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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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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일기

: 마음으로 그린 열두 달 꽃 살림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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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6월 09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477g | 144*218*20mm
ISBN13 9791195260911
ISBN10 1195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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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귀란
어여쁜 꽃과 듬직한 나무가 가득한 정원을 가꾸는 정원사이자, 꽃보다 예쁜 꽃 그림을 그리는 아마추어 화가이며, 자수와 바느질을 가르치는 핸드메이드 작가. 장래희망은 게릴라 가드너.
20여 년 동안 중고등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쳤고, 퇴직 후에는 이태원의 개인 작업실 ‘라니의 뜨락’에서 퀼트와 자수를 가르치기도 했다. 오랜 시간 동안 ‘가르치는 일’을 했지만,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지혜를 가르쳐준 진짜 선생님은 ‘꽃’이라고 고백한다. 뿌리를 반으로 나누면, 각각 온전한 하나로 성장하여 두 개가 되는 꽃을 통해 ‘나눔’이라는 가치에 대해 깨닫게 되었고, 이를 통해 버려진 공간에 꽃을 심는 ‘게릴라 가드너’라는 소망을 마음에 품게 되었다. 오늘도 꽃을 가꾸고 흙을 만지며 살아갈 수 있음을 큰 축복으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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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분홍 진달래, 연노랑 히어리, 하얀 미선나무꽃에 그윽한 향을 내뿜는 매화까지 어우러져 온동네가 환해졌습니다.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이 화사하고 다정한 봄의 꽃들이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_21쪽
매해 수선화를 키웠지만, 이토록 다양한 모습의 수선화를 만난 건 올 봄이 처음이다. 나는 더 이상 수선
화가 없는 봄의 정원은 상상할 수 없을 것 같다. _30쪽
자전거 바구니에 꽃 화분을 가득 싣고 바람을 가르며 달려본다. 꽃 선물만큼 즐거운 일이 또 있을까 싶다. 화단에 심어주면 더 좋아하겠지? _38쪽

● 여름
나의 정원은 지금 싱그러운 여름의 향기로 가득합니다. 짙푸른 녹음과 함께 갖가지 꽃들이 다채로운 모습을 자아냅니다. 그야말로 ‘땅이 꽃을 통해 웃는다’라는 어느 정원사의 말을 실감하는 나날이지요. _89쪽
온 동네가 장미 일색이다. 드디어 올해 나의 장미들도 피어나기 시작했다.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황홀하다. 나의 생이 부디 ‘라 비 앙 로즈’이기를. 장미처럼 찬찬히 꽃 피울 수 있기를. _103쪽
천둥 번개 치고 야단법석이었던 새벽이 먼 옛날 일만 같다.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정원으로 뛰어나가 꽃들이 안녕한지 둘러보았다. 그 난리 친 밤을 보내고도 꽃들은 다 제자리에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그 와중에 꽃을 피운 녀석들도 있다. 그저 대견하고 예쁜 아이들이다. _109쪽

● 가을
나는 이 소박하고 조금은 쓸쓸한 가을꽃들의 느낌이 좋습니다. 쑥부쟁이, 해국, 구절초, 산국, 벌개미취, 공작초들은 서로 비슷한 듯해도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저마다 크기도 색깔도 표정도 다릅니다. _149쪽
어스름한 저녁 요 곰보 자국 난 작고 둥근 감을 본 순간 ‘예쁘다, 예쁘다’ 내내 중얼거렸다. 감나무는 집 안에 복을 들이는 길한 나무라 한다. 집집마다 가지 끝에 감이 달려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그 어느 꽃보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_156쪽
산책할 때마다 마음에 드는 녀석을 골라 주워 오니 내 책상 위엔 온갖 종류의 낙엽들이 한가득이다. 그중 이름을 것도 부지기수. 낙엽 밟기가 미안하다가도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좋아 일부러 낙엽 쌓인 곳으로 발길을 옮기게 된다. 바스락 바스락……. 이 계절에만 들을 수 있는 자연의 노래. _171쪽

● 겨울
겨울은 여러 모로 그림을 그리기엔 부적합한 나날입니다. 솔밭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잎이 달린 나무도 없거니와, 물감이 얼어 실외에서 그림 그리는 것 자체가 고역입니다. 그래도 그림 그리고 싶은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꾸역꾸역 추위를 무릅쓰고 그려보지만 생각하는 만큼 결과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아마추어 정원사에게, 아마추어 화가에게 12월은 궂은 날씨만큼이나 이래저래 혹독하기만 합니다. _181쪽
수선화를 보고 있자니 봄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올해엔 봄을 제대로 마중해야지, 꽃들과 전보다 더 자주 눈을 맞춰야지.’ _199쪽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침엽수는 다 똑같이 보여 잘 구분을 못 했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려고 자세히 들여다보다 보니 나무마다 열매가 다르고 잎의 개수 또한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속도를 늦추고 잘 들여다보면 더 잘 알게 된다._221쪽
목련 새순이 봄을 재촉하듯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두 팔을 벌렸다. 봄이여, 오라―.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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