150544

업체 공지사항

문제집, 수험서, 대학교재, 만화 등 반품불가
문제집, 수험서, 대학교재, 만화 등 반품불가
초판X, 띠지X
초판X, 띠지X, 만화 및 문제집(수험서) 반품X
문자O, 전화X, 가격문의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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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가 나온 1886년은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절정으로 치닫는 때였다. 이미 세상은 기존의 낡은 질서와 결별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사회적 인식과 사람들의 의식은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스티븐슨은 여기에 주목해 억눌리고 잠들어 있던 욕망의 주체로 선 인간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러나 욕망만의 주체는 감당할 수 없었다. 스티븐슨은 인간의 내면에 이성과 욕망이 공존하고 있지만 그것을 동시에 발현하는 것이 힘들다는 현실 인식도 하고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가장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주체인 지킬 박사가 ‘어떤 약’을 통해 내면의 욕망을 현실로 드러내는 ‘출구’를 찾았다.
―「억압된 욕망이 폭발할 때_『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17~18쪽

이 소설을 다시 읽게 된 건 대학 입학 본고사를 마치고, 눈 쌓인 지리산으로 가는 밤 기차를 탔을 때였다. 설산으로 가는 설렘이 가득 찬 그때에 어울리는 소설로 『설국』이 제격이라 생각해 가방에 챙겼다. 조명도 침침한 야간열차에서 그 소설을 다시 읽었을 때의 느낌은 중학교 때의 그것과는 전혀 달랐다. 그래봐야 고작 4~5년이 지난, 사춘기 끝자락이었는데 말이다. ‘난 그때 도대체 뭘 읽었던 거지!’ 스스로 책망하면서 차분히 다시 읽어내려 갔다. (중략) 모든 장면이 그대로 눈에 밟히고, 목소리들이 소곤거렸다.
―「그땐 미처 알지 못했던 감정들_『설국』」, 88쪽

카렌의 성찰이 야스퍼스의 것과 다른 점은 타인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인간의 비참을 함께 슬퍼하는 공감과 자비의 정신을 축의 시대에서 발견했다는 점이다. 카렌은 폭력과 두려움에 직면한 인류가 축의 시대를 발견했음을 강조하며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수많은 난제들을 넘어 어떻게 미래의 비전을 찾아낼 것인가를 묻는다. 그 물음이 우리 가슴에 묵직한 돌을 던진다.
―「새로운 축의 시대를 꿈꾸다_『축의 시대』」, 149쪽

무주 프로젝트는 정기용의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감응의 건축’ 프로젝트였다. 이제 정기용은 떠나고 세상에 없다. 그는 도심의 높은 빌딩을 칼날처럼 세우지 않았다. 다른 유명한 건축가들처럼 남기고 간 건축물이 많지도 않다. 그러나 그의 건축에는 사람과 자연이, 시간과 삶이 조용히 감응하며 익어가고 있다. 이 책을 읽고 그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느끼고자 하는 사람은 무주로 가보길 권한다. 그곳에서 직접 정기용의 철학을 느끼고 올 때 독서의 깊이는 몇 배 더 깊어질 것이다.
―「삶과 자연이 익어가는 감응의 건축_『감응의 건축』」, 224쪽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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